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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작단편] 이데아를 쫓는 자와 현실의 비관
게시물ID : readers_18608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Mr.키케로
추천 : 2
조회수 : 260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5/02/20 23:5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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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렉산드르 신부는 십 구 세기 러시아의 촌구석 마을에서, 그 보다 더 떨어진 산속의 외딴 교회에서 농장일이나 하며 신앙을 키우고 있던 늙은 사제였다, 그는 종종 성경에서 바다를 건너려던 베드로에게 예수가 일컫은 "콩알만한 믿음만 있으면 기적이 일어날 것이다" 라는 구절대로 자신의 믿음이 콩알만큼이라도 존재하는지, 기적을 바라는데 바람이 불어 문이 닫히면 그걸 기적이라고 생각하며 만족하던, 신을 욕한적도 없고, 불경한 적도 없는 그럭저럭의 좋은 신앙과 삶을 가진 노인이였다.


그런 그에게 묘한 일이 일어났다, "도와주세요! 마을에서 여기까지 도망쳐왔습니다!" 피투성이가 된 사람이 교회의 문을 열고 들어온 것이다. 그 묘한 일에 교회에서 한명 뿐인 수습 신부 유리까지 그 사람을 도왔는데 "어찌 된 일입니까?" 알렉산드르가 한숨 돌린 그에게 물었다 "마을에 살인자가 있습니다, 저는 길을 걷다가 그 살인자놈의 습격을 받아 기겁하며 발길이 닫는대로 도주해서 이 교회까지 오게 되었습니다, 부탁이니 하룻밤만 재워주십시요 신부님, 날이 밝으면 돌아가겠습니다" 그는 굉장히 침착하고 또렷한 눈길로 말하는데 그 모습을 본 유리는 뭔가 느꼈는지 자신이 그의 몸에 묻은 피를 씻도록 도와주겠다고 했다.


이윽코 자신이 묻은 피를 씻던 남자를 간간히 흘겨본 유리는 짐짓 무서운 눈치로 알렉산드르에게 말하는데, 상처자국이 없다는 것이였다 "그의 몸에 묻은 피는 자신의 피가 아닙니다, 살인자의 피일까요? 아니면 그가 살인자인 걸까요?" 유리는 어리지만 너무나도 영특해서 알렉산드르가 마음에 들어했다, 가끔 그가 자신이 농노 출신이 아니고 집안만 더 좋았다면 수습신부나 하진 않았을거라고 할땐 조금 혼내기는 해도 말이다, "그를 살인자라고 생각하니?" 알렉산드르는 무서운 생각이 들어 진중하게 물었다 "아직은 잘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자금 마을로 가서 묻는다면, 만약 그가 살인자라면 남아있는 저나 신부님을 죽일 테죠" 유리는 섬뜩할 정도로 침착하게 대답했다 "그럼 어찌해야 되겠니 유리야" "일단 손님으로써 대우하면서 긴장을 늦추지 말아야합니다, 내일 낮에 미사를 하러 사람들이 교회로 올테니 그때면 다 알겠지요"


그렇게 불청객 접대가 시작되었다, 유리가 알아서 장식도 없이 조촐한 식탁에 놓여져있는 기름램프의 불을 다시 밝히고, 간밤에 먹은 생선 수프를 다시 끓였으며 조금의 고기와 계란 몇개를 조리해와서 식탁에 내왔고, 유리와 알렉산드르는 서로를 소개했다 "정말 감사합니다 두 신부님들" 그는 기쁜 듯 음식을 허겁지겁 먹기 시작했다 "당신은 이름이 뭡니까?" 알렉산드르가 물었다 "예브게니, 예브게니 치핀입니다, 단순한 농부입니다" 알렉산드르는 머리 숙여 생각했고, 마을 사람들의 이름을 외우지 못한 자신을 원망스러워 했지만, 생각해보니 살인자가 마을 사람일수도 있어서 굳이 생각해볼 필요는 없구나 하며 다시 고개를 쳐들었다, 유리는 다른 질문을 했는데 "예브게니씨, 살인자에게 쫓기던 상황이 어떻게 되었는지 말씀해 주실 수 있습니까?" "오 물론이죠, 그건 정말 위험한 상황이였습니다" 예브게니는 음식을 입에 털어놓고선 다시 말을 이었다 "살인자가 쫓아왔고, 도망쳤죠" "그게 다 입니까?" 유리가 물었다 "자세히 기억이 나질 않아서요" 말을 끝낸 예브게니는 갑자기 눈동자를 굴리며 두 신부를 재밌게 흘겼다


