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삼제품들이 만들어지는 프로세스는 대충 다음과 같습니다.
수삼(원료삼)
=>(쪄서 말리기)
=>홍삼, 이 단계에서 잘생기고 좋은 걸 골라서 뿌리삼류로 가공합니다. 홍삼정과, 봉밀홍삼절편 종류는 여기에서 적당한 걸 골라 꿀에 절인 겁니다.
=>(달이기)
=>홍삼 추출액, 홍삼 추출액류 제품은 홍삼을 달여서 만듭니다.
=>(농축)
=>홍삼 농축액, 농축액은 기타 대부분 홍삼제품의 기본이 됩니다. 홍삼 제조사라면 농축액은 당연히 만듭니다.
=>(희석 혹은 다른 걸 섞기)
1. 홍삼(뿌리삼)
이거는 홍삼 전문매장에 가면 각진 캔에 들어있는 말린 홍삼 뿌리입니다. 달여서 먹는거에요. 일반 매장에는 많이 없는데 외국인 대상으로 영업하는 가게들에 가면 많이 있습니다. 천삼, 지삼, 양삼, 기타홍삼, 홍미삼으로 분류합니다. 일단 1등급 천삼은 오라지게 비싼겁니다. 정X장 천삼 10지 600g의 경우 정가가 720만원입니다. 한국인이 사는 건 별로 본적이 없습니다. 2등급 지삼은 그나마 좀 봤습니다. 20지 600g이 100만원 전후입니다. 3등급인 양삼은 그나마 저렴하죠. 10지는 여전히 100만원에 근접할 정도로 비싸지만 30지 600g 정도만 되어도 30만원대입니다. 600g을 달이면 2달치는 나온다는 점에서 그나마 먹을만한 가격이 나왔습니다. g수와 10지 20지 30지는 이제 설명드릴게요. 조금 천삼, 지삼, 양삼은 다시 용량별(600g, 300g, 150g, 75g, 37.5g)과 지별(10, 15, 20, 30, 40, 50, 60, 70…)으로 분류합니다. 홍삼 제조사들이 150g이상은 만드는데 그 아래는 정X장 아니면 잘 안 나오는 것 같더군요. 물론 20지 37.5g이라고 하면 캔 안에 삼이 달랑 2뿌리만 들어가는 수준이니 만들기도 민망하겠지만요. 지수는 숫자가 작을수록 캔 안에 큰 삼이 적은 개수로 들어있는 겁니다. 10지가 가장 큰 삼인데 정말 비쌉니다. 기타홍삼은 말 그대로 천삼, 지삼, 양삼에 들어가지 않는 홍삼이고 양삼보다 좀 더 저렴합니다. 절삼이라고 흠결이 있는 삼을 잘라서 포장한 게 있는데 이것도 기타홍삼에 들어갈 겁니다. 홍미삼은 잔뿌리고 굵은 부분인 홍대미, 중간인 홍중미, 잔뿌리 홍세미로 분류합니다. 1등 2등 3등도 또 나누는데 2등 이하는 원료삼으로 많이 사용하기 때문에 딱히 시중에서 볼일이 없습니다. 이 규격들은 모두 인삼산업법에 규정된 규격입니다. 국가지정 검사기관에서 검사원이 나와서 검사를 하거나 기관으로 보내서 검사를 받기 때문에 어느 회사에서 만들었더라도 등급과 중량, 지수가 같다면 똑같은 제품입니다. 물론 세상이 다 그렇게 돌아가지는 않아서 소위 ‘자체검사’ 제품도 있습니다. 검사기관의 인지가 안 붙어있고 그냥 제조사에서 마음대로 천삼 지삼 양삼을 정한 거라 가격도 등급에 맞지 않게 저렴합니다. 물론 품질도 등급에 맞지 않을 확률이 높습니다. 매장에서 비용을 받고 달여드리거나 건강원에 가져가셔서 달이거나(매장이나 건강원은 보통 달여서 파우치에 포장도 해드립니다) 댁에서 직접 달여서 드시는 겁니다.
