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속에서 난 안철수의원 사무실에서 뺑이치는 보좌관1로 세팅되어 있었는데 어쩌다 보니 직원들끼리 오야붕인 안의원 얘기를 하게 되얏다는 말씀. 근데 아 이건 마치 앞 뒤 손발 척척 맞는 가정용 오부리밴드 리듬도 아니고 터는 야부리들이 다 똑같은 것이었다.
"씨바 다른 의원은 고생한담시롱 음료시라도 한 잔 주등마는 뭔 놈의 의원이 시집 온 샥시마냥 쌍판보기가 힘들어" "꿈도 야물딱지구마이. 이놈의 의원방은 어찌된게 직원들이 회식을 그리워하는 판국이니 말 다해부렀제"
모두 침을 튀기며 한소리씩 하는 참에 신삐리 보좌관막내인 나도 한마디 했다. "씨불. 괴기에 술한잔 따뤄주면 손톱이 빠지나 지갑에 빵꾸가 나나 늬기미."
근데 바로 그때, 사무실 문이 벌컥 열리며 은박지 접시를 든 비서를 달고 안철수 의원이 들어오는 것이 아닌가?! 그의 손엔 상표가 보이지 않게 엄지손가락으로 다소곳하게 가려진 이홉들이 소주 한 병이 들려 있었다.
"우리 가족들이이이 이렇게 고생하시는데에에 제가 음료수 한 잔도 못 사주고오오 손톱빠지는 것도 아닌데에 소주 한 잔도 한 번 못사주고오오 지갑빵꾸나는 것도 아닌데 괴기도 한 번 못사줘서어어......"
계속 뭐라 중얼거리며 직원들에게 제수용 나무 술잔에다 쐬주를 한 잔씩 따르는 것이 아닌가. 그 옆을 비서가 따라다니면서 다 식음과 동시에 새까맣게 타서 탄소유기체를 닮아 있는 삼겹살 두어저름이 담긴 은박지 접시를 하나씩을 투하하는 것이 아닌가.
직원들은 얼떨결에 술잔을 받고서는 무슨 제초제를 원샷한 것처럼 표정이 썩어갔고 "안주도 드세요 호호"하는 안의원의 말에 "뉘에.."라는 말도 마무리 짓지 못한채 삼겹살을 입에 넣고 우둑우둑 씹기 시작했는데 그 소리는 백만대군이 옛날 동대문운동장을 말타고 1미터씩 스타카토로 질주하는 듯했다.
드디어 내차례. "지갑에 빵꾸나는 것도 아닌데 제가 술한잔 못 사드려서 죄송하구요오오. 나라를 위해 고민하고 밤새 일하다보니 시간이 잘 안나서 어쩌구저쩌구.." 그러면서 잔에 술을 따르는데 반 잔이 채 못차 술이 떨어져 버렸다.
"더 없는교?" 내가 왜 그때 그런 말을 했는지 깨어 있는 지금도 자세히 알 수는 없으나 그때는 그랬던 것 같다. "꼴랑 한 병이 담니꺼??"
비서가 빛과 같은 속도로 국회매점(있긴 한건가?)에 달려가 아지매한테 나중에 웃돈 얹어 주기로 허위계약서쓰고 쐬주 2홉들이 한 병을 사올 때까지 어색한 분위기는 계속 되었다.
결국 삼십여 분 뒤 첨잔을 하는데 분노에 찬 안의원의 얼