"오 신부님들, 경건하신 여러분, 이해합니다, 여러분은 저를 살인자라고 의심하고 있군요, 그런데 가장 제가 살인자인지 아닌지 판단하는 가장 좋은 판별법이 있답니다" "뭡니까?" 알렉산드르는 그 말을 하고 후회했다, 사람은 추악함을 한번 보이면 그걸 의심하고 질책하는 사람 앞에서 더욱 더 추악하게 굴어서 네깟놈 따위 신경쓰지 않아! 하는 버릇이 있다는걸 세월로 알고 있는데, 만약 이 사람이 답변으로 "내가 신부님들을 몽땅 죽여버리는거죠!" 하면 어떻게 하지? 하고 말이다. 알렉산드르는 유리가 말한, 예브게니가 도망치기 전에 어떤 상황인지 물어봤을때 조차도 행여 예브게니가 말을 엉성하게 하고, 예브게니 그 자신이 그걸 파악해서 우리를 몽땅 죽여버리는 결말이 날까 걱정했었다, 물론 유리의 입을 막았다간 더욱 의심받을테니 속으로만 마음을 졸였지만 말이다, 그런 알렉산드르 자신이 순간 너무나 궁금한 마음에 "뭡니까" 하고 말한것이다.


"하하핫, 그건 성경에도 나와 있듯이 콩알만한 믿음으로 기적을 가능하게 하니깐, 신부님들의 콩알보다 더 큰 믿음에서 기적을 이뤄 제가 살인자가 아닌지 마음 속을 꿰뚫는는 겁니다!" 예브게는 자신의 농담이 재밌다는 듯 거하게 웃었다. "뭐라고요?" 알렉산드른 의아해했다 "그거 정말 좋군요" 유리는 되려 재밌어 했다, 알렉산드르는 유리를 한번 흘기고선 예브게니의 말도 안되는 농담을 꾸짖는데 이건 그가 신성모독에 관해선 모든걸 초월할 정도로, 갑자기 다른 사람이 될 만큼 엄격한 탓이다, 마치 신을 위해선 보상 심리에 목숨마저 내놓는걸 즐긴다고 하겠다. "예브게니, 성경가지고 농담을 하지 말게나, 신은 이런 농담에 끌여들일 정도로 낮은 것이 아니야, 언제나 경건한 마음으로 생각하도록 하게" "핫, 알렉산드르 신부님, 무슨 소리를 하시는 겁니까? 콩알만한 믿음만 있으면 기적을 일으킬 수 있다고 성경에 나오는 걸요?" 예브게니는 꾸짖음에도 되려 킥킥거렸다


"그말이 맞군요, 알렉산드르 신부님, 기적을 보여주세요" 갑자기 정중한 어조로 말한 유리는 진지한 표정이였다 "유리?" 알렉산드르는 예브게니에 동조한 유리를 이해할 수 가 없었다. 유리가 갑자기 동조한 까닭은 너무나 심오한데, 자신은 살면서 영특한 머리를 지녔음에도, 농노출신이고 가난하다는 점 때문에 대학은 커녕 생계를 위해 신부가 되어야만 했다, 영특한 그가 창세기를 펼쳐보고 폭소했음은 당연한 일이다. 유리는 알렉산드르 신부의 성격을 존경하면서도 성경에대한 불만만은 여전했다, 자신은 생계 때문에 신부가 되었지 종교를 믿을만한 사람은 아닌 것이다, 때 마침, 예브게니의 뚜렷한 종교 비판은 유리 스스로도 종교를 믿는 알렉산드르에게 깨우침을 전해주고 싶었고, 그런 진중한 표정으로 질문이 나온것이다


