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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펌]불법 파일 업로드님 죄송합니다 고소 취소하겠습니다
게시물ID : humordata_846336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우두두두
추천 : 13
조회수 : 1192회
댓글수 : 5개
등록시간 : 2011/08/07 08:27:33
가끔 TV 같은 데서 저작권 단속을 두고
작가는 돈독 오른 가해자.....,
불법 파일 유포하다 고소장 받은 학생들은 피해자처럼 연출되는 것을 보며
이해가 안 가서 뒷머리를 긁곤 했는데....

오늘 믿을 수 없는 일이 눈앞에서 일어났다.

11시간 전인 저녁 무렵, OO아파트에 위치한 우리 작가사무실로
같은 아파트 단지 내의 ●●●동 반장이라는 분이 찾아왔다.

문을 열어보니, 불법 파일 유포로 고소장을 받은 고등학생의 어머니가
이 아파트 ●●●동 반장인 친구분을 앞세우고 직접 압박을 넣으러 방문한 것.

처음엔 이유도 말 않고 그 작가분을 찾으시더니만,
출판사 사람과 회의하러 나가셨다고 하니,
그제야 방문 이유를 말하며 그 작가 올 때까지 안에서 기다리겠다고 하시었다.


몇 시에 오든 상관없이 기다리겠다며.



정중히 사양했더니, 그럼 지금 전화로 연락해달라셨다.
그래서 다시 그건 좀 곤란하다고 말씀드렸다.



그러자 그럼 그 반장네 집에서 두 분이 몇 시까지든 기다리고 있을 테니
작가분 오는 대로 꼭 연락 달라고 하시었다.


뭔가 남편의 불륜 상대를 찾아온 아주머님 연합 같은 기백에,
일단 조용히 연락처를 받고 1차 만남은 종료.



시간이 흐르고, 드디어 회의 끝난 작가분과 연락에 성공.
그러나 해당 작가분은 오려면 시간이 걸리고, 밤 10시는 다 되어가고,
더 기다리게 했다간 두 분이 다시 몰려오실 기세고.....



더구나 아시는 분은 아시겠지만
작가와 법무법인 측과의 저작권 단속 대행 계약 체결시엔,
작가가 직접 저작권 단속에 관여하지 말아야 하고
그러다 법무법인 측이 손해 입으면 배상하라는 내용이 들어 있다.



어쨌든, 그래서 하는 수 없이 내가 발신자 표시 제한으로 대신 전화.
한 1-2분 조곤조곤 현 사정 설명을 했더니,
그냥 고소 취하하면 되는 거지 왜 그러냐며 이후 호통을 치기 시작.


이후 28분 49초 동안 두 어머님의 호통은 쉴 새 없이 이어지고....



‘인생 그렇게 살지 말아요!’,

‘다 큰 어른이 그 어린 것을! 응?! 고소나 하고 말이야!’,

‘아니, 금송아지처럼 귀한 건 집 안에다 놓고 밖에 내놓질 말아야지!

약 올리는 것도 아니고, 왜 애초에 (그 책을) 인터넷 같은 데 나돌아 다니게 만들고선

애가 그거 좀 보고 친구한테 줬다고 고소를 하고, 응! 그게 말이 돼?!’

‘사회에 도움이 되는 일을 하고 살아야지.’,

‘창문으로 뛰어내린다는 걸 내가 말렸어요! 우리 애가 자살하면! 응! 당신이 책임 질 거예요?’,

‘고2면 지금 한창 공부해야 될 때인데, 그 어린 것이 이거 땜에 공부도 못하고!’

‘당신들처럼 환타지아? 뭐 그런 글이나 쓰고 하는 사람들이 모여 있는 걸

부녀회가 용납해줄지 난 모르겠네!’

‘내가 이 동네, 아파트 사람들한테 다 얘기해서……!’



등등등의 말이 온 사무실을 울렸다.(스피커폰도 아니었는데 목소리가 하도 커서.)


마무리로 ‘아무튼 됐고! OO일이 재판일이니 그 전까지 고소 취하해요!’
이러고 뚝 전화를 끊는 바람에 대화(?)는 그대로 종료.



듣자하니 두 사람 말을 요약하면 지금 대략 이런 상황.


1. 작년부터 지금까지 합의는커녕, 부모가 법무법인 사무소 출석도 하지 않고 버티다 재판일 잡힘.


2. 법무법인은 부모가 가볼 필요 없어서 안 가고 작가 집으로 찾아옴.

3. 환타지가 나쁜 글이라, 계속 불법 파일 다운 받아서 읽는 걸 못 끊고
    어린 애가 (글로벌) 친구들에게 공유 정신 좀 발휘한 거임.

4. 그런 이상한 환타지 작가들 모여 사는 곳, 부녀회를 통해 조치를 취하겠다.



덧붙여, 이 작가사무실을 두고 ‘우린 그 작가네 집인 줄 알았는데!’라고 한 걸 들으면....
두 분이 예상한 시나리오는 두 사람을 맞이하는 대상이
작가분의 여섯 살배기 딸, 여덟 살배기 아들, 그리고 부인이라는 건데....


전투 게이지 100%로 거기 가서 뭘 하시려고 그런 걸까.



취하 안 되면 다음 주에 또 몰려올 분위기.

..........책 써서 죄송합니다.
제발 오지 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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