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23일 더럽게도 더운 여름 어느 거리에서 누더기를 입고 있는 노숙자 한 명이 더위를 잊기 위해서인지 소주 한 병을 마시며 비틀거리며 거리를 가로질러 가고 있었다.
"제기랄 더럽게도 덥네."
거칠게 욕설을 내뱉은 노숙자 김씨는 술병을 들어 마지막 남은 한 모금의 소주까지 자신의 비어 있는 위장 속으로 털어 넣었다.
"크, 씨발 소주병만 존나 커졌어"
하며 빈 소주병을 자신이 매고 있는 커다랗고 다 낡아 빠진 등산용 가방에 집어넣었다. 그동안 모은 빈 소주병들을 보며 이것들을 판다면 소주 한 병 더 먹을 기대로 초록빛으로 가득 차있는 자신의 등산용 가방의 문을 닫는다
"시팔, 술만 처먹으니 속이 쓰리네! 뭐 먹을거리라도 않 떨어져 있나."
하며 주위를 둘러보던 김씨는 길 한가운데 떨어져 있는 하얀 스티로폼 상자를 보았고, 그 상자를 보고 옛날에 주웠던 건어물이 가득 담겨 있었던 상자를 기억해내었다. 헐레벌떡 달려가 그 상자를 낚아채어 길 한구석으로 달려가 쪼그려 앉아 상자를 열려고 하였다.
"크흐흐, 며칠은 먹을 수 있겠네, 하나님 감사합니다. 흐흐흐 "
하고, 거칠게 상자를 열어 상자 속을 보았지만, 거리의 구석을 밝히는 가로등의 희미한 불빛은 유난히 어두운 상자 속을 비추기에는 역 부족이었고, 결국 김씨는 길 한가운데로 걸어가 상자 속을 확인 하였다. 기대감에 가득 찬 김씨는 간만에 올린 수확에 기뻐하며 상자 속에 가로등 빛을 댔다.
"음? 씨발! 먹을 게 아니잖아 뭐야. 이 털 뭉치는..."
하고 상자 속의 내용물을 꺼내기 시작하였다.
"씨.씨발! 뭐야 이건, 머.머리 아냐!"
상자 속에는 눈꺼풀이 너덜거리고 양쪽의 안구가 뽑혀, 양쪽 눈이 있던 자리에 거대한 구멍만 남아 있는 여 자의 머리가 들어 있었다.
"니미럴, 재수 옴 붙었나. 이거 경찰 불러야 하나. 어떤 미친놈이 경찰서 앞에 사람 머리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