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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물ID : readers_18737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섹시큐티보이
추천 : 1
조회수 : 392회
댓글수 : 1개
등록시간 : 2015/03/02 20:06:23
3월의 푸르른 첫날은 일요일이었다. 독립투사분들이 싸워 얻어낸 우리의 공휴일이었지만 친구들은 휴일이 하루 없어졌다며 마냥 아쉬울 뿐이었다.
 설렘보단 아는 사람이 있을까 싶은 불안함도 잠시 난 잠에 빠져들었고, 차라리 날이라도 흐렸으면 싶은 3월의 첫 월요일은 잔인하리만치 푸르렀다. 
좀 풀린날씨에 풀린 새내기들의 옷차림은 눈부시게 아름다웠고, 그저 복학생일 뿐인 나만 흑백이었다.
 세상에 색이 이렇게 많았나 싶을 정도로 눈이 돌아가던 것도 잠시, 복학후 첫수업에선 교수가 영어로 수업을 하기 시작했다.
젠장, 전공인데 뭐라는지 모르겠다. 몇몇은 알아듣는지 교수 한마디한마디에 웃기시작하는데,
난 그냥 하나도 못 알아먹고 그냥 따라웃는 내가 제일 웃겼다.
그렇게 첫수업에서 벙어리 삼룡이가 된 나는
공강시간 과실로 향하며 반드시 이 수업은 정정하리라 생각했다.
그렇게 무거운 맘으로 향한 과실에는 다행히 아는 사람이 있었고 별로 친하지도 않았던 그 형과 나는 복학생이라는 이유로 담배를 태우며 30분을 떠들었다.
남자가 유난히도 적은 우리과에선 군대갔다오면 모두 친구라고 남자밖에 없다고 벌써 친해진듯 했지만 사실 우린 출신성분부터 다르다. 그 놈은 잘생겼고 나란 놈은 못생겼다. 아마 저놈은 조금만 있으면 여학우 무리들과 다닐 것이다.
나는 그냥 학식이나 혼자먹으며 내가 차지한 자리가 너무 많지 않나 고민하고 아는 사람을 마주치는 건 아닐까 전전긍긍하겠지. 
이런 고민을 하는 와중에도 내 20대의 봄은 지나가고 있다.
그대들이 먼저 지나갔던 것 처럼 똑같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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