2. 농축액
농축액류는 일단 병에 들어있어서 떠먹는 제품류입니다. 홍삼만 넣고 달인 제품이 기본이고 홍삼고형량이 60% 이상, 1회 1g씩 1일 3회 동봉된 스푼으로 떠먹는 제품입니다. 정X장의 홍삼X X러스가 가장 대표적인 상품이고 유사한 상품을 홍삼 제조사라면 대부분 만듭니다. 당연히 대부분 건강기능식품으로 등록되어 있으며 스펙이나 용법도 비슷하구요. 이런 제품은 일단 가격대비 홍삼을 가장 많이 먹을 수 있는 제품입니다. 문제는 귀차니즘과 분량조절입니다. 일단 맛이 써요. 그냥 먹으면 너무 써서 물에 타 먹으려면 찬물에 잘 안 풀려서 따뜻한 물에 타야 되는데 귀찮습니다. 게다가 하루에 3번 먹으라는데 병을 갖고 다니면서 하루에 3번 타먹고 먹을 때마다 스푼을 씻어야 합니다. 아주 귀찮죠. 게다가 1g씩 떠먹으라는데 분량을 조절하기 힘들죠. 가장 흔한 용량이 240g인데 하루에 3g씩 먹는다면 80일 분량입니다. 근데 이걸 한달에 다 먹어버리는 사람이 널렸습니다. 조절이 아주 어려워요. 홍삼 성분도 몸에서 흡수 가능한 양이 많지 않아서 너무 많이 먹어봤자 화장실에서 오줌으로 다 나와 버릴 테니 홍삼을 화장실에 버리는 셈이 됩니다. 이걸 다 이겨내고 정확하게 먹는다면 타 제품류에 비해 반값에 홍삼을 먹을 수 있습니다.
근데 이게 또 홍삼만 들어간 제품만 있으면 참 이해하기 쉽겠지만 안 그런 상품도 많은게 문젭니다. 홍삼은 조금만, 10%정도만 들어가고 다른 걸로 때우는 상품도 많아요. 건강기능식품으로 등록이 되어있지만 기능성을 발휘하기 위해서는 1회분이 10g이상인 경우도 많습니다. 보통의 고형분 60%대 홍삼만 들어간 농축액은 1회분이 1g, 1일 3회 섭취 기준입니다. 열배로 많이 먹어야 똑같은 효과를 내는 제품이라면4병짜리 구성이 1병이랑 같다고 해도 결국 2.5배로 비싼 거나 다름없지요.
3. 파우치 등 홍삼농축액 사용 제품
파우치는 두가집니다. 추출액, 농축액 희석파우치. 추출액은 홍삼을 달인 겁니다. 스펙 설명할 때 고형분 함량에서 좀 자세하게 설명할게요. 다른 거랑 같이 달인 경우도 있지만 일단 고형분은 홍삼에 한정해서 표기할 테니 그걸 보면 됩니다. 농축액 희석파우치는 홍삼농축액을 희석해서 파우치화 한 건데 홍삼만 넣고 만드는 경우는 요즘 유행하는 스틱제품 외에는 거의 없습니다. 대부분 뭔가 다른 약재류가 들어가지요. 맛도 한약 맛이 납니다. 이런 제품은 먹기에 훨씬 편합니다. 1회분씩 포장되어있는데 당연히 편하죠. 스틱 제품의 경우 송중기가 시도때도 없이 쭉쭉 빨아먹던 그런 제품입니다. 건강기능식품으로 등록된 제품도 있고 아닌 경우도 있습니다. 스펙에 대해서는 홍삼농축액 함량을 보면 답이 나옵니다. 50ml 파우치 기준으로 함량이 2% 미만인 경우에는 기능성은 기대하지 않는게 좋습니다. 요즘 명절선물용으로 마트에 쏟아져 나오는 제품들의 경우 0.5% 미만 제품이 널렸습니다. 홍삼농축액은 파우치 하나에 한 방울도 채 안 들었다고 보셔도 됩니다. 유명 상표도 예외없습니다. 1개월분 30파우치가 한 4~5만원 미만이라면 대부분 이 꼴입니다. 10ml 정도로 나오는 스틱제품의 경우에도 10% 미만이면 50ml 파우치의 2%랑 같은 정도입니다. 제대로 된 제품은 농축액 함량은 30%, 진세노사이드는 12mg 이상 나옵니다. 이 기준 근처라도 가는 제품을 선택하세요. 캡슐, 타블렛, 차 등등 기타 상품도 후술할 스펙 보는 법을 이용해 계산하면 대충 어느 정도의 제품인지 알 수 있습니다.
