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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어탕(장어탕)먹는 개인적인 취향
게시물ID : cook_187123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papercraft
추천 : 4
조회수 : 598회
댓글수 : 2개
등록시간 : 2016/08/31 14:30:31
 
 
주문하고 기다리면 딱 뚝배기에 펄펄 끓어오르는 상태로 도착합니다.
그러면 같이 앉은 사람들은 마늘에 산초에 다진 고추에 이것저것 나오는 걸 먹고 휘휘 젓죠.
그럼 전 어떻게 먹냐구요?
 
 
보통 가게를 보면 마늘은 종지 사이즈로 줍니다. 한 상에 한 종지씩.
일단 차분하게 남들이 덜어가기를 기다립니다.
그리고 묻습니다.
 
 
"님들 더 안넣어요?"
"ㅇㅇ 다넣음. 근데 님은 안넣음?"
"님은 안넣고 먹나보네요."
"저도 넣어야죠. 근데 진짜로 더 안넣을거임?"
"안넣는다니까."
"오우케이 -_-/"
 
 
일단 남들이 덜고 남은 마늘을 싹 부어넣습니다.
그리고 잠시 고민합니다. 그리고 보통 이렇게 흘러갑니다.
 
 
"사장님, 마늘 쫌만 더 갖다주십쇼 -_-/"
"...넴?"
"마늘요, 마늘. 다진 마늘 좀 더 가져다주십쇼."
 
 
일단 가게 주인을 당혹스럽게 만들죠. 보통 마늘은 더 달란 소리 안나올테니까요.
'이쪽 테이블 사람들이 전체적으로 마늘을 많이 넣나보다'라는 생각을 하시고 들고들 오십니다.
 
 
 
그리고 받자마자 그건 제 뚝배기 안으로 쏙 들어갑니다.
탈탈탈
 
그걸 본 사장님들은 보통 이런 반응입니다.
 
 
"그, 그래 넣으면 안맵십니꺼?"
"갠찮아요 전 늘 이렇게 먹으니까요. 여기요 -_-/"
"아, 넵...."
 
 
그리고 종지를 반환한 뒤.... 기다립니다.
남들은 헣후헣후 어 뜨겁다 아우 씨 혓바닥 외칠 때 휘휘 잘 저은 뒤 뚝배기를 노려봅니다.
사실 그냥 바라보지만 눈매가 더러워서 노려보는 것처럼 보임.
 
 
"...님 안먹음?"
"뜨겁잖아요. 좀 식을 때까지 기다릴거임 -_-/"
 
 
그리고 좀 기다려 줍니다.
종종 분위기에 휩쓸려서 넣자마자 숟깔을 들이댄다?
산초따위 넣지않은 뚝배기에서 알싸한 국물맛이 느껴지실겁니다.
'어우 시발 난 너무 조급했어 이 패스티스트새끼'라고 중얼거리며 놓습니다.
가끔 휘휘 저어주기도 합니다.
 
 
그렇게 좀 식을 때까지 기다리면?
뚝배기 열로 다진마늘들이 싹 익어버리면서 마늘의 알싸함도 팍 사라지고,
남은건 오직 천국행 국물만이 남죠.
그리고 폭풍드링킹. 조신하게 한 숟깔 떠먹고 밥그릇에서 좀 떠먹는 척 하다....
그냥 밥그릇째 다이빙시키고 그냥 미친듯이 퍼먹는겁니다.
그럼 주변에서 이렇게 묻겠죠.
 
 
"님 그거 안매움?"
"매우면 제가 이렇게 먹겠습니까 -_-/"
"어, 어 그래...."
 
 
 
개인적으로 산초의 그 시큼하고 알싸한 느낌이 싫은데 다른 거로 뭐 어떻게 대처를 해볼까 싶어서 마늘을 땜빵치다 발견한 노하우입니다만,
이제는 그냥 본격적으로 때려박고 먹습니다.
취향 따라 마늘을 잡아넣는 수는 있긴 합니다만 그거랑은 좀 다릅니다.
다 때려박은 마늘의 매운맛을 뚝배기 열기로 조진 뒤에 먹는 거니까요.
 
 
혹시라도 시도해실 분이 계시다면 이것만 명심해 주세요.
조급하게 숟가락 갖다대시면 지옥을 맛보실겁니다. 
남들의 우려가 현실로 되어 혓바닥에 강림
뜨거+매워+알싸해+으아아 나는 뭔짓거리를 하는 것인가
 
 
p.s 이 조합을 제가 좋아하는 이유 중 하나가 뭐냐면....
추어탕이나 장어탕에 반주 들어갈 때 이게 제일 잘 넘어감
아니, 사실 이렇게 먹으면 자연스럽게 땡김.
다만 대낮에 먹는 일이 많은 이런 메뉴에 쐬주가 끼는 건 좀 힘들긴 하죠.
 
 
p.s 2 이걸 어르신 앞에서 시전하면 대충 이런 반응입니다.
 
"니 그래 느 무면 쏙 베린다."
"아가 와 밥상머리서 요상한 짓을 해쌌노??"
"하이고! 쟈 희한케도 묵네. 아햝햝햝햝!"
"...갠찬나?"
 
헌데  '산초를 싫어해서 대신 많이 넣는 거에염 -_-/'이라고 대답하면 다들 넘어가십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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