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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물ID : gomin_18543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꿈이뭐야
추천 : 5
조회수 : 195회
댓글수 : 3개
등록시간 : 2007/12/28 06:54:45
안녕하세요
현재 오디션을 준비하고 있는 가수 지망생입니다...
요새 굉장히 벽을 만난 느낌이라 많이 힘드네요
전 어렸을때(국민...아니, 초등학교 내내) 성악을 했습니다.
주위에서도 기대를 많이 해주었고, 예술중학교로 진학을 할 예정이었지요...
하지만 일이 터지고야 말았습니다...
무리하지 않고 관리했는데도 변성기로 인해 목이 노래하기 힘든 상태가 되어버린 것이지요...
그래서 전 실의에 빠진채 일반계 중학교로 진학을 하게 되었습니다(부모님에게는 '그냥 친구들하고 헤어지는게 싫어' 라고 했습니다)
중학교 다니는 내내 친구들과 노래방 가는 것도 꺼려졌습니다.
담배도 피우기 시작했습니다.
집과 학교에서는 얌전하게 행동하면서 바깥으로는 이리저리 방황했습니다.
그렇게 중학교 3년이 지나가고 저는 외국으로 유학을 가게 되었습니다.
급작스럽게 결정 된 것이라 별 준비도 못하고 외국에 혼자 둥지를 틀고 고등학교를 다니기 시작했습니다.
부모님의 경제적 지원이 있었지만 혼자 지내는데 어려움이 많았습니다...
외국인(그쪽에선 제가 외국인이지만) 친구들이 하나 둘 씩 늘어가고...
파티를 좋아하는 친구들 덕에 이곳 저곳 놀러다니기 시작했습니다.
영어도 많이 늘고, 여자친구도 일본인이었기 때문에 일본어도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때까지는 저도 혼자 모든지 해 나갈 수 있을 것만 같은, 그런 의욕이 들었습니다.
유학생들은 ESL(English as Second Language)라는 과목을 의무적으로 듣게 되어 있는데, 전교에서 1,2등 할 정도로 성적이 좋았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쇼핑센터를 지나가던 중 악기 상점을 보았습니다.
기타가 있더군요...저는 뭔가에 홀린듯이 일렉 기타를 사왔습니다.
전 노래하는 방법만 배우고 악기는 배운적이 없기에, 지식이 있을리 없었습니다.
단지 클래식을 그만두고 록과 메탈에 빠져 있었던지라 기타가 너무 매력적이었습니다.
그날부터 하루하루 연습을 해나가기 시작했습니다...
파워코드를 배우고, 스케일을 배우고...
처음으로 firehouse의 overnight sensation 첫부분을 칠 수 있게 되었을 때, 정말 기뻤습니다.
하지만 그도 오래갈 수는 없었습니다.
저는 고등학생이었고, 공부를 해야 하고, 시험을 준비해야 했기 때문이지요.
그리고 넉넉한 가정형편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유학중이니 열심히 해야 했습니다.
그런데 마음은 음악에 가 있었습니다...
아직 노래하고싶었고, 음악에 빠져있고 싶었습니다.
그때부터 학교에 빠지는 날이 많아졌고...
공부를 해야 하는 입장에서 음악을 꿈꾸는, 그런 심란한 마음을 잊기 위해 그냥 나가 놀러 다녔습니다.
게임회사에서 일하고, pc방에서 일하고...그렇게 현실을 잊기 위해 살기 시작했습니다.
그 와중에 항상 집에서, 저만의 창법을 만들면서 노래를 할 수 있게끔 만들었습니다.
자랑은 아니지만, 이젠 왠만한 여자 노래들...머라이어 캐리나 크리스티나 아길레라 같은 가수들의 노래도 소화할 수 있는 음역대를 가지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세월은 무심하게 흘러서...
고등학교를 졸업하게 되었지만, 출석일수가 모자라 대학을 진학할 수 없게 되는 일이 생겼습니다.
전 한국에 돌아와 부모님에게 정말 많이 혼나고, 실망감을 안겨드린 죄책감을 가슴에 묻고, 걷잡을 수 없이 나빠진 건강으로 인해 병원에 입원하여 수술을 받아야 했지요...
그리고 어찌어찌 대학에 입학을 하게 되었습니다...
컴공과에 들어가서 1년을 공부했습니다.
그동안에도 전 음악을 포기할 수 없었습니다.
밴드를 만들어서 노래를 하고, 기타를 쳤습니다.
...헌데 전 그때 제 자신에게 물어볼 수 밖에 없었습니다.
'너, 이대로 좋은거냐? 니가 제일 좋아하고, 그만큼이나 노력했던 음악을 취미로만 즐기며 살아갈거야? 후회하지 않아?' 라구요...
덕분에 또 대학 1학년 2학기 마지막은 좀 엉망으로 보냈습니다...
하지만 한가지, 이렇게 살면 제가 분명 후회할 것이라는 건 확신하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부모님에게 말씀드렸습니다.
너무 죄송하지만, 꿈을 포기할 수는 없다고...
다행히도 승낙해주셨습니다. 할 수 있는데까지 해보라고...
그렇게 실용음악학원에 등록하여 준비를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헌데, 이미 록 쪽으로 창법이 기울어져버린지 오래라 정석의 발성이 힘들 정도가 되었습니다.
저의 창법은 비주류 창법이고, 한국에서는 거의 찾아볼 수가 없다고 하시더라구요...
그래도 지금 계속 연습하고 있습니다.
영어를 쓰면서 정확하지 않게 되어버린 발음교정도 하고 있고...
하루에 한갑이상 피우던 담배도 하루에 3개피 정도로 줄였습니다.
목관리도 하는 중이고, 이제 재활훈련이 끝나서 정상생활이 가능해졌으니 운동도 다시 시작하려 합니다.
정말 하는데까지 해보고 싶습니다...
하지만 앞이 너무나 무섭고, 한국에서 음악하기 힘들다고 알고 있습니다.
제가 잘 헤쳐나갈 수 있을지...
21살의 나이에 가수를 지망하는게 왠지 웃기다고 하는 분들도 있습니다...그 나이에 무슨 가수냐고...
전 연예인이 되고 싶은게 아니라 가수가 되고 싶은 것입니다.
음악인이 되고 싶습니다.
잘 할수 있을까요...?
언제나 제 자신에게 묻지만 대답은 항상 하나뿐입니다.
'열심히 해'
예...열심히 할 겁니다...모든걸 걸고서라도 해볼겁니다...이 악물고 해볼겁니다...
가수가 되신 분들은 상상을 초월하는 노력이 있었다고 합니다...저도 그렇게 노력하고 싶습니다...
쓰고나니 내용이 정말 기네요...
이 시간에 잠이 안와서 밤을 꼬박 샜네요...하루종일 미국에서 온 아는 동생과 같이 놀아서 피곤한데도...
혼자 생각도 많아지고, 앞일을 생각하니 좀 무섭고...
하소연하는 기분으로 적어봤습니다 ㅎㅎ
스크롤 너무 압박이 심한건 죄송합니다;
여러분도 꿈이 있다면 꼭 이루시길 바래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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