4. 홍삼 정과, 캔디, 음료수 등등 제품
홍삼농축액이 몇 퍼센트가 들었건, 정과가 50%가 홍삼이건 상관없이 간식류라고 생각하시면 마음 편합니다. 이걸로 굳이 기능성을 볼 생각은 하지 않는 게 좋습니다. 홍삼 비율이 가장 높은 홍삼 정과의 경우에도 홍삼을 꿀에 절인 상품으로 보통 홍삼 50%에 꿀 50%인데 절반이 홍삼이니 먹어서 몸에 좋다기보다는 절반이 꿀이라 먹어서 꿀단지 같은 배가 생길 겁니다.
5. 홍삼제품의 스펙 보는 법
고형분 함량, 진세노사이드 함량, 홍삼농축액 함량, 원료삼 비율이 중요한 홍삼제품의 스펙입니다. 뭐 다른 약재를 섞었다거나 특이한 기능성 성분을 넣었다거나 하는건 생략합시다. 홍삼을 먹는게 목적이니까 홍삼의 스펙만 보겠습니다.
고형분 함량 – 농축액, 추출액류에서 보는 스펙입니다.
액체로 된 제품에서 고체 성분이 얼마나 녹아있는지 알려줍니다. 농축액류는 대략 60% 이상, 가장 유명한 정X장의 제품은 64%입니다. 한X인은 65%네요. 높은 제품도 68%정도입니다. 농축액에서는 60%가 넘어가면 별로 중요하지는 않아요. 큰 차이는 아닐뿐더라 더 중요한 스펙이 있으니까요. 그렇지만 추출액류에서는 큰 차이가 있습니다. 대략 1~2%정도의 함량을 가지는데 어떤 제품은 1% 미만이고 어떤 제품은 2% 이상이라면 2배 이상의 함량 차이가 나는거죠. 같은 방법으로 추출했다는 가정 하에 원료삼을 2배 이상 많이 사용해서 달였다고 볼 수 있습니다. 추출액류는 건강기능식품으로 등록되어있지도 않은 경우가 많아 다음에 나올 진세노사이드 함량을 기재하지 않기 때문에 고형분을 보는게 제일 정확합니다. 2% 이상이면 대략적으로 수율에 따라서는 건강기능식품으로 등록할수도 있는 선입니다. 이게 좀 애매하긴 한데2% 이상 나올 정도로 넣으면 성분 함량이 그 정도 된다고 하더군요.
진세노사이드 함량 – 건강기능식품으로 등록된 제품에서 볼 수 있는 스펙입니다. 실제적인 홍삼 유효성분의 양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가장 중요한 스펙입니다.
농축액 혹은 농축액 희석 스틱, 파우치류에서 볼 수 있습니다. 추출액을 건강기능식품으로 등록하는 경우는 별로 없어서요. 일단 중요한 것부터 말하자면 두 가지 방법으로 표기됩니다. **mg/g, 혹은 그냥 mg으로… 전자는 정말 제품 1g당 몇 그램의 진세노사이드가 들어있느냐를 표기한 겁니다. 후자는 1일 섭취량 기준입니다. mg/g으로 나와있을 경우에는 직접 계산하면 됩니다. 근데 이렇게 표기하는 제품은 그 수치로도 자신있어서 그렇게 표기하는 경우가 많아요. 1일 섭취량이 5mg 이상이면 홍삼의 5대 기능성(면역력 향상, 피로개선, 혈소판 응집 억제를 통한 혈액 흐름 향상, 기억력 증진, 항산화에 도움을 줄 수 있음)을 표기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가장 기본적인 제품인 홍삼농축액(홍삼 100%, 고형분 60%대 이상)의 경우 4~6mg/g, 1일섭취량(3g) 기준 12~18mg의 진세노사이드 함량을 가집니다.
