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민정(오른쪽)이 스페인 선수와 볼 다툼을 하고 있다.
 

여자 U-17 대표팀이 월드컵 조별리그 두 번째 경기에서 강호 스페인에 패했다.

 

김은정 감독이 이끄는 여자 U-17 대표팀은 20일(한국시간) 도미니카공화국 산토도밍고의 펠릭스 산체스 올림픽 스타디움에서 열린 스페인과의 2024 국제축구연맹(FIFA) U-17 여자월드컵 조별리그 B조 2차전에서 0-5로 졌다.

 

지난 17일 콜롬비아와의 조별리그 첫 경기를 1-1로 비긴 한국은 1무 1패(승점 1, 골득실 –5)에 그치며 B조 최하위가 됐다. 이어 열린 경기에서 미국(승점 3, 골득실 0)이 콜롬비아를 2-0으로 물리치고 2위로 올라섰고, 콜롬비아(승점 1, 골득실 –2)는 한국과 승점이 같지만 골 득실에서 앞서 3위를 마크했다.

 

2승으로 조 선두에 나선 스페인은 최종전 결과에 상관 없이 최소 조 2위를 확보해 8강에 진출했다. 한국은 오는 23일 예정된 미국과의 조별리그 최종전을 통해 8강행 여부를 가리게 됐다. 한국이 최종전에서 미국을 꺾고, 콜롬비아가 스페인을 이기지 못하면 한국은 8강에 오를 수 있다.

 

이번 U-17 여자월드컵은 16팀이 참가해 4팀씩 4개 조로 나뉘어 조별리그를 치른 뒤 각 조 1,2위가 8강 토너먼트에 진출한다. 이번 대회는 16개국 체제로 열리는 마지막 대회로, 2026년 대회부터는 24개국 체제로 확대된다.

스페인전에서 공격수로 활약한 한국희.

김은정 감독은 4-4-2 포메이션을 꺼내들었다. 한국희(울산현대청운중)와 케이시 페어(앤젤시티)가 투톱으로 나섰다. 양 측면은 서민정(경남로봇고)과 류지해(울산현대고)가 맡았고, 중원에서는 김예은(울산현대고)과 김민서(가정여중)가 호흡을 맞췄다. 포백은 박지유(예성여고)-노시은-신성희-신다인(이상 울산현대고)으로 구축됐으며, 골키퍼 장갑은 우수민(포항여전고)이 꼈다.
 

한국은 전반에 절호의 골 기회를 놓친 후 상대의 강력한 화력에 무너졌다. 전반 6분 케이시 페어가 오른쪽 측면을 무너뜨린 뒤 문전으로 내준 패스를 한국희가 왼발슛으로 연결했으나 상대 골키퍼 선방에 막혔다. 그리고 곧바로 1분 뒤 스페인의 파우 코멘다도르에게 헤더 선제골을 내주고 말았다.

 

리드를 내준 한국은 전반 32분과 추가시간에 각각 셀리아 세구라, 아이리스 애슐리 산티아고에게 잇따라 실점하며 0-3으로 전반을 마쳤다. 한국은 후반 2분 만에 페널티킥을 내줬고, 키커로 나선 엠마 모레노에게 추가 실점했다. 후반 45분에는 스페인의 알바 세라토가 우리 진영에서 무리한 태클을 하다 레드카드를 받고 퇴장 당해 우리가 수적 우위를 점했으나 시간이 부족했다. 오히려 후반 추가시간 아이노아 고메스에게 헤더 실점하며 다섯 골차 패배를 당했다.

 

경기 후 김은정 감독은 “스페인은 디펜딩 챔피언이라 쉽지 않은 경기를 예상했는데 역시 어려웠다. 득점 기회를 살리지 못한 게 아쉽다”며 “선수들을 최선을 다했다. 미국과의 3차전은 8강 진출의 고비인 만큼 철저히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2024 FIFA U-17 여자월드컵 조별리그 B조 2차전

한국 0-5 스페인

득점 : 파우 코멘다도르(전7) 셀리아 세구라(전32) 아이리스 애슐리 산티아고(전45+4) 엠마 모레노(후2) 아이노아 고메스(후45+3, 이상 스페인)

한국 출전선수: 우수민(GK), 박지유, 노시은, 신성희, 신다인(후37 김한아), 김예은(HT 남사랑), 김민서, 서민정, 류지해(후17 백지은), 한국희, 케이시 페어(HT 범예주)

 

글 = 오명철

사진 = 대한축구협회


스페인과의 경기에 선발 출전한 여자 U-17 대표팀 11명의 모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