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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창업, 벤처신화, 우리사회에 만연한 성공신화들
게시물ID : freeboard_526512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urchin
추천 : 0
조회수 : 234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1/08/06 00:16:53


베오베에 올라간 청년창업 신화에 대한 글을 보고 몇글자 적어보고자 합니다.

정말 여러가지 리플이 달렸는데요 





성공한 사람들은 사실 다 빽이 있어서 성공한거고 진짜로 20 대가 창업해서 성공하기란 우리 사회에서는 너무너무 힘들다
vs  
그렇다고 해서 진짜 빽없이 성공하는 사람이 0 는 아니다.  그런 패배주의에 젖어있지말고 도전해야 한다

둘다 맞는 말인데 왜 싸우고 지랄이냐

이사람들 달을 가르키니까 손가락만 보내 부풀려진 성공신화를 조심하라는 거지 꼭 빽있는 사람만 성공한다는 그게 요점이 아니잖아 이사람들아

등등






저는 빽없이 성공하느냐 마느냐보다는 살짝 다른 관점에서 살펴보고 싶습니다.

우리나라에서 20대 창업을 하면 성공률이 얼마나 될까요?

여기저기에서 말하는 게 많이 다르지만, 어쨌든 20% 를 넘어간다는 말은 못봤습니다.
그럼 나머지 80% 는?  아주 대차게 말아먹거나 혹은 별 재미 못보고 접게 되죠.

우리나라 임용고시 경쟁률이 얼마나 될까요?
4:1, 5:1, 이런건 초등 임용고시 이야기고 중등 임용고시는 기본 수십 : 1 입니다.

사법고시는?  행정고시는?  더 말할 필요도 없죠.

9급공무원 몇백명 뽑는데 사람들이 십만명 단위로 몰려들고요.




제가 이야기하고 싶은 것은, 성공을 하기 위해 경쟁을 하다보면 "반.드.시." 실패하는 사람이 생긴다는 겁니다.  아주 높은 비율로요.  실제로 성공하는 사람들은 10%, 5%, 1% 도 채 안되고, 그 외의 "대다수" 의 사람들은 실패합니다.

그럼 이런 현실속에서 우리들은 무엇을 준비해야 할까요?

남들과 달리 반드시 성공하기 위한 차별전략?  남들과 달리 반드시 성공하기 위한 빽?  반드시 성공할 수 있는 아이디어?  반드시 성공할 만한 노력?
빽이건 아이디어건 돈이건 노력이건 모두 '반드시 성공' 한다는 전제를 깔고 있지요. 
사업을 시작하는 사람들은 모두 자신이 믿는 구석이 있습니다.  빽이건, 아이디어건, 돈이건, 노력이건, 머리건, 뭐간 말이에요.  당연히 '반드시 성공한다' 라고 생각하니까 사업에 뛰어드는 거지요.

하지만 '반드시 성공한다' 라고 생각하는 사람의 최소한 90% 이상은 다들 실패합니다.

당신만큼 남들도 노력하고 당신만큼 남들도 아이디어 가지고 있고 당신만큼 남들도 빽을 가지고 있습니다.   수많은 성공사례를 살펴보고 시류를 읽고 타이밍을 살펴서 수많은 성공사례들보다도 더욱 더 완변한 성공에 대한 준비를 하고 사업이나 고시나 기타등등에 뛰어들어도.

당신은 90% 의 확률로 실패합니다.




저는 그 '반드시' 성공해야 한다는 생각을 잠시 접어두고 실패에 대해서도 생각을 좀 해봐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 세상에 모든 도전하는 사람 들 중 최소한 90% 이상은 실패한다고 봐도 과언이 아닙니다.  하지만 그 사실에서 눈을 돌리고, 잊어버리고, 자신은 저렇게 되지 않을 꺼라고 부정하기에 바쁩니다.  아니, 정말 90% 의 확률로 당신 저렇게 된다니까 그래요?  겁주는게 아니라, 정말 그대로의 객관적 사실입니다.  나는 성공하는 10% 에 속하는 사람이야 라고 생각하는 사람들.  정말로 그렇게 될 것 같습니까?


