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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비판 외신 보도 검열 논란..법적 대응까지 비화
게시물ID : sewol_18541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께어있는사회
추천 : 12
조회수 : 948회
댓글수 : 33개
등록시간 : 2014/04/25 21:41:24
독일 외신에 기고한 정옥희씨 글 두고 독일 문화원장 직접 전화 걸어 수정 요청에 반발

[미디어오늘이재진 기자]

한 외신 기사를 두고 논란이 커지고 있다.

해외 주재 문화원장이 박근혜 정부를 비판했던 기자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언론 보도 정정을 요청한 것이 드러나면서 민감한 외신 보도에 대해 해외 문화원을 통한 정부의 검열 칼날이 본격화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고 있다.

주독 한국대사관 독일문화원 윤종석 원장은 지난 20일 독일 일간지 차이트(Zeit)에 기사를 기고했던 재독 언론인 정옥희씨의 자택에 전화를 걸어 기사 정정을 요청했다.

정씨가 쓴 기사는 < 한국인들의 분노(Die Wut der Suedkoreaner) > 라는 제목으로 독일 일간지 차이트에 기고한 글이다. 해당 글은 세월호 침몰 사고와 관련한 정부의 대응을 질타하는 내용과 언론 보도를 비판하는 내용이 담겨 있다.

해당글은 외신전문 번역 매체인 '뉴스프로'가 보도한 후 여러 언론매체들이 인용보도를 하면서 화제를 모았다. 인터넷상 올려진 글은 10만 이상 조회수를 기록하며 외신이 세월호 침몰 사고에 대한 박근혜 정부의 책임론을 어떻게 보는지에 대한 시각을 제공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해당 기사에 대한 반향은 이것으로 그치지 않았다. 주독 한국대사관 독일문화원 원장이 해당 글을 작성했던 정씨에게 전화를 걸어 기사 정정을 요청하면서 검열 논란으로 확산됐기 때문이다.

윤 원장이 해당 글에 대해 문제를 삼은 대목은 '포즈 취하는 대통령'이라는 소제목 아래 "한국인들은 요 며칠 대통령, 정치인들 그리고 언론의 냉소적으로 보이는 행동을 두고 분노하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은 이 사고로 부모를 읽고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는 여섯 살 여자아이와 사진을 찍었다. 단지 함께 사진을 찍기 위해 여자아이를 체육관으로 데려간 것으로 보인다. '부모 찾는 권지영 어린이 위로하는 박 대통령'이라고 친정부 신문 조선일보가 이 사진에 제목을 달았다"라는 내용이다.

해당 보도 내용은 어린이의 고모가 언론 인터뷰를 통해 박근혜 정부의 동원설이 사실이 아니라고 밝혔는데 윤 원장은 20일 직접 정씨의 자택으로 전화를 거는 방식으로 기사 정정을 요청한 것이다.

이 같은 사실은 정씨가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저는 제 뿌리가 한국이라는 것을 알지만 저는 확실한 독일 국민입니다. 제가 재독교민이지 아니였다면 이런 전화를 받았겠습니까? 한국시민을 얼마나 우습게 보면 이런 짓을 할 수 있을까요?"라며 "나의 private전화번호로 전화질을 하는 것, 이런 부탁을 한다는 자체가 도저히 용서가 안된다"고 폭로하면서 드러났다.

정씨는 "물어보았다. 그런데 어떻게 내 집전화번호를 아냐고. 그는 내가 아는 사람을 통해 내 전화번호를 받았다 했다. 나에게 teaser 제목 < 포즈 취하는 대통령 > 을 바꿔주라 한다. 이 teaser는 Zeit 신문사에서 편집자가 스스로 썼다. 대사관은 Zeit 에게도 글을 썼다, Stefanie Grote라고 베를린 대사관/문화원 독일 직원이. 틀린 내용이기에 제목을 바꿔달라고"라고 전해 전화뿐만 아니라 언론 매체에 대해서도 전방위적으로 정정 보도 요청을 한 사실을 알렸다.

해당 보도는 17일 의혹을 제기한 수준이었지만 20일 당사자가 사실이 아니라고 밝힌 상황에서 충분히 해당 언론 매체를 통해 정정보도를 요청할 여지가 있다. 하지만 글쓴이가 법적으로 한국인이 아니라 독일인이라는 점, 문화원이 나서 원장이 직접 해당 기자에게 전화를 통해 기사 정정을 요청했다는 점에서 큰 압박이 될 수 있다. 특히 이번 논란은 최근 부정적인 외신 보도가 쏟아져 나오는 시점에서 세월호 침몰 사고의 책임론 확산을 막기 위해 박근혜 정부가 외신 보도에 민감하게 반응한 결과라는 지적이 나온다.

