맨날 술마시고 엄마에게 폭력을 휘둘렀습니다.
중2때 내 피지컬은 175cm에 85kg였습니다. 씨름부였어요.
하지만 아버지가 무서워서 감히 나설수가 없었습니다.
제가 아주 어릴때부터 집에서 거의 절대자같은 존재였으니까요.
근데 어느날은 진짜 심하게 폭력을 휘두르길래
마음속으로 몇 번을 헤아리고 갈등하다가.
아버지가 코피가 나는 어머니의 얼굴을 다시 한번 손바닥으로 내려치려는 대목에서
"그만하세요 아버지!!" 라고 고함치면서 (진짜 저렇게 소년 만화 대사처럼 소리쳤습니다.)
아버지에게 숄더차징을 박아 버렸습니다.
아버지 키 170에 운동 많이 하셔서 건장하신데
얼마나 세게 박았는지 진짜 두바퀴 크게 구르셨습니다.
거기서 멈췄으면 좋았을텐데 아드레날린이 솟구쳐서 아버지 멱살을 휘어잡고 주먹을 들어올렸습니다.
아버지 멱살 잡힌채로 벙쪄서 날 쳐다보셨어요.
주먹을 휘두르진 않았지만
얼굴, 그 표정.. 무기력하게 축 늘어진 몸..
아직도 잊혀지지 않습니다.
그 일이 있은뒤로 며칠 혼자 어디 떠나기도 하시고, 집에서도 잠잠하다가
점차 정신차리시고 일을 나가시더니
지금에 와선 가정도 화목하고, 돈도 많이 버셔서 가세도 일어섰습니다.
어머니도 아버지를 진심으로 사랑하는게 느껴져요. 예전처럼 어두운 그림자는 눈씻고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요.
저 역시 아버지와 웃으면서 이야기 하지만 가끔 아버지를 볼때마다 그 얼굴이 오버랩되면서 고통스럽습니다.
아버지를 이해할 수 있는 나이에 가까워지고, 아버지에 대한 애정이 커질수록 고통도 커집니다.
그때 제가 아버지에게 폭력을 휘두르지 않고, 어머니를 감싸고 대신 맞는쪽으로 행동했으면 더 좋았을텐데.. 하는 후회를 몇 백번이고 했습니다.
하지만 이미 되돌릴 수 없습니다. 어머니는 그 일이 있으신 이후로 틈이 날때마다 저를 다그쳤습니다.
폭력이 있는 가정에서 유년기를 보냈으니까, 너도 나중에 폭력을 휘두를 수 있으니 항상 경계하라고..
저는 항상 그러지 않으리라 다짐하지만. 나중에 제가 어떤 사람이 될지 누가 확신할 수 있겠어요. 그래서 무섭습니다.
저 후레자식입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