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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담] 공포의 캘피.txt
게시물ID : actozma_18525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문도
추천 : 2
조회수 : 866회
댓글수 : 5개
등록시간 : 2013/03/04 03:03:17

이 글은 해외의 확밀아 플레이어 biblos가 블로그에 올린 것을 번역한 것이다


안녕, 친구들.

오늘을 끝으로 나는 밀리언 아서를 접으려고 해. 이 게임을 한 지 오래 되었지만 이젠 정을 떠나 접을 수밖에 없을 것 같아.

마지막으로 그동안 같이 게임을 한 apito와 XPXmove에게 감사를 보내고 싶어.

그리고 내가 확밀아를 접게 된 이유를 지금부터 간략하게나마 설명해볼까 해.


너희도 알다시피 우리 클랜 사람들은 대부분 가난했어. 가차는 너무나 비쌌고 무과금티켓은 과금에 비해서 암울하잖아? 다들 공감할거야.

그래서 우리 클랜. No22와 nolxlon, pito, quante와 나는 과금을 하더라도 얼마나 해야될지 '적정선'이란걸 알고싶었어

배수카드를 모을 때 쯤이면 벌써 배수기간은 끝나있고 한 7일 쓰면 다행이었으니까...

어쨌든 우리는 웹서핑 도중 한가지를 발견했어. 바로 확밀아 프리 서버 클라이언트였어.

반쯤 속는 셈 치고 다운로드해서 깔아봤어. ID는 필요없이 접속하면 바로 ID가 할당되는 식이었어.

공지사항에 캘피 보이길래 뭐야, 벌써 이전 버전이잖아 하고 생각했어. 프리서버가 그렇지, 뭐.

접속한 후 내 ID는 20000으로 되어 있었어. 생각보다 가짜 어플도 아니었고 꽤 멀쩡하게 돌아가는 물건이었어.

나는 클랜원들에게 이 사실을 알렸고, 우리는 모두 프리서버에 접속했어.

여기서 각자 새로운 ID를 할당받았는데, 106, 180, 4286, 5555가 그것이었어.

우리는 설레는 친구추가를 하고 게임을 시작했어. 그런데 한 가지 이상한 점은, 비경이 비경1이라 씌여진 하나밖에 없다는거야

아마 이 프리서버를 제작한 해커가 비경까지 전부 구현하지는 않았나보다. 나는 그렇게 생각하고 일단 뽑기나 해보기로했어

그리고 그 순간 나는 환호했어. MC가 무제한 표시로 되어있고 실제로 뽑기도, 녹차홍차구매도 얼마든지 가능했던거야

하나하나 뽑아야 되서 조금 귀찮기는 했지만 뭘 더 바라겠어?

우리는 하루죙일 신나게 뽑아서 최고의 덱을 만들었어

덱이 어느정도 완성되고, 우리는 비경을 돌아보기로 했지

요정들은 평소에 확밀아에서 보던 녀석들이었어. 공지대로 실키가 나오더라고

요정을 발견하고 당연히 풀덱으로 꼬라박기 시작했지

근데 이 요정들이 생각보다 만만치가 않더라고, 각성 한것마냥 공격력이 엄청 높은거야 체력은 별로면서말야.

그리고 이상한 점이 하나 있었어.

공지에 있었던 켈피가 등장하지 않는거야.

한참 후에야 우리는 켈피가 어디에 있는지 알았어.

켈피는 가장 첫번째 요정창에 나와있었던거야.

발견한 친구의 이름은 공백이었고, 공백 친구는 내게 없었어.

체력은 900만이었는데, 이상한게 공격을 끝내면 켈피의 체력은 1분 뒤에 원상복구되는거였어

우린 이게 일종의 프리서버 관리자의 이스터 에그라고 생각했어, 샌드백으로 써보라는.

어쨌든, 그 켈피를 제외한 나머지 요정은 무제한 가챠로 점점 강력해지는 우리의 덱의 합심과 홍차로 무찔렀고

그렇게 한 3시까지 원없이 원하는 덱조합과 원없는 요정조지기를 한다음에 나는 잠을 잤어

다음 날 다시 그 프리서버에 접속했어. 각종 콤보의 실 발동률 데이터를 공유하고 싶었거든

그리고 조합이 가장 효율적인지 연구해서 가차를 최대한 적게 쓰면서 무과금 과금 합쳐서 최강덱을 만드는게 목표였어

그런데 이상한 점이 하나 있었어.

모두의 할당된 ID가 변경이 되어 있는 거야.

정확히는, 모두가 전 날의 숫자에서 11만큼 줄어 있었어.

95, 169, 4275, 5544.

이걸 눈치 챈 건 두 번째 날의 플레이가 끝날 때 쯤이야.