홍삼농축액 함량은 농축액을 이용한 제품에서 봐야 합니다. 파우치, 액상차, 과립차, 캡슐, 타블렛 등등이 있습니다. 원료로 사용한 홍삼농축액의 스펙을 보시고 이게 몇 그램 들어갔을지 다시 계산을 해야 합니다. 파우치에 건기식이 별로 생각이 안나서 건강기능식품인 한X인의 모 파우치 제품을 예로 들겠습니다. 6년근 홍삼농축액 4.0% (국산, 고형분 65% 이상, 진세노사이드 Rg1, Rb1, Rg3의 합 4.5mg/g) 이라고 되어있네요. 그리고 1회(1일 1회)분 1포가 50ml입니다. 제대로 계산하자면 이 제품의 비중을 따져서 ml를 g으로 환산해야겠지만 사람이 먹는거는 대부분 1 근처고 이거는 특히나 마시는 거니까 대충 1이라고 계산합시다. 실제는 1보다 조금 더 크겠지요. 50g에서 농축액 비율이 4%니까 농축액이 2g 들어있는 거에요. 그러면 진세노사이드의 함량은 1포당 9mg이 됩니다. 건강기능식품으로 등록하지 않은 제품의 경우 진세노사이드 함량을 기재하지 않습니다만 원료 농축액이 고형분 60%대라면 대략 4~5mg/g이라고 생각하고 계산해보면 얼추 맞습니다.
원료삼 비율은 홍삼을 사용할 때 어떻게 섞었냐…인데 뭘 어떤 비율로 사용했던 일단은 홍삼이라는 걸 기본적으로 알고 지나갑시다. 일반적인 비율은 홍삼근 75%, 홍미삼 25%나 홍삼근70%, 홍미삼 30%입니다. 제조사의 사정에 따라 다르지만 대략 이 정도가 일반적인 비율입니다. 인삼이 생겨먹은 게 일단 홍삼근(몸통)이 70%에 홍미삼(잔뿌리)가 30%정도 되거든요. 생산된 비율에 따라 그대로 사용하는 겁니다. 이상적이죠. 이게 이 이상적인 비율을 벗어나는 경우에는 제조사의 의도가 들어가는 겁니다. 모 회사의 면세점 전용 라인이 있습니다. 홍삼근 100% 제품이에요. 진정한 홍삼 100%로 알고 계신 분들이 좀 있습니다. 가격도 시중에서 보는 것보다 더 비싸요. 이유는 간단합니다. 홍삼근이 홍미삼보다 비싸니까… 근데 왜 굳이 이런 걸 만들었냐고 한다면 나름대로 이유가 있을 겁니다. 원가는 조금만 올리고 판매가를 많이 올릴 수 있는 구실 같은 거요. 이게 실제로 몸에 더 좋냐고 한다면… 모르겠네요. 반대로 홍미삼을 많이 쓴 경우도 있습니다. 잔뿌리가 맛이 더 써요. 원료비도 더 저렴하고… 저가형 제품에서 꽤 나옵니다. 어느 쪽이든 딱히 소비자를 위한 건 아닙니다.
제조사가 참 다양하고 제품도 다양한데 브랜드만 믿고 사시기보다는 유명 회사에서도 오히려 홍삼이 별로 안 들어간 제품을 양산하기도 한다는 점을 염두에 두시고 위 내용을 바탕으로 좋은 제품 구매하셔서 좋은 효과 보시길 바라면서 술먹고 좀 적어봤습니다.
추가.
제조사나 유통채널에 따른 거는 좀 거시기해서 차마 못쓰겠네요.... 특정회사 폄하나 그런게 들어가기 쉬워서...
근데 특정 채널에서만 파는 제품이라면 의심할 필요가 있습니다. 특히 판매 수수료가 비싼 면세점이나 홈쇼핑이요.
궁금한거 물어보시면 아는 선에서, 그리고 선을 넘지 않는 정도에서 답변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