"알렉산드르 신부님, 저는 수습 사제로 일한 몇년간 신부님처럼 신앙이 경건한 사람은 보지 못했습니다, 분명 신부님이 믿는 성경에는 콩알만한 믿음만 있으면 바다를 건너고 산을 옮기는 기적이 일어난다고 주 예수 그리스도꼐서 직접 언급하셨는데, 신부님 같은 사람이 콩알만한 믿음도 없어서 사람 마음조차 들여보지 못한다는게 말이 됩니까? 만약 그런 믿음이 없다면 우리들이 신을 믿는 이유가 뭐겠습니까 고작 나중에 하나님 앞에 가서 콩알만한 믿음 조차 열심히 믿어도 얻을 수 없었습니다, 하면 하나님은 무슨 큰 보상을 우리에게 내리겠습니까?"


"유리, 내가 사람 마음을 들여다 볼 수는 없잖나" 알렉산드르가 조금 인상을 구기며 말했다 "무슨 소리를 하는 겁니까! 신부님! 신부님의 믿음은 콩알보다 훨씬 크지 않습니까!"  유리는 씩씩댔다, 누군가에게 화낸것보단 자신에게 취한것처럼. "유리 화내지 말게" 알렉산드르는 급기야 난처한 마음까지 드러냈다, 이때 대화를 시작한 예브게니가 엄청나게 재미를 느끼고 있다는건 당연한 일이다. "한번 절 보고 마음속을 들여다 보세요 신부님 어디, 저를 보시죠" 예브게니가 비웃음을 지었다 "한번 보세요! 알렉산드르 신부님" 유리의 엄청난 압박에 어쩔 수 없이 알렉산드르는 내심 기대를 하고 예브게니의 마음속을 들여다보기 위해 신앙심을 끌어모으고 몇초간 쳐다보았지만 순간 자신이 분위기에 휩쓸려 엄청나게 멍청한 짓을 하고 있다고 깨닫고는 그만 두었다, 예브게니는 그런 알렉산드르를 보고 취한듯 숨도 못쉬고 껄껄껄 웃어댔다. 


"대화가 정말 재미있군요, 내 생각에 코냑이라도 하나 있으면 좋겠습니다, 물론 이 산속에 코냑이 있을리는 없습죠, 이런 좋은 대화는 취하면서 들어야 기분 좋은 법인데, 흠흠 일단 제가 말하고 싶은건 알렉산드르 신부님이 콩알만한 믿음을 지니지 못했다고 인정하지 못하는 까닭은 바보같은 종교인의 보상심리 때문이 아닌지요? 수십년간 종교를 믿으며 욕망을 참고 믿었는데 이럴 수가! 콩알만한 믿음 조차 없어서 죽어서 하나님앞에 가면 무슨 보상을 받겠습니까? 애초에 알렉산드르 신부의 종교관이란 욕망을 참아서 보상받을려는 심산이였던 겁니다! 그는 자신의 신앙이 콩알만하다는걸 굳이 인정도 하지 않고 있군요, 아니 콩알만하지도 못하다는걸 말입니다!" 예브게니는 환희에 물들어 있었다.


"예브게니, 저 유리가, 한가지 더 추가해드리겠습니다, 애초에 기적을 행하는 자라고는 없습니다, 알렉산드르 신부님께서는 작은 보상이고 아무것도 받지 못할거라는 사실입니다, 종교가 우리 인생에 어떤 영향을 준다면 신자들의 헌금 뿐입니다, 창세기를 믿고 마음 한 구석에 의심을 저리 멀리 놓는다는 행위는 인간 정신을 무시하는 행위입니다, 신은 없습니다, 저는 이 교회에 다니면서 멍청한 사람들만 보았는데, 가장 재밌는게 뭔지 아십니까? 기독교 성경에는 의심하는 마음만으로도 파문을 당하게 되니 의심하지 말라고 하는데, 우리는 하루에도 수없이 의심을 많이 합니다, 생각이란 통제가 가능한게 아니기 때문입니다, 심지어 교황마저도 하루에 수십번씩 파문당하는겁니다, 그런데 더 재밌는게 뭔지 아십니까?  수십번씩 파문당해도 자비로운 하나님 앞에 수십번씩 용서받을 수 있다는 겁니다!" 유리도 예브게니 못지않게 흥분하며 자신이 종교 생활을 하며 느낀점을 격분하며 쏟아내었다.


