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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유인의 사랑
게시물ID : humorstory_187160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다이나믹
추천 : 5
조회수 : 604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0/05/24 23:29:36
안녕하세요 다이나믹 입니다.

오늘의유머 여러분 사랑해요~!

1.
나는 정말 운이없는 놈이었다.
나는 키도 작았고, 공부도 잘하지 못했고, 운동도, 거기에 외모까지 잘생기지 못했다.
(물론 못생기고, 공부를 못하고, 운동도 못한다고는 생각안한다. 잘하지 못할뿐이지..)


길을 걷다가 동전이 떨어져 있어서 허리를 숙이고 동전을 주울려고 하는데, 마침 지나가던 새가 나의 등에 똥을 쌌고, 두꺼운 패딩을 입고있었던 나는 그 느낌을 못받았을 뿐이고, 게다가 동전인줄 알었던 물체는 그냥 동전보다 무거운 쇳덩이여서 던졌고, 그게 지나가던 아이 이마에 맞아, 아이 엄마한테 무지하게 욕을 얻어먹은 후, 우울한 감정에 사로잡혀 버스정류장에 서있는데 건물유리에 비친 나의 등을 행위 예술로 바라볼 수 없는 심정.

물론 이런류의 재수 없음은 아니었고, 남들과는 다른 평범함이 부족했던 것 같다.

내가 사는곳은 일종의 고시원 이었는데, 취사가 불가능해서 항상 식사를 밖에서 해결하거나, 안그러면 컵라면이나 김밥등을 사서 간단히 집에서 먹어야했다.

나 혼자만 이런 느낌을 갖는지 모르겠는데, 밖에서 혼자 사먹는거 보다 편의점에서 컵라면이랑 삼각김밥을 사서 집에서 티비를 보면서 먹는게 더 마음이 편하다. 
그래서 나는 학원이 끝나고(군 제대후, 아직 복학을 안했다.) 집에 오는 길이면 편의점에 들러 저녁거리를 사서 들고오곤 했다.


편의점은 집에서 내려오면 큰길가에 있었는데, 크기는 생각보다 작았다. 거기에는 내가 가는시간때면 항상 남자 알바생만 있었는데 어느날은 한 여자알바생이 있었다.

2.

2009년 10월 나는 추석에 집에 갈 생각이 별로 없었지만, 고시원 식구들이 모두 고향으로 떠날 채비를 하자, 나도 마음이 괜시리 허전하고 설레어 인터넷으로 차편을 알아보고 있었다. 그리고 추석연휴 바로 전날 어떤 마음의 동요가 있었는지, 철도청홈페이지에 들어가 조치원역으로 향하는 서울행 기차표를 예약했다.

연휴전날임에도 기차표는 있었다. 빨리 예약안하면 집에 갈 표가 없다는 고시원형의 말이 생각나서 당장이라도 이게 없는거냐고 소리 치고 싶었지만, 형은 벌써 집으로 갔고, 나도 표를 예약하여 집으로 향하면 그만이었다.

요즘에는 참 시스템이 좋아졌다. 인터넷으로 예약한 표는 핸드폰이나 컴퓨터 프린터로 출력을하여 볼 수 있었는데, 나는 핸드폰 문자메세지로 표를 받았다.

시간이 9시 30분이니 나는 여유있게 8시40분에 역앞에 도착하여 근처에서 간단히 저녁식사를 해결한 후 기차역에 들어섰다.

하지만 기차역 전광판에는 눈씻고 찾아봐도 9시 30분에 출발하는 기차는 없었다. 난 이상한 마음에 핸드폰의 문자로 기차시간을 확인했다.

= 출발 : 09:30분 부산->조치원 도착 : 13:30 분

..
..
..

- 분명 9시 30분 출발은 맞는데.....제길.. 도착이 13시30분이구만..
그렇다. 내가 밤 9시30분 출발인줄 알고있는 기차가 알고보니 아침 9시30분에 출발하는 기차였던 것이다.

그래서 연휴전날임에도 표가 남아있었나 보다...


나는 하는 수 없이 고향으로 향한 나의 마음을 접고 다시 고시원으로 발걸음을 돌렸다.
애초에 집에가려는 마음은 크게 없었으니 괜찮았지만, 인터넷으로 예약한 표값이 아까웠다.

바꾸고 싶어도 벌써 12시간이나 지났는데, 돈을 돌려 받는다는 확신도 없었고, 이걸로 실랑이를 하느니 어서 가서 마음의 안정을 취하고 싶었다.

3. 

집으로 가는길에 편의점에 들렀다.

얼마전부터 바뀐 여자알바생이 있었다.

- 저 알바생도 안됐지, 저녁부터 밤 늦게까지 혼자 이 쓸쓸한 거리의 한쪽을 지켜야하다니. 
더구나, 명절인데 집에도 못가고..(물론 집이 이 근처였는지도 모르지만.)

아무튼 나처럼 편의점 알바생도 안됐다고 느끼며 삼각김밥계의 베스트셀러 참치마요네즈와 1+1으로는 전주비빔밥, 그리고 이벤트상품으로 주는 콜라까지 챙기고 계산대에 섰다.

“데워 드릴까요?” 알바생이 나를 보며 수줍게(내가 보기에 수줍은거다.)말했다.
처음 들었다. 삼각김밥을 데워먹는다는 말을.

그전까지 삼각김밥 포장지 뒷면에 예의상 써있는 말인줄만 알었는데, 실제로 데워먹는 사람이 있다는 것을 나는 그날 처음안것이다.(정확히 2009년 10월 추석연휴 전날!)

[네?.. 네.. 데워주세요]

나는 알바생에 호의를 기꺼이 받아 들였다.

“담아 드릴까요”  역시 알바생은 수줍게 말했다.

[네, 봉투도 하나 주세요.]
나는 이번에도 알바생의 호의를 받아들였다.

그렇게 계산을 하고, 나는 봉투를 오른쪽 손목에 감고, 양손모두 주머니에 손을 넣고 편의점의 문을 어깨로 밀며 나가려고 하던 참이었다.

- 계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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