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장 지킴이 '구리'
진도에서 건너왔다.
사랑하는 조카들이
너구리 닮았다며 지어줬다.
부르고 보니 정말 너구리같긴 하다.
안아서 차에서 내리려고만 해도
배 깔고 엎드려 오줌을 지리던 녀석이
하루만에 밀당을 하기 시작했다.
밤새 낑낑대며 침대 밑에서 보채는 바람에
두 시간 자고 출근해서
별을 헤아리며 일을 마쳤다.
종일 따라다녀 내 손이며 발목은 침범벅이 됐다.
이리 똥꼬발랄한 녀석이
포복의 정석을 보여주며 그리 속을 썪였다니......
덕분에 하루가 즐거웠다
돌아서는 발걸음이 꽤나 무거웠지만,
십만원을 들여 원목으로 지은 하우스에
무척이나 애착을 보이는 녀석이
한편으로는 대견스럽다.
새집에서의 첫날밤인데
혹여 밤새 비가 내리면 어쩌나 염려스럽다.
정성들여 배수로를 손 봤으니
원목하우스에 꼼짝않고 있음 괜찮을 것 같긴 하지만서도......
구리야!
30여 년 전 우리집 뽀미보다는
아직 덜 사랑스럽지만
뽀미만큼이나 곁에 있어줬음 좋겠다.
'건강하게 자라만 다오'
그나저나
가시지않은 거실의 쉬야 향기는
어떻게 처리한담.
양이...... 내가 싸놓은 줄 알았네.
써글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