"그렇죠 동감입니다! 우린 어떤 죄를 지어도 용서받을 수 있어요!" 예브게니는 마치 간절히 그걸 원하는 것처럼 보였다, 유리가 씩씩거리는 마음에도 침착하게 그걸 포착한건 당연한 일이다. "죄를 지었습니까!" "그럼요 저도 죄인입니다! 하나님의 자비로 용서받을 겁니다! 사실 난 신부님이 기적을 일으키길 원했던 겁니다!" 예브게니는 분위기에 취해서 자기가 무슨말을 하는지도 모르고 짓껄였다, "그만해!" 그때 알렉산드르가 격노하며 자리에서 일어섰다, 그의 마음 속의 분은 깊이도 잴 수 없을 정도였다. 난장판인 분위기속에 그는 자리에서 빠져나와 자신의 방으로 돌아가버렸다.


알렉산드르는 침대에 앉아 잠깐 무언가에 생각할려다가 말았다, 마음 속 싶이 세월이 그걸 생각하지 말라고 몸 깊은곳에 신호를 보냈기 때문이다. 오히려 그는 유리에게 화나있었는데, 수습 신부라는 사람이 내심 그런 표색은 들어낸적이 있어도 저렇게 역겹게 종교를 그대로 욕설을 꺼내버렸던 것이다, 갑자기 알렉산드르는 자신의 교회를 유리에게 결코 물려주지 않겠다고 다짐도 했다, 유리에게 너무나도 화가 나 있어서 계속 분에찬 숨산 씩씩댈 뿐이였다, 그런데 알렉산드르는 갑자기 대화를 곱씹어보더니 유리를 살인자랑 같이 나두고 방으로 빠져나왔다는 기분이 드는 것이다, 그 생각에 유리의 걱정이 왠일인지 마음속에 피어나더니 자식같았던 마음도 생각나고, 유리가 저런 신성모독적인 대화를 한것도 나름 좋은 이유가 있었겠지 하고 대화를 계속 곱씹어 보더니 유리는 종교를 나쁘게 생각해서 존경하는 자신에게 종교를 버리게 만들려는 속셈이였다 하고 생각이 나기까지 했다, 갑자기 살인자랑 같이 두고 왔다는 생각에 걱정되서 좋은 생각과 요상한 생각을 알렉산드르는 계속 했는데, 그는 걱정되는 마음에 갑자기 일어서서 유리가 살아있는지 확인하러 갈 수밖에 없었다, 비유를 대자면 엄마가 싫어서 죽으라고 했다가 갑자기 진짜 죽을까봐 걱정되니깐 사고방식이 바꿔진 것이다.


헌데 그가 일어서자마자 유리가 방에서 들어왔다, 그는 황급히 말하는데 자신과 알렉산드르 신부님이 힘을 합쳐서 저 살인자녀석을 죽여야한다는 것이다, 알렉산드르 신부가 "어떻게 알았니?" 라고 물으니 유리는 "그가 직접 고백했습니다" 라고 하는데 알렉산드르 신부는 남을 죽이겠다는 유리의 말에 친근하게 뺨을 한번 때리고는 돌려보냈는데, 유리가 보기에 그가 무슨 종교적인 이유에 단단히 꽂혀서 그를 의심하는 것 조차도 마음속에 두지 못하는 것처럼 보였다, 유리가 그럼 적어도 당신을 지켜주기 위해서 같은 침대에서 자게 해달라고 해도 안된다며 돌려보낼 뿐이였다