정씨는 자신의 번호를 어떻게 윤종석 원장이 알았는지에 대해서도 의문을 제기하며 개인의 프라이버시 침해 문제를 제기했는데 미디어오늘 취재 결과 주독 한국대사관 독일문화원에 남아있는 정씨의 개인정보를 들여다본 것으로 나타났다.

해외 문화원 회의 참석차 한국에 머물고 있는 윤종석 원장은 24일 미디어오늘과 통화에서 정씨가 독일문화원의 정기 간행물 독자이고 독일 세종학교의 교장을 역임한 정보에서 자택 번호를 알아냈다고 밝혔다.

윤 원장은 "하루 전에 자이트에 이메일을 보냈고, 이메일을 확인하지 않아서 정씨에게 관련 내용을 보내주기 위해 이메일 주소를 묻기 위해 전화를 한 것"이라며 "전화 통화에서 내용을 설명해줬고 명백히 사실에 근거하지 않은 오보라고 지적했다"고 전했다.

직접 전화를 걸어 정정 보도 요청을 건 행태뿐 아니라 윤 원장이 무슨 자격으로 정씨에게 정정 보도를 요청했는지에 대해서도 비판이 나온다.

이에 대해 윤 원장은 "문화원장은 대외공관 주재관으로 문화 교류뿐만 아니라 홍보 업무도 맡고 있다"며 "현재 외교통상부 소속으로 문화원장이자 공사 참사관인데 통상적인 언론활동과 공보활동을 같이 하는 조건이다. 해외 문화원장 회의 중 인터넷에 관련 글이 떠 있어서 조치를 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윤 원장은 "정씨는 베를린 세종학교의 교장 선생님이었고 문화원에서 자료를 제공하고 운동회를 열면 상품까지 지원했다"며 정씨가 공인임을 강조하며 이번 정정 보도 요청이 개인프라이버시 침해가 아님을 강조했다.





▲ 독일 언론 차이트에 기고한 정옥희씨의 기고글

독일 문화원 측은 논란이 확산되자 공식 보도자료까지 발표하면서 "주독일 한국문화원은 한국문화를 독일에 알리는 문화분야 업무 외에도 국가이미지 홍보 및 독일 언론의 한국 관련 취재지원 등 언론분야 업무도 담당하며, 문화원장은 대사관 업무분장상 공보업무를 책임지고 있습니다"며 윤 원장의 행위를 정당화했다. 문화원은 또한 해당 보도자료를 포털 사이트 다음 아고라에도 공개했다.

정씨는 윤 원장과 문화원의 입장을 반박하며 법적 대응을 시사했다.

정씨는 문화원이 "별도로 해당 기사를 작성한 정옥희씨에게 < 디 자이트 > 에 보낸 오보시정 요청 서한을 메일로 보내기 전에 전화로 상황을 설명을 주었으며 메일로도 보내주었다"라고 주장한 대목에 대해 뉴스프로와 인터뷰에서 '윤종석은 나에게 전화로 제목을 바꿔달라고 말했다. 그리고 메일주소를 달라고 했다. 신문사에 보낸 항의메일을 보내겠다 했다'고 밝혔다.

정씨는 자신의 입장문을 통해서도 "주독일한국문화원의 공무원들은 한국의 문화를 독일에서 홍보할 임무를 가지고 한국시민들의 세금으로 월급을 받는 사람들로서 자신들의 임무를 최선을 다해 실행해야 한다. 독일 시민에 대한 개인생활 침해는 그들의 임무가 아니다"며 "따라서 독일 시민인 나의 개인적 영역을 침범한 그들은 우선 내게 사과를 해야한다. 내가 독일 시민이 아니라 한국 시민이라해도 공공기관이 상식으로 이해할 수 없는 이런 행위를 범했다면 당연히 죄송하다라고 말하는 것이 우선이다"이라는 의견을 밝혔다.

정씨는 "이 사건은 내 개인적 일만이 아니라는 것이 분명해진다. 독일 공무원이 다른 나라에 가서 이런 행동을 한다면 독일 정치인들, 시민 단체들이 이 공무원을 가만두지 않을 것이다. 명백히 책임을 지게 만들 것"이라며 법적 대응을 예고했다.
-기사출처 미디어오늘
http://media.daum.net/society/others/newsview?newsid=201404252101064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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