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컴퓨터 공학과를 나오면 프로그래밍을 할 줄 알아야 한다?
게시물ID : programmer_18629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잠이오네요
추천 : 5
조회수 : 1326회
댓글수 : 10개
등록시간 : 2016/10/06 16:04:14
컴퓨터 공학(Computer Engineering)은 말 그대로 컴퓨터의 모든 것에 대한 공학입니다.

엄첨깊은곳부터 시작하면 회로 이론에서 시작해서, CPU가 작동하는 원리와 메모리에 정보가 전자적으로 저장되는 원리, 

그리고 각 장치가 상호 통신하는 규격과 원칙들, 컴퓨터 간의 통신을 위한 내용과 아날로그-디지털 변환, 

단순한 연산들을 모아서 프로그램을 만드는 컴파일러와, 각 장치들을 조율하기 위한 OS까지 전반적인 영역을 다룹니다. 

프로그래밍 방법론을 다루는 소프트웨어 공학이 선택 전공인 학교도 많고요.

보통 학부에는 이 방대한 영역을 다 다루기 힘들기 때문에 전반적으로 개론수준에서 배우고, 석/박 하면서 진짜 전공이 생기죠.

그래서 최근에는 정보통신, 멀티미디어, 소프트웨어 공학 등 좀 더 특화된 학부들도 많이 생기는 추세고요.


이런 의미에서 컴퓨터 공학과를 졸업했을 때 프로그래밍을 잘 할 줄 알아야 한다는 말에는 공감하기 힘듭니다.

프로그래밍은 대체적으로 기술이고 대학이 기술자가 아닌 학자를 교육하듯이 컴퓨터 공학과에서 프로그래밍하는 법을 배우지 않습니다.

컴퓨터를 만들고 시스템이 구성되는 원리를 가르치고, 공학자를 교육하니까요.

컴공 석/박들이 현업 개발자들보다 프로그래밍 잘 못한다는 것도 당연한 말이죠, 

그사람들은 연구를 위한 구현만 할수 있으면 충분한 수준의 프로그래밍만 익혔으니까요.

그래서 위 질문은 마치 자동차 공학과를 졸업한 사람에게 너 왜 차 수리 못해주냐 와 비슷한 수준의 말이라고 생각합니다.


보통 학부 커리큘럼 보면 프로그래밍은 배운 원리를 실제로 구현하는 기술 중 하나로 다루고, 깊지 않은 수준에서 배웁니다.

코딩 자체를 배우는 건 3~4과목 분량밖에 안되고, 프로그래밍을 해야만 하는 과목은 대부분 선택 전공이고

그나마도 프로그래밍 자체를 다룬다기 보다는, 과제 완성을 위해 프로그램을 만들어야 하는 수준입니다.

게다가 프로그래밍이 필요한 선택전공을 다 꽉채워 듣는다고 하여도 합쳐서 대체로 40학점 분량도 안됩니다.

 2년제 기술학교에서 프로그래밍만 꽉채워 듣는것보다 적은 수의 학점만 프로그래밍 학습에 사용하는거죠.

물론 최근에 대학 취업률 관련 압박이 심해지다보니 교수님들도 프로그래밍 자체를 강조하는 추세이긴 하지만요.


다만 이런 원리를 잘 배운 공학자라면 프로그래밍을 배울/할 때에도 자신의 지식을 적절히 활용 할 수 있다고 생각하고, 

컴퓨터 공학과를 졸업한 사람이 적당한 프로그래밍 수련을 받으면 좋은 프로그래머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이런 공학적 지식과 프로그래밍 기술을 적절히 사용할줄 알아야 좋은 개발자라고 할수 있겠고요.

프로그래머가 되고자 하는 중/고등학생 들에게 컴퓨터 공학과 진학을 권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결론적으로 컴퓨터 공학과를 졸업했으니 프로그래밍을 잘 할 수 있어야 한다는 말은 

컴퓨터 공학이라는 학과의 원래 취지와는 다른 말 같습니다.

최근들어 학교의 등급을 취직률로 나누느니 하면서 대학을 기술학교 취급하는 경우가 많아진 게

이런 사회 경향에 영향을 끼친게 아닐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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