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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 나간 고양이에게 쓰는 편지
게시물ID : animal_185261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몽믜
추천 : 10
조회수 : 525회
댓글수 : 2개
등록시간 : 2017/07/28 15:55:13
어제는 날씨가 참 좋아서 네 생각이 많이 났다.
몸이 뜨끈뜨끈해질 때까지 일광욕 하는 걸 좋아하는 너는
창틈으로 햇빛이 쏟아지는 곳을 어떻게든 찾아서 일광욕을 즐겼다.

이젠 더이상 고양이를 보았다는 전화 제보조차 오지 않는다.
전단지도 이제 들여놓았다.

너를 포기한 건 아니다.
단지 가끔 확신이 들지 않을 뿐이다.

사람이 무서운 게 이제는 허전함도 못 느낄 정도로 너가 없는 세상에 잘 적응하고 있다.
그래도 뭔가 항상 마음이 불안해서, 왜이러지.. 왜 이렇게 불안하고 안절부절 못하지.. 하고 곰곰히 생각하다보면 다 너 때문이라는 걸 깨닫는다.
그게 내가 아직도 너를 찾는 것에 희망을 놓지 않았다는 증거야.

다른 고양이들은 다 집으로 찾아오는 본능이 있다고 한다.
너가 우리 집을 본능적으로 찾아올 수 있을까? 본능적으로 다른 곳을 집이라고 생각하는 건 아닐까.

요즘 너무 바빠서 보호소도 잘 못찾아 간다.
그런데 보호소를 가면 너처럼 노란 아이들이 너무 많아서 슬프다. 그 많은 노란 고양이 중에 너가 없다는 게 제일 슬프지만.

오늘은 네 생각이 아주 많이 났다.
곧 비가 온다고 하니 네 걱정이 먼저 앞섰거든.
이번에는 비가 오면 꼭 집으로 찾아와 주지 않을까?

후덥지근하기만 한 날씨였는데, 마침 너가 없어진 날 비가 왔다. 그리고 또 비가 왔다.
또...또... 거진 2주 가량 비가 내린 것 같다.
너무 걱정이 많이 되더라.
 
꼭 집에 가면 있을 것 같아.
아침에 날 깨울 것 같고.
항상 내 주변 어딘가에서 자고 있는 것 같아.

너는 없지만 계속 내 안에 있다. 내가 사는 공간 하나 하나 네가 없는 곳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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