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시판 즐겨찾기
편집
드래그 앤 드롭으로
즐겨찾기 아이콘 위치 수정이 가능합니다.
자작 시 몇개
게시물ID : readers_18722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모코모코
추천 : 1
조회수 : 447회
댓글수 : 1개
등록시간 : 2015/03/01 21:21:18


1.


그대는 새벽 4시에 구워먹는

삼겹살의 맛과 같아서 나는 잡지 못했네

 

영원히 입가에 머물렀던 복잡다기한 맛을

깨닫기도 전 환영처럼 사그라진 향에 땅만 바라보다

경적소리 천공을 뚫던 날

 

연거푸 각혈하고 오열하며

죽은 바람만이 오가는

인공의 은빛물결에서

피 먹으며 웃음을 노래하던

네가 부러워

나는 검은 옷 입지 못하고

흰 국화 들지 못한 채

지독히도 많이 웃었더랬다

지독히도 슬피 웃었더랬다

 

아 너는

입 안 가득 거미줄 친 채

굶어 죽고 죽은

외롭게

살아가고 살아갔던

하나의 짐승이니







2.


돌다리 두드려 걷는 길에

파랑새를 만났다

파랑새 눈깔에서

인간 시절이 비춘다

 

땅거미 바닥을 스물서물

기어 다닐 때

나는 제품 번호 720930에서 인간으로 회귀한다

 

 

 

파랑새 날아가고 다시금

물건으로 돌아간다

제품 번호 720930

제품 번호 751228과 함께

컨베이어 벨트에 실린다

 

그리고 앞으로 나아가진다

쉴 새 없이 힘차게 

자동적이나 수동적으로 

나아가진다



----------------------------------------


무척이나 기본적인 비유법을 사용하여 써본 시

전체 추천리스트 보기
새로운 댓글이 없습니다.
새로운 댓글 확인하기
글쓰기
◀뒤로가기
PC버전
맨위로▲
공지 운영 자료창고 청소년보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