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자기 경희대 패륜녀 얘기 나오길래... 네이버에 한 번 쳐봤습니다. 인간으로서 마땅히 해야 할 도리에 어긋나는 일이라고 돼 있네요. 그런데 여러분들이 쓰는 패륜은 이와는 조금 다른 뜻으로 쓰는 걸로 압니다. 부모-자식, 혹은 스승-제자처럼 상하관계에서 낮은 쪽에 위치한 사람이 높은 쪽에 위치한 사람에게 하극상을 저질렀을 때 주로 패륜이라고 표현하죠. 예를 들어 우리는 선생님이 학생을 마구 때릴 때보다 학생이 선생님(왜 선생에만 님자가 붙는지도 모르겠네요)을 마구 때릴 때 더 큰 비난을 가하지 않습니까? 둘다 똑같은 상황이어도 선생님은 뭔가 이유가 있어서 때린 것처럼 생각할 거구요...
하지만 말입니다. 그게 상하관계를 어겼다는 점에서만 문제가 될까요? 인간은 나이, 지위를 막론하고 모두 평등합니다. 부모-자식, 선생-제자 는 그냥 서로 같은 인격체일뿐입니다. 게다가 이 사건의 경우 실제 부모 자식 관계가 아니라 나이대가 그럴 뿐입니다. 따라서 말 속에 수직적 상하관계를 전제한 패륜이 아니라 뭔가 다른 말을 써야 하지 않을까요? 중요한 건 아랫사람이 윗사람을 잘못 대했다는 점이 아니라 같은 인간 대 인간으로 잘못을 했다는 점이니까요.. 패륜이라는 말 속에는 윗사람은 아랫사람을 막 대해도 된다는 의미가 내포돼 있는 것 같아 좀 보기 그렇습니다. 상하관계에 상관없이 모든 인간은 타인을 자기와 동등한 인간으로 대접해야 한다는 뜻이 내포된 새로운 단어가 필요해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