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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명적 아름다움
게시물ID : sisa_186361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악진
추천 : 3
조회수 : 326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2/04/08 18:57:01
눈 돌리는 모든 곳에 존재하는 모델들의 사진은 여성을 자신들에 대한 혐오로 밀어 넣는다. 그리하여 어마어마한 에너지를 그 혐오와 싸우기 위해 소비하게 한다. 날씬해지려는 강박관념은 일종의 죄책감을 만들어내기까지 한다. 자신의 육체는 자아와 아무런 연관이 없는 하나의 전시용 오브제 같은 것이 되어버린다. 이러한 광기의 결과는 시간과 돈, 에너지의 낭비에서 그치지 않는다. 마음에 들지 않을까봐, 기대에 부응하지 못할까봐 갖게 되는 두려움은, 사람들을 외부의 판단에 굴복시킨다. 사랑받지 못할까봐 걱정하고, 타인의 시선을 신경쓰는 태도는 정신적인 불안과 스스로에 대한 부정적 평가로 해석되고, 이는 여성의 모든 삶의 영역에 영향을 미친다. 여자들은 자신의 평안함, 이익, 감정을 먼저 살피기 전에 스스로를 남자들을 유혹할 수 있다고 미디어가 말하는 스탠더드한 기준에 맞추게 된다. 그렇게 끊임없는 복종의 상태에 놓이면서, 자신이 세운 목표를 향해 나아가는 대신, 자신을 찬미하는 남성의 기쁨에 봉사하기 위해 스스로를 내던지게 되는 것이다. 그러므로 외모에 관한 문제는 여성의 모든 삶의 영역에서의 권리의 문제에 대한 열쇠가 될 수 있다. 

그럼 왜, 우린 이토록 외모의 폭정에 스스로를 굴복시키게 된 걸까? 그건 우리가 지금 매우 어두운 시절을 살고 있기 때문이란다. 경제적·환경적인 위기와, 휴머니스트적·정치적인 희망이 붕괴했고, 돈이 모든 것을 지배하는 이 타락한 시대. 이 모든 상황은 개인이 미래에 자신을 내던지기 어렵게 한다. 개인적으로나 집단적으로나, 자신의 이미지를 가꾸는 것은 우리가 할 수 있는 최후의 이상적 행동이 돼버리고, 유행이나 외모는 환각적 피난처가 되기 때문이다. 성형인구의 비율이 높아질수록, 왜 우울증 환자는 더 증가하는지, 한 줌의 클리셰로 집약된 오늘날의 아름다움에 바쳐진 이 헛된 열망을 한꺼풀 벗겨보면 알게 된다. 결국 그 모든 것의 배후는 자본의 독재였다.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1204062048555&code=900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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