유리는 잠을 자선 안된다고 생각했고, 침대에 칼을 품고 누워있었다, 예브게니가 들어오면 단칼에 죽이기 위함이다, 물론 자신의 방은 알렉산드르 신부님의 방 바로 옆에 있으니 복도에서 다른 방문을 여는 소리가 난다면 그때에도 알렉산드르 신부를 지키기 위해 돌진할 것이다, 그때 알렉산드르 신부는 마찬가지로 잠이 들지 못해서, 예브거니보다 훨씬 중하고 압박감을 느껴서 잘 수 없는 것이였다, 그는 곰곰히 떠오르기 싫었지만 그런 신앙적인 생각들이 떠오르자 고민 끝에 시련이란 결론을 내렸을 뿐이다. 이 모든것이 종교를 버리게 만들려는 악마의 시련이고 이겨내야 보상 받는다 하고, 이성적으로 생각하는걸 그만두었다. 그 결론에 사람들이 추하다고 생각해도 괜찮았다, 자신에겐 그 결론이 필요한 것이다.


그때, 알렉산드르 방에 문을 열고 어떤 사람이 들어왔다, 예브게니였다 "신부님" "어쩐 일입니까" 무덤덤하게 알렉산드르가 말했다 "일단 새벽에 오기전에 전 가야할 것 같습니다, 이제 진정도 됬고 다시 가려고요, 대접은 감사했습니다" 예브게니가 고개를 숙였다 "바래다 드리죠" 알렉산드르는 예브게니와 같이 걸어나갔다 "예브게니, 당신은 죄를 지어서 구원이 필요한겁니까?" "그렇습니다"  "그럼 내 종교적 권위로 당신의 죄사함을 내리겠소" "그런걸로는 안됩니다 제 마음속에 죄책감을 싹 없애버릴 진짜 기적이 필요해요" "그런 기적을 나에게 바라지 마시오" "왜 입니까? 알렉산드르 신부님, 당신의 믿음이 콩알보다 작기 때문인겁니까?" "시련에는 답하지 않겠소" "당신의 신앙심을 최고로 이끌어줄 수 있습니다, 그때 저 예브거니에게 죄사함을 내려주십시요" "그 방법이 뭐요?" 알렉산드르는 갑자기 궁금해졌다, 그때 예브거니는 갑자기 알렉산드르의 목을 손으로 꽉 조이면서, 그 허약한 노인의 몸뚱아리를 하늘로 올려보낼 정도로 위로 치켜들었다


"어디 한번 기적을 일으켜 보란 말이다! 기적으로 내 죄를 사해달라고!" 예브게니는 알렉산드르의 목을 더더욱 졸라댔다, 노인의 손으로 그걸 막기 역부족인데 새소리같은 비명도 흘러나왔다, 결국 알렉산드르는 죽음의 문턱에서 눈을 감고 신앙만 생각하고 기적을 외치는데 십 몇초를 그래도 기적은 커녕 아무것도 없었다, 결국 예브거니는 손을 놓을 뿐이다 "하하하! 이런 죽음의 문턱에서 신앙이 최절정에 올랐는데도 기적이 안일어나다니! 도대체 콩알만한 신앙은 뭐란 것이요! 죽음의 문턱에서 살기위해 비는 신앙만큼 간절한게 어디 있다고!" 예브게니는 어쩐지 슬퍼보인다 "나는 방금 당신이 손을 놓은걸 기적으로 생각하겠소" 알렉산드르는 반쯤 미친 사람처럼 중얼거렸다 "이게 기적? 그건 코에걸면 코걸이 귀에걸면 귀걸이 같은거잖소! 당신도 알거 아니요? 그런 나중에 서로 말을 맞추는 것과 같은 기적을 믿는게 종교인이요?" "나에게 더 이상 악마의 속삭임을 하지 마오 이 시련이 와도 악마에게 넘어가지 않을테니"


