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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내 딸 가빈이에게 시즌 4
게시물ID : humorbest_186719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이대리Ω
추천 : 128
조회수 : 3621회
댓글수 : 6개
베스트 등록시간 : 2008/01/04 17:02:58
원본글 작성시간 : 2008/01/04 16:24:45
사랑하는 내 딸 가빈이에게 가빈아! 장난감을 사서 돌아오는 길. 차 안에서, 넌 정신 없이 장난감만 바라보더라. 엄마와 아빠는 무서운 이야기가 오고 갔단다. 엄마가 씽긋 웃으며 아빠를 쳐다 보더라. 사악한 기운이 느껴지더라. 엄마는 네가 발레를 했으면 하더라. 재롱잔치에서. 발레를 하는데 전통무용이 되어 버리는, 니 모습을 보고도 그런 생각을 해내다니. 엄마네 행성에서는 어쩔지 몰라도, 지구에서는 어림 없는 생각이란다. 아빠가 설명을 하자, 엄마도 뭔 생각 했는지 한숨을 쉬더라. 눈 앞에 너에 전통무용이 상영되고 있나 보더라 갑자기 화제를 바꾸더니, 니가 논술에 소질이 있단다. 학습지 선생님이 그랬단다. ‘왜! 미, 적분에 소질 있다는 말은 안 하디?’ 라고 아빠가 말했더니. 대뜸 조기교육이 중요하단다. 논술을 준비시켜야겠다고 하더라. 대꾸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는데, 엄마의 표정을 보니 대꾸할 필요가 있겠더라. 교육열이 맹모에 비견될 만 하더구나 이점이 아빠가 맹모를 싫어하는 이유이기도 하지만. 말이 나와서 하는 말이지만. 니가 엄마 뱃속에 있었을 때. 엄마는 태교에 중요성을 심각하게 믿고 있었단다. 아빠가 개고기 먹는 것을 반대했었단다. 근처에 가는 것도 싫어했단다. 개고기가 태교하고 무슨 상관이 있냐고 했더니, 도살하는 방법이 잔인해서 태교에 안 좋다고 하더라. 자기가 먹는 소고기와 돼지고기는 자살했다고 믿고 싶은 눈치더라. 아빠는 가빈이가 건강하게만 잘 자라주었으면 한단다. 엄마에겐 씨알도 안 먹히는 말이지만. 아빤 고등학교 때까지 반에서 50등 안에 들어 본적이 없단다. 학생수가 55명, 앞에서 보다는, 뒤에서부터 세는 게 훨씬 빠른 숫자란다. 물론. 나이 먹어서 대학 들어 갈려고 고생 바가지로 했지만 말이다. 지금은 나름대로 잘 살아가고 있다고 자부 한단다. 가빈이도 하고 싶은 것 하면서 자라줬으면 한단다. 엄마 얼굴보고 뒤로 자빠질 뻔 했단다. 엄마 눈이, 팬더 눈이 되어 있더구나. 눈꺼풀이 쳐져서 어쩔 수 없이 수술을 했다고 하더라. 그말이 사실이라면,수술할 곳이 몇 군데 더 있는 것 같다고 했더니, 날 보며 가볍게 웃더라. 순간 소름이 돋더구나. 눈앞에서 사라지라고 했더니. 번쩍, 눈앞에서 사라지더라. 이게 남편 눈을 손등으로 쳐! 너랑 부딪친 건, 엄마가 아빠를 쳤기 때문이다. 엄마 품에 안겨, 아빠에게 손가락질을 하다니. 너 우는 소리와 엄마의 악쓰는 소리가 120데시벨은 되는 것 같더라. 정말이지 벌어진 입을 다물 수 가 없더구나. 독한 것. 아! 독한 것들 사랑하는 가빈아! 지금 와서 생각해보면. 결혼식에서 아빠는 지키지 못할 선서를 하였던 것 같다. 하기야, 주례선생님에게 ‘좀 살아 보다가 대답 하겠습니다’ 라고 말할 수 는 없더라. 평생을 사랑한다니, 이게 말이 되니. 결혼 후 7년이 지난 지금, 엄마는 치를 떨지만. 예상하지 못한 엄마 행동에 입이 쫙쫙 벌어지는 것은 아빠도 마찬가지란다. 하지만. 올해 안으로 사라질 것들, 두 가지를 아빠는 알고 있단다. 아빠친구, 주열이 아저씨의 머리카락과 엄마의 대한 아빠의 실망감이란다. 주열이 아저씨의 머리카락은 알아서 사라질 것이니 신경 쓸 거 없단다. 엄마의 대한 아빠의 실망감은 엄마랑, 아빠랑, 가빈이의 노력에 의해서 사라질 것이다. 엄마가 더 많이 노력 해야겠지만. 엄마의 주장에 따라, 육식을 줄이고, 발효식품을 많이 먹도록 하자.. 넌 김치, 아빠는 맥주를. 막걸리도 발효식품이란다. 마지막으로. 니가 써서 보여준 아빠의 이름과 너의 미소는, 소주 한 박스와도 바꿀 수 없다는 생각이 들더구나. 그런걸 효도라고 하는 거다. 발레, 논술, 아빠는 이런 것 필요 없단다. 글씨나 좀 제대로 써라, 삐뚤삐뚤…… 가빈아 사랑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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