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에서 탑으로 꼽는 인문고등학교를 다니다가 수준차를 견디지 못해 자퇴를 한 청소년입니다. 저는.. 사회 정의구현을 위해 이바지할 수 있는 삶을 제 모토로 삼고 매순간을 살아왔습니다.. 이상적 신념과 날카로운 이성을 자부하며 살아왔다는 말입니다..
그런데 누구나 부러워하던, 나조차도 한때 만족감에 남부러운줄 몰랐던 그 자리를.. 07년 5월 28일.. 뿌리치고 나올수밖에 없었습니다.. 집안사정상의 문제라던지, 교우관계의 문제 등의 이유가 아니라,,,제 선택으로 도장찍고 나온겁니다..
매일아침 7시 30분에 교실에 들어설때부터,제 눈에 여긴 더이상 고등학교 2학년 교실이 아니라 초등학교 2학년 교실이 되버리는겁니다.. 단 한번만이라도.. 학우들 입에서 철학을 논하는 말이 들렸다면.. 이념에대한..사상에 대한 성찰 혹은 포부를 논하는것을 들었더라면.. 도장찍지 않았을겁니다.. 수업시간, 쉬는시간, 야자시간..여자, 게임, 오토바이, 담배, 스포츠, 술 이야기,,,
당최 내가 정상인지 나를 제외한 모든 이가 정상인지 아직도 구분을 자신할 수가 없습니다.. 탑.. 말그대로 이 지방에서만큼은 이 학교가 짱이다 라고 누구나 말해왔고 당연시 여겨졌는데.. 그 속에서 지내는동안 정말이지 .. 무튼 그래서 근 6개월여동안 자퇴생..의 신분으로 육사생도의 꿈을 이루기위해 숨쉬어왔습니다.
베오베에서 어느 윤리강사의 강의 한토막을 보는데.. 정의를 논하는 자가 따 당한다.. 라는말.. 다른말은 제게 별 의미가 없고요.. 되뇌이게 되는건 이 말 뿐이네요..
180에 70키로입니다. 고교 재학 당시엔 학교에서 강동원으로 불릴만큼 생겨먹었구요.. 자퇴하고나선 새벽에 조깅도 하고 그럽니다.. 혹시나 골방철학자 이미지로 절 생각하실까봐 살짝 씁니다..
저 멋지게 살고싶습니다.. 철이 들었다고 생각했을때부터 지키고 가꿔왔던 신념과 이성. 더 멋지고 완벽하게 키우고 싶습니다. 사회를 위해서요.. 그런데.. 그 강의.. 그 선생의 한토막의 말이 오유에서 당연하다는듯 인정되는모습보면.... 지나가던 초등학생에게 물어도 대한민국은 썩었다는 말이 절로 나오는 사회.. 그 속에서 제가 서 있을 수 있을까요.. 문득 자퇴생이라는 단어가 제게 너무 크게 느껴집니다.. 잠자리에 누우면 눌려 질식할것같아요.. 멋지게 생도제복입고 싶은데.. 그러기 위한 노력이 부질없게 느껴져버립니다.. 정의구현을 위한 신념이 부질없게 되버린다는 말입니다.. 무슨 책을봐야 안정이될까요? 무슨 운동을 해야하나요? .. 잠을 많이 자면 나아질까요? ....
아니면.. 제 꿈이 너무 큰가요.. 정의사회따위 팽개치고 먹고살걱정이나 해야하는건가요.. 한해의 끝이 보이는 날에..문득 허탈감에 몸서리쳐져서 끄적여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