저는 패배주의로 빠지자는 이야기를 하는 것이 아닙니다.  지금 우리 사회에 만연한 성공신화들의 허상을 깨부수자고 말하는 겁니다.  성공하는 사람이 있으면 그 뒤에는 더욱 더 많은 실패한 사람들이 있습니다.  제 주위에도 많습니다.  성공한 사람도 봤고, 고시 4수하다가 결국 군대간 사람도 봤고, 군대 나와서 다시 고시 준비하는 사람 이야기도 들었습니다.  고시 하나에만 매달려 살다가 결국 아무것도 되지 못하고 폐인이 된 사람들 이야기는 여기저기 널려있습니다.  사업하다가 말아먹어서 길거리에 나앉은 이야기는 너무 흔해서 이야기거리도 되지 못할정도입니다.

너무 지나치게 성공에만 눈이 멀어서 그 길로만 몰빵하다가 한번밖에 없는 되돌아오지 않을 인생 술마시고 리셋하겠답시고 한강에 뛰어든다고 난리치지 말고, 실패에 대해 좀더 겸허하게 받아들이는 마음을 가져야 하지 않을까요?

실패는 할 수 있습니다.  아니, 사실 실패하는게 당연하기까지 합니다.  90% 의 확률로 실패하니까요.
하지만 그 실패를 인생 전체를 패배하는 길로까지 만들지 않는 것이 더 중요하지 않겠습니까?
성공을 위해서 그 길에 집중하는 것은 좋지만, 집중하는 것과 어리석은 미련은 구분해야하지 않겠습니까?
도전해서 실패하더라도 '에이 안됬네 ㅋ' 하고 한번 웃고 되돌아 서서 다시 일어나 자신의 길을 걷는 것이 더 중요하지 않겠습니까?


정부는 성공하는 10% 의 사람들만 띄워주고 지원해주지 말고, 실패하는 90% 의 사람들을 더 뒷받침해줘야 하지 않겠습니까?
하지만 현재 우리 사회는 실패한 사람들이 다시 재기하도록, 적어도 패배하지 않도록 지원하는 것이 너무 부족하다고 생각합니다. 
공무원준비만 3년 4년씩 하다가 결국 실패하고 포기하면 그때부터 취직에 눈을 돌리게 되는데 정작 지금까지 자신이 모든것을 걸고 준비해왔던 공무원준비는 취직에는 거의 도움도 되지 않고, 딱히 모아둔 돈도 없고, 나이도 먹을대로 먹었고, 군대도 가야하고, 갔다오면 벌써 30대고, 여기까지만 해도 정말 인생길 더럽게도 많이 꼬였는데, 이제 여기서 몇걸음만 더 삐끗하다간 패배자인생으로 빠지는거 정말 순식간입니다.  


이건 사회가 뭔 식충식물이나 파리지옥풀도 아니고, 휘황찬란한 성공신화에 사람들 눈을 멀게 만들어서는 거기에 이끌린 사람들 잡아먹고는 입 싹 씻고 그 중 한두명 성공한 사람들 사례를 다시 보여주면서 또 사람들을 유인하고, 사람들은 그 잡아먹히는 사람들은 못본척 하고 다시 성공신화에만 눈이 멀어서 좀비처럼 달려들고.  대관저 이게 뭐하는 짓이랍니까?  이놈의 사회는 사람을 잡아먹으면서 사는 사회인가요?  지가 무슨 흡혈귀야?  데스노트에 나오는 사신이야?  사람들을 죽여야지 자기 수명이 늘어나나?


그냥 생각나는데로 쓰느라 두서가 없는 글이었는데, 부디 우리사회가 실패에도 관대하고, 실패에도 더 주목하고, 실패한 사람들을 더 따뜻하게 위로해주고, 실패한 사람들을 패배자가 되지 않게 하는 것에 더 신경쓰는 그런 사회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문득 율리아나는 파킨슨 신부의 얼굴에서 짙은 피로감을 보았다. 그
 것은 패배자의 얼굴이었다. 하지만 초췌함이나 비굴함으로 얼룩진 패
 배자는 아니었다. 그것은 자신의 결정에 따라 싸움을 중단한 자의 눈
 빛이었고 몸짓이었다. 그리고 정지된 춤이었다.  
                                             -폴라리스 랩소디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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