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시판 즐겨찾기
편집
드래그 앤 드롭으로
즐겨찾기 아이콘 위치 수정이 가능합니다.
판지시르의 사자, 마수드(퍼옴)
게시물ID : history_1861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리볼버오셀롯
추천 : 7
조회수 : 2594회
댓글수 : 6개
등록시간 : 2011/06/26 14:26:44
"가장 나쁜 삶은 가난한 삶이 아니라 노예의 삶이다" - 아흐메드 샤 마수드(1953~2001)

여기 한 자루의 칼리슈니코프 소총과 한 권의 시집을 들고 자신의 전 생애를 조국 아프간의 자유와 독립을 위해 불꽃처럼 살다간 한 유목민 전사가 있다.

아흐메드 샤 마수드 (Ahmed Shah Massoud) 

마수드는 소련과의 10년 전쟁 (1979 - 1988)을 승리로 이끈 아프가니스탄의 전설적인 야전 사령관이었다. 천부적인 전략가, 탁월한 군사 전문가였던 마수드. 사람들은 그가 밥 딜런을 닮았다고도 말했고 체 게바라를 닮았다고도 했다. 그를 따르는 수식어는 수없이 많다. 그러나 아프간 사람들에게는 신앙이자 전설인 마수드에게 가장 어울리는 이름은 판지시르의 사자 일 것이다.

판지시르 계곡은 마수드 군대의 본거지였다. 또한 판지시르 계곡은 소련 붉은 군대의 무덤이기도 했다. 최신 전투기와 장갑차 그리고 붉은 군대의 막강한 전력으로도 판지시르 계곡에서 칼라슈니코프 소총 한자루를 들고 싸운 이 초라한 아프간 게릴라들을 이기지 못했다. 소련군은 판지시르 계곡에서 전멸 당했고, 아프간에서 철군했다. 그 후 사람들은 마수드를 판지시르의 사자라고 불렀다.

마수드는 10년 동안 소련의 붉은 군대와 싸웠고 다음 10년은 미국과 파키스탄이 지원하는 탈레반과 싸웠다. 편하게 사는 방법이 없었던 것은 아니었다. 유혈도 없고, 죽음도 없고, 과부도 고아도 없는, 더 이상의 폭격도, 폐허도 없는 삶, 안락함이 오후의 햇살처럼 고요하게 펼쳐지는 삶, 마수드에게 그런 선택도 있었다.그는 단지 성으로 들어가기만 하면 되었다. 하나는 소련이 주인으로 있는 성이었고, 다른 하나는 미국이 주인으로 있는 성이었다. 한 번만 백기를 들어주면 되는 것이었다. 적들은 환영할 준비가 되어 있었다. 열강이 만든 성곽속에는 굴욕적이었지만 평온한 평화가 있었다. 그러나 마수드는 그 길을 택하지 않았다.

마수드는 말했다.

“가장 나쁜 삶은 가난한 삶이 아니라 노예의 삶이다.”

1998년, 소련과의 긴 전쟁에서 승리한 후 그의 삶에 잠시 평화가 깃드는 듯 했다. 그러나 그는 아프간 내부의 또다른 적인 탈레반과 다시 전쟁을 시작해야 했다. 마수드는 테러리즘을 싫어했다. 그는 평생 아프간의 사막과 거친 계곡을 떠돌며 게릴라전을 펼쳤지만, 한번도 테러리즘을 인정하지 않았다. 게릴라전은 빈자(貧者)들의 전쟁이지만 테러는 전쟁이 아니라 무고한 생명을 담보로 하는 협박이었다. 마수드는 소련이나 미국 같은 강대국과 불리한 전쟁을 치루면서도 한번도 테러를 저지르지 않았다. 자신의 정의를 위해 무고한 생명을 담보로 하지 않았다. 이것이 마수드가 탈레반에 맞선 이유다.

마수드는 수도 카불에 입성해서 정권을 장악했지만 탈레반이 카불을 폭격한다고 협박하자  탈레반에게 무혈로 카불을 넘겨주고 다시 판지셰르로 돌아간다. 카불의 무고한 시민들이 피해를 입을 것을 우려했던 까닭이다. 그러나 카불은 결국 탈레반에 의해 폐허가 되었다. 1993년, 프랑스의 기자 퐁피이는 폐허가 된 카불의 거리에서 울고 있는 마수드를 보았다. 기자는 “그가 우는 것을 본 것은 그때가 처음이자 마지막이었어요”라고 말했다. 

탈레반은 9.11전에 왜 마수드를 먼저 죽여야 했을까? 마수드는 알카에다나 탈레반이 미국 본토에 심각한 테러를 저지를 것이라고 누차 경고했다. 그러나 그 누구도 마수드의 말을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았다. 미국은 마수드의 말을 이해하지 못했거나 아니라면 이해하지 않으려고 했던 것이다. 또한 미국에 맞서기로 결심한 탈레반에게 마수드는 너무 강력하고 불편한 적이었다. 

탈레반의 입장에서 마수드는 협상이 불가능한 평화주의자였고 고지식한 원칙주의자였다. 마수드가 암살당하고 이틀후 세계무역센타는 거짓말처럼 무너져내렸다. 

*비록 결과론적인 말이지만 어쩌면 마수드야말로 아프가니스탄의 현실에서는 가장 현실적인 지도자였을지도 

하고 생각을 해봅니다. 소련과의 10년 전쟁이 끝나고 아프가니스탄에게 필요한건 탈레반의 가혹한 신정정치

가 아닌 바로 평화와 안정이었습니다. 하지만 탈레반정권은 이런 기대를 산산이 부숴버렸고 이러한 지나친 

인권탄압은 결국은 미국의 침략을 끌어들이는 하나의 요인으로 작용했습니다.  결국 그들은 자신들의 권좌

는 물론 조국 아프가니스탄까지도 미국의 반 식민지로 만들어버리는 우를 범하고 말았습니다. 하늘에 있는 

마수드가 이 광경을 지켜본다면 과연 무슨 생각을 할지? 두번째 눈물을 보이고나 있지 않을지....하지만

그는 진정으로 바랄겁니다. 

 이 세상 모든 이들의 평화를 

국적도 종교도 이념도 성별도 

차별받지 않는 모든 이들의 자유를 ..... 

 그것이 바로 마수드가 그토록 이상적으로 삼았던 삶의 의미입니다.

전체 추천리스트 보기
새로운 댓글이 없습니다.
새로운 댓글 확인하기
글쓰기
◀뒤로가기
PC버전
맨위로▲
공지 운영 자료창고 청소년보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