다들 별로 신경 쓰지 않았고 어쨌든 두 번째 날도, 이상한 켈피를 무시한 채 연습에 매진했어.

세 번째 날, 이미 80대의 숫자가 되어버린 No22가 한 가지 제안을 했어.

스카이프를 켜고 타이밍을 정확하게 맞춰서 최고의 덱으로 저 켈피를 잡아보자는 의견이었어

나는 귀찮기도 하고 의미가 있을 것 같진 않아서 안 한다고 했어.

하지만 기어이 No22와 pito는 그 켈피를 잡고 싶었던 모양이야.

그들은 우리 셋을 제외한 다른 예비 클랜원들에게 연락을 해 그 켈피를 공략하기 시작했어.

켈피는 다구리때문에 피가 많이 까지긴 하긴 했어.

그렇게 한참을 씨름하고 예비 클랜원 애들이 풀덱을 맞췄는지 한 3시간 뒤쯤

5명의 덱으로 딜을 때려박은 결과, 마침내 켈피는 쓰러졌어, 막타를 먹은건 No22인거같았어.

그리고 그 이후로 갑자기 No22 녀석의 하루죙일 울려오는 요정알람이 끊겨버렸어.

나는 그가 너무 지쳐서 쉬는줄 알았지.

5시간쯤 흘렀을까, No22에게서 전화가 왔어. 수화기 저편의 녀석의 목소리는 평소보다 허탈한 것 같았어.

녀석은 내게 이렇게 말했어.

'어이, biblos, 저 켈피 말이야... 하하. 세상에. 어떻게 저런 게 존재할 수 있는 거야? 하하. 웃음밖에 안 나와.'

나는 무슨 소리냐고 물었지.

'내가 미리 경고하는데... 하하. 저 켈피를 절대로 잡지 마. 그 순간 저게 뭔지 알게 된다니까? 하하. 저건 세상에 알려져서는 안 돼.'

현실의 No22가 살던 아파트에서 투신자살 했다는 것을 알게 된 건 그로부터 3일 후였어.

나는 동료의 죽음에 애도를 했어. 오프에서 만나본 적은 없지만 브리튼에서의 든든한 동료를 잃는 건 슬픈 일이었어.

장례식을 갔다가 pito를 만났어. pito는 실제로도 내가 잘 아는 동생이야. 하여튼 No22의 방을 둘러본 pito는 이상하게 녀석의 핸드폰에 관심을 가졌

어.

pito는 내가 말렸지만 핸드폰을 멋대로 키고 프리서버에 접속했어. ID 할당은 '0'이 되어 있었어.

pito는 그 후로 '나는 No22가 뭘 봤는지 알아야겠어. 자살 따윌 할 녀석이 아니란 건 너도 잘 알잖아.' 라고 말하고는

다시 그 켈피의 공략에 들어갔어.

어쩐지 불길한 느낌이 들었지만 착한 녀석이기에, 공황상태인 것도 이해할 수 있었어.

하지만 불길한 예감은 적중했어.

pito의 자살소식 역시 3일 뒤에 들려왔어. 사실 그것을 발견한 건 나야. 연락이 안 되어서 녀석의 자취방에 갔더니 목을 매고 있었어.

얼마나 울었는지 몰라. 놀랍고, 무서운 경험이었어. 트라우마가 될 것 같았지.

경찰에 연락을 하고, 가족은 없는 녀석이기에 적당히 장례식을 하고 녀석의 유품은 내가 처리하는 것으로 되었어.

그리고 녀석의 방을 정리하다가, 무심결에 핸드폰을 켜 보았지.

순간 섬뜩했어.

바탕화면에 빨간 글씨로 '켈피는 알려져선 안 된다'라고 쓰여 있었거든.

녀석이 마지막으로 남긴 메시지였어.


...어쨌든

무슨 일이 있었는지는 몰라. 켈피 따위 궁금하지도 않아. 하지만 동료와 친한 동생을 잃은 것도 사실이야. 나는 이런 이유로 확밀아를 떠난다. 순간

감정적으로 되어서, 핸드폰을 팔아버리고 다른것으로 바꿔버렸어.

내게는 너무나 가혹한 시간들이었어.

이 이야기를 다른 확밀아 유저에게 들려주었어. 그 유저는 그런 프리 서버따위 찾을 수 없었다고 내게 말했어.

그 켈피는 뭐였을까.

이상하게 큰 피통에 요정창 가장 아래에 있던 켈피

한 가지 확실한 건, 너희가 확밀아 프리서버를 발견하더라도 절대 켈피를 죽여서는 안 된다는 거야.

그럼 다른 아서들의 건투를 빈다.

나는 여기서 리타이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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