"알렉산드르 신부! 이 얼마나 무시무시하고 끔찍한 생각인가요! 질문에 대답해야 할때 굳이 질문이 나쁘다고 시련으로 치부해버리다니! 오 신부님, 인간은 아무리 살아봤자, 콩알만한 믿음조차 가질 수 없는 겁니다, 또한 하루에도 수 없이 종교를 포기하게 되지요, 그리고 이 모든건 주님의 용서로 해결됩니다, 인정하시지요 우리는 저 멀리 기독교란게 무엇인지 모르는 아시아인 같은 존재입니다, 하나님이 그들에게 기독교를 안믿은 죄로 무슨 벌을 내리겠습니까? 하물며 노력해도 콩알만한 믿음조차 없는 우리들은요?" 


"예브게니, 아닙니다, 당신의 생각과 말은 하나님이 당신의 신앙을 시험하고 있는 겁니다, 믿음이란 그렇게 이성적인 질문으로 답을 갈구하고 그러는 것이 아닙니다, 성경이 법전처럼 쓰여지지 않은 이유가 그러할 것입니다, 하나님이 우리 마음속에 잣대를 만든 까닭도 그러할 것입니다, 신앙은 답이 나오는게 아니라 느끼는 것입니다, 그렇기에 저는 당신이 말에 마음을 혹해서 신앙을 의심하지 않고, 저만의 잣대로 저를 평가해서 제 신앙이 훌륭하다고 판단할 것입니다."


"당신은 우스운 사람이군요 알렉산드르, 콩알만한 믿음이 없다면 기적을 사용할 수 없는데, 기적을 사용해서 제가 살인자인지 생존자인지 밝힐 수 없는 이 상황에,머릿속에 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의심을 모두 제쳐두고 시련이라 치부하며 미친 사람처럼 보고싶은 것만 믿겠다니요!" "가시오! 부탁하니 가버리시오! 만약 당신이 살인자라면 빨리 도망쳐야 하지 않겠소? 부탁이니 내 머릿속을 더 이상 휘젓지 말아주오!" 알렉산드르는 머리를 부여잡고는 고개를 빠르게 젓는데 마치 마귀랑 싸우는 것처럼 보였다. "하하하! 원한다면 가버리지요! 하지만 알렉산드르, 하지만, 나를 간밤에 죽였어도 신은 용서했을거요! 몸뚱이라도 보전해볼려고 하는게 미개한 우리에게 특별한 죄도 아닐테니!" 예브게니는 경멸조로 웃기 시작했다


 예브게니는 경멸만을 남기고 교회의 문을 열고 빠져나갔고, 드디어 다 끝났음에도 알렉산드르는 즐거움은 커녕 이상스럽게도 곁에 예브게니가 계속해서 말을 걸고 있다는 느낌을 지울수가 없었다, 심지어 자신의 생각마저도 예브게니의 목소리로 하게 되는데, 읆조리는 말들은 모두, 당신이란 인간은 신을 믿을 가치조차 없다는 이야기였다, 그 생각은 유리가 깨어나기까지 몇시간동안 결론을 내기까지 지속되었다


새벽녘에 일어난 유리는 깜빡 잠이 들었음에 자신을 질책했지만, 자기가 멀쩡하다는걸 알고 조금 다행스러웠다, 왜냐하면 예브게니가 한명만 죽일리가 없기 때문이다, 어쨌든 예브게니가 언제든 변심해서 목격자들을 죽여버릴지 몰라, 품에 두었던 칼을 챙기고, 방문을 열고 나갔는데, 교회 안에는 어디에도 예브게니와 알렉산드르 신부님이 없었었다, 의아해하며 교회당으로 갔을때 쯤, 알렉산드르 신부님이 무릎을 꿇은채 예수상 발밑을 부여잡고는 예수님을 보며 고개를 쳐들고는, 무언가 중얼거리고 있었는데, 살짝 미친사람처럼 중얼거리는 그 말은 이러했다


"이런 빌어먹을 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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