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 하나가 이혼을 해서 지방으로 내려가게 됐거든요
애도 없었던지라 데려갈 동거인이라고는 오래전부터 키운 강아지 한 마리가 전부였구요
그래서 어떻게 궁상 떠나 보자 하면서, 술이랑 생필품 잔뜩 사들고 갔어요
원룸에 강아지랑 단 둘이 살고 있는데 뭐 집은 엉망이구.... 암튼 밤새 사연 듣고 술 마시고
담날 친구는 뻗어서 못 일어나고, 저는 먼 길 올라와야 하니까
야 나 간다? 하고 엉덩이 툭툭 쳤는데, 순하던 강아지가 막 이 드러내고 공격하려고 하더라구요 절
지 주인 해코지한다고 ㅋㅋ 무섭다기보다는 기특했죠 짠하고
그러고 얼마 뒤에 또 갔더니, 그새 강아지 배가 불룩해져 있더라구요? 진짜 눈에 띌 정도로요.
그래서, 너 원룸이라 가뜩이나 좁은데 애를 임신하게 했냐고 그랬더니
안 그래도 밖에 내보낸 적도 없고 그럴 일이 없는데 이상해서 동물병원 데려가 보니까
상상임신이라고 했대요.
더 황당한 거는, 그 대상이... 제 친구... 그러니까 주인을 너무 사랑해서 상상임신 했다고;;;;
농담인 줄 알았더니 수의사쌤이 진지하게 사실이라고 했다더라구요.
그래서 친구랑, 야, 네 마누라가 혹시 전생에 네 개였고, 뽀찌(강아지 이름)는 마누라였던 거 아니냐고
그래서 둘이 한 집에 있으니까, 개였던 사람이 기운 못 이기고 밖으로 나돌다가 바람난 거 아니냐?
이런 얘길 둘이 했네요 넘 신기해서; (이혼 사유가 부인 외도였어요. 한 명이 아니라 여러 남자랑)
아무튼 결론은, 전 이런 얘기를 생전 처음 들었는데 너무 신기해서요.
강아지가 주인을 대상으로 상상 임신을 하기도 하나요?
그럼 정말 평범한 동물의 감정은 절대 아닐 것 같아요. 얼마나 사랑했으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