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맨체스터에서 작은 편의점을 하고 있는 30대중반의 남성입니다. 아시다시피 맨체스터 지역의 모든 시민들은 맨유라는 이 팀하나에 거의 모든걸 걸고 산다 싶을 정도로 열광적입니다. 저 역시 이 지역에 살면서 박지성이라는 한국선수가 영국 최고의 클럽중 하나인 맨유에 들어온 순간부터 맨유의 열성적인 팬이 되어버렸습니다.
그런데 한국 인터넷 뉴스를 보면서 느낀건데 박지성과 긱스의 친분관계등에 대한 기사나 댓글들을 자주 보게 되는데 둘이 꽤 친하게 묘사되어 있더군요.저도 기사로 접했을 때는 그게 사실인줄 알고 세계적인 선수와 그런 친분을 쌓는 박지성때문에 같은 한국인인 저까지 괜히 뿌듯해지곤 했습니다.
그런데 얼마전 편의점을 방문한 현지 스포츠기자를 알게되었습니다. 이런저런 축구 얘기를 하다가 제가 한국인인걸 밝히고(첨엔 일본인인줄 알았답니다. 아시겠지만 서양인들은 동양인들의 대부분이 다 일본인인줄 알고 있죠;)박지성에 대해서 질문을 했습니다. 꽤 괜찮은 반응이더군요
평소 행동이나 기자들의 질문에도 항상 성실히 답변해주고 두개의 심장을 가진 사나이라는 별명답게 그라운드를 누비는 모습또한 인상적이라며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습니다. 아 어찌나 자랑스럽던지 콧잔등이 시큰해졌습니다.
그런 얘기가 오가던 중 긱스와 박지성이 친하다는 얘기를 들었는데 그게 사실이냐고 물어봤습니다. 그런데 그 질문을 받더니 조금 전까지만해도 웃음이 가득한 얼굴이 흙빛으로 바뀌면서 어디서 그런 얘기를 들었냐고 하더군요. 그래서 한국 웹사이트에서 그런 얘기를 많이 전해들었다고 했더니 고개를 설레설레 저으면서 지금 현재 긱스와 박지성의 관계가 팀내에서 제일 껄끄럽다는 얘기를 해줬습니다.
사연을 듣다 보니 그 얘기의 중심에는 루니가 있었더군요.
아시다시피 어린 나이에 성격도 불같지만 루니선수 평소에 애교가 참 많답니다.팀내 최고령중 한명인 긱스에게 실력도 출중하고 나이도 한참 어린데다가 항상 자기에게 다가와 그 떡대와 험악한 얼굴로 씨익 웃으면서 장난을 치는 루니를 많이 귀여워했답니다.밖에서도 자주 만나고 서로의 집도 방문하며 친하게 지냈다더군요.
그러면서 박지성이 팀에 합류했습니다. 평소 오지랖도 넓고 착한 긱스는 반니스텔루이와 함께 타지에서 들어와 쭈뼛쭈뼛거리는(아시죠? 내성적인 박지성 선수 ^^;;) 박지성 선수에게 이것저것 챙겨주면서 정말 잘해줬다고 합니다.
박지성 선수는 반니스텔루이와 긱스의 배려로 팀에 잘 적응하면서 기량을 뽐내게 되죠... 그러면서 사건은 시작되었답니다. 잘 알지도 못하는 선수가 자기네 팀에 들어와 뛰어난 경기력을 보여주는것을 신기하게 생각한 루니는 박지성과 친해지길 원해서 박지성선수에게 접근을 시도하지만 내성적인 성격의 박지성선수와 급 친해지는게 힘들었답니다. 그래서 루니는 긱스에게 박지성선수와 친해지고 싶다고 자리를 마련해 달라는 부탁을 했다고 하네요... 평소 루니와 친했던 만큼 박지성 선수도 믿었기에 긱스는 아무런 부담없이 박지성선수를 루니에게 소개시켜줬고 그런 만남이 있은 후 부터 우리는 함께 자주 만나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며 함께 어울렸던것 뿐인데 그런 만남이 어디부터 잘못됐는지.. 난 알 수 없는 예감에 조금씩 빠져들고 있을때쯤... 당신은 이미 따라부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