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축구가 2006년 독일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예선 레바논전(14일 0시ㆍ한국시간)에 '올인'한다. A대표팀의 본프레레 감독을 비롯한 코치진과 기술위원회 모두 한국 축구의 명운이 걸린 '레바논 혈투'에 목을 내놓았다. 본프레레 감독은 월요일(4일) 대표팀 소집에 즈음하여 "감독직을 걸겠다"고 밝혔고, 이회택 기술위원장을 포함한 기술위원들도 "패하면 전원사퇴하겠다"고 출사표를 던졌다. 만약 레바논전에서 패하기라도 한다면 100년사 한국 축구의 전면적인 물갈이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절체절명의 위기다. 세계 축구사에 길이 남을 한국의 월드컵 4강 명성은 잊혀진 지 오래다. 한국은 현재 3승1무(승점 10)로 7조에서 살얼음 선두를 달리고 있다. 레바논은 3승1패(승점 9)로 2위다. 한국이 맞대결에서 승점을 올리지 못할 경우 1위 자리를 내놓게 된다. 또 각조 1위만 출전할 수 있는 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진출이 사실상 좌절돼 독일월드컵 출전이 물건너간다. 이럴 경우 한국은 2010년 남아공월드컵까지 6년간 허송세월 해야 한다. 두 팀 모두 다음달 한 경기씩 남아 있다. 그러나 상대가 약체(한국-몰디브, 레바논-베트남)여서 남은 경기는 무의미하다. 정몽준 대한축구협회장도 몸이 달았다. 정 회장은 최근 간부회의를 주재하며 "방심이 낳은 결과다. 레바논전에 패하면 한국 축구가 끝장인 만큼 모두 긴장하라"고 크게 질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