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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적인 미술에 대한 인식들 중 가장 화나는 것
게시물ID : art_18476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beasaint
추천 : 8
조회수 : 822회
댓글수 : 5개
등록시간 : 2014/08/25 21:12:46
 
이제 미술과 다른 길들을 가버렸지만, 간만에 졸작 생각하다 빡치는 기억이 나서 적어보네요.
 
여러가지 다양하지만
그래도 그중 제가 직접 격어서 가장 화나는건
 
 
" 선물로 주면 되지 뭘 돈주고 팔아"
"또 다시 그리면 되지"
 
 
뭘 돈주고 팔아 선물로 줘.같은 경우는
 
굳이 화가의 생존문제까진 언급하지 않겠습니다. 그냥 기껏 자신이 호의를 베풀고도 기분나빠지는 일이 많습니다.
 
전 어렸을때부터, 아무리 그냥 평범한 낙서라도 그냥 친구한테 준 적이 없습니다. 아주 소량이라도 꼭 돈받고 팔았습니다.
그렇게까지 한 이유는, 그 이전에 아무 사심없이 선물했다 푸대접받는걸 많이 봤기 때문입니다.
공짜로 얻는건 일상생활에 자주쓰는 물건 아니면 진짜 그냥 먼지먹고 사라지기 일쑤입니다. 조금이라도 돈을 받고 팔아야지, 이게 내가 대가를 주고 얻은 재화란 생각이 들지....
그래서 저런 말 하는 사람은  그럼 니가 그려 내지는 내가 아끼는 그림이라서 안돼.라고 걍 솔직하게 말했었던 기억이 나네요.
대신 친한 친구고, 정말 제 그림을 좋아하는게 보이는 친구한테는 아예 공들여서 따로 그린 그림을 선물했습니다. 그런 친구들은 대부분 오랫동안 간직하더군요. 정작 저는 잊어버린 그림을 친구가 십년넘게 간직한거보고 놀란적도 있고요.
 
혹시라도 미술을 그저 취미로 하신다 하더라도, 감정적으로 상하는걸 보고싶지 않다면 덮석 자기의 소중한 창작물을 넘겨주지마세요. 나에게 보석인것이 남에게도 보석이란 법 은 없습니다. 정말 자기만큼 당신 그림을 아껴주고 좋아하는 사람에게만 선물로 주세요. 
 
 
 
두번째로 또다시 그리면 되지.
 
이건 단독으로 오기보단 주로 "뭘 돈주고 팔아 그냥 선물로 줘. 또 다시 그리면 돼지." 이렇게 세트로 오더군요.
앞에것도 제법 기분이 나쁘지만 진짜 이게 합쳐지면.....열받는걸 넘어서서 어이가 없어지더라구요. ㅋㅋㅋ 걍 할말을 잃게됩니다. ㅋㅋ
 
제 엄마가 고객상대하는 일을 하시는데, 제가 제 인생의 마지막 그림이라고 생각하고 그린 졸작을 고객한테 넘겨버렸습니다. ㅋ 당연히 그냥 받은 그림을 그사람은 잃어버렸구요. 진짜 개빡치더군요. 이게 벌써 2년전 일인데 아직도 생각나면 광폭해요. 오늘도 친구랑 졸작이야기하다 그게 생각나서 다시 화나더라구요. 그래서 엄마한테 난 아직도 그일이 화난다. 이랬더니 " 그럼 또다시 그려.."이러시더라구요.
 
저희엄만 예술에 전혀 관심없고, 원래 제가 그림그리는 일 싫어했기 때문에....그런 무관심 이해하고 있다고 생각했는데도, 정말 화나더라구요.
 
사람 손은 기계가 아닙니다. 전에 그린 그림과 비슷하게 그릴 수 있을진 몰라도 절대 그 그림이 아니에요. 그저 내가 그렸던 그림에 대한 모작일 뿐이에요.
 
겉모습을 똑같이 그릴 수 없다는것 뿐더러, 그때 그 그림을 그린데는 나름대로의 사정과 그때만의 감성들이 있는건데 지금 억지로 그린다고 절대 그려지지 않습니다. 그 의미도 되살아나지 않구요. 극단적인 예를 들면, 부모님의 유품을 누가 훼손시켰습니다. 그리고 똑같은 물건을 사주면서 이거면 됐지라고 말합니다. 그럼 납득하나요.
 
제가 그렸던 졸작엔, 제 인생에 있어 마지막 그림일거라는 아쉬움, 그리고 사회인이 되기전에 불안감, 무기력했던 감정들, 그리고 마지막 미술에 대한 애정에 대한 종지부로 끝냈던 그림이었거든요. 실제로도 제 대학생 내내 중, 가장 잘그린 그림이기도 했고요.
 
엄마는 제가 하도 화를 오래내니까 짜증나서 한 말이겠지만....그냥 다시한번 너무 화나내요..
 
 
 
 
자의로 다른 길로 가기로 결정했고, 그림이라곤 그저 끄적끄적 낙서만 하는 주제에도 아직도 화가 나네요..
주변에 그림 그리시는 분들이 있다면, 저 발언들은 제발 하지마세요...
 
워낙 많이 듣는 소리니 겉으론 그냥 웃어넘겨도 사실 엄청 속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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