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집안에서 작은 말다툼이 있었는데,
아버지는 우리집 개를 예뻐 하시지만 매번 미용하거나 할 때 10만원을 웃도는 돈이 턱턱 들어가는 건 못마땅하다고 하시더라고요.
당장 먹을 것이 없어 굶어죽는 아이들이 넘쳐나는 판국에 부끄러운 사치 행위라면서...
오늘 감정을 가라앉히고 곰곰이 생각해보는데...
정말 제가 우리집 개에게 간식 사주고, 덥지 않게 털 다듬어주고 하는 행동이
길거리에 나앉아 죽어가는 극빈층에 대한 어떠한 배반 행위 같은 것일까요?
지극히 인간중심적인 생각이라고 반발심이 들면서도 한편으로는 애초에 애완동물이라는 걸 기르는 자체가 인간중심 적인 것인가?
나는 내 심적 위로를 잘못된 곳에서 찾고있는 것인가? 하는 생각이 연거푸 드네요
하지만 제 개는 여기 태어난 이상 제가 돌봐주지 않고 (극단적인 표현을 쓰자면) 길거리에 내버리면 당장 죽어요.
만약 빈곤과 돌봐줌의 부재에서 오는 죽음이 물이고,
가난한 어린아이들과 제 개가 함께 물에 빠져있는 상황이라고 가정한다면 저는 항상 어린아이들을 외면하고 제 개를 건지고 있는 걸까요.. ?
와중에 아무것도 모르는 강아지한테 미안해서ㅠㅠ
꼬옥 안고 미안하다고 해주었지만 마음이 무거워요...
평소에는 강아지 들어오고 집안에 웃음이 많아졌다면서 좋아하시던 아버지가 속으로 그렇게 생각하고 계셨구나 알고나니
뭔가 서운하기도 하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