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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아비판
게시물ID : sisa_18612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혜나아빠
추천 : 4
조회수 : 239회
댓글수 : 3개
등록시간 : 2005/12/19 14:07:11
먼저 지금의 글이 특정인 또는 특정 의견을 가진 분들을 옹호하자는 것이 아님을 말씀드리겠습다.

'자아비판'
지금은 그 느낌이 많이 퇴색된 것 같지만, 국민학교(71년생에게는 국민학교였던...)시절 도덕시간에서 배웠던 '자아비판'이라는 말은 공산주의 특히 북한에서 주민들에게 강요하는 아주 나쁜 행위로 기억됩니다.그후 자아비판이란 우리나라 - 민주주의와 사회주의의 차이가 아닌 우리나라와 같은 좋은 나라에서는 해서도 안되며 강요해서도 안되는 것 처럼 느껴지는 일이었습니다. 그리고, 문득 21세기 첨단의 시대. 동서의 벽이 허물어지고 세계의 장벽이 사라져가는 시대에 와서 다시 한번 '자아비판'이라는 말의 뜻을 되새겨 보게됩니다.

요사이 '시게'에서 - '시게'뿐만이 아닌 눈과 귀가 있는 사람들이라면 누가먼저랄 것도 없이 한번쯤은 논하게 되는 '황우석박사의 2005년 사이언스 논문의 진위여부'에 대한 의견과 글들을 읽어보면서 그 진위여부와 아울러 여기까지 오게된 과정의 한발짝 한발짝이 지나쳐 왔던 수많은 의혹과 편법에 대한 왈가왈부가 여전히 '나'에 대한 비판이 아닌 '너'에 대한 비판으로 치우쳐저 있는 것 같아 아쉽기만 한 것 같습니다.

'황빠' 또는 '황까'라는 자극적인 표현속에는 이미 '나의 연애는 로맨스'지만 '너의 연애는 불륜이다'라는 함의가 담겨져 있고 '너의 비판은 현명한 나에 대한 폄하'이고 '나의 비판은 무지한 너에 대한 논리적 설명'이라는 우월의식 또한 포함이고 있는 듯 합니다. 이런 상황에서 상대방의 어떤 주장이나 설득이 그것이 아무리 논리적이라 한들 나에게 수용될 수 있을까요. 그래서 인지 한쪽의 글에는 한쪽의 입장만 보이고 다른 쪽의 글에는 다른 쪽의 입장만 보일 뿐 상대방의 글 속에 포함되어 있는 사실과 진실에 가까운 내용에 대해서는 전혀 수용하는 내용은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다시 처음의 주제로 돌아가 보겠습니다. '자아비판!' 사회주의 국가에서 나와 다른 이데올로기를 가진 집단의 숙청을 위한 방법으로 악용되기 했던, 우리의 의식속에 막연하게 '좋지 않은 그 무엇'으로 각인되어 있는 '자아비판'의 칼날을 이제 눈 앞에 보이는 상대방이 아니라 바로 '자기자신'에게 들이 델 때가 아닐까요. 이 얘기는 비단 '황우석박사'와 'MBC'의 상황에만 국한되지는 않는 것 같습니다. 살아가면서 나와 다른 이념이나 의견을 가진 상대 - 또는 집단과 맞닥뜨렸을 때 나의 주장을 논리적으로 상대방에게 설득시키는 것도 필요하지만 상대방이 제기하는 나의 주장 속에 들어있는 치명적 오류 또한 스스로 돌이켜 보고 수정할 줄 아는 용기도 필요하지 않을까요.

韓愈의 [師說]編에 보면 '孔子曰 : 三人行, 則必有我師'란 글이 나옵니다. 나와 다른 두명 중에도 섬겨야할 스승이 있는데 하물며 수 많은 논객들 중에는 섬길만한 스승이 없을까요? 조금은 냉정하게 이제 자신의 얘기가 아닌 상대방의 얘기에 귀를 기울여 보면 어떨까 합니다. 분명 '황까'가 모두 '황빠'를 싫어하는 것은 아니며 '황빠'역시 모두 '황까'를 미워하지는 않을테니까요. 세상은 이렇게 양분되어 살아가기에는 너무나 흥미롭고 복잡하며, 재미있는 곳이라고 지금까지 믿고 살아왔습니다.

네티즌들의 수 많은 토론 공간 중에서 가장 합리적이고 이성적이라는 생각을 갖게 하는 '오유시게'를 사랑하는 사람 씀.(부끄런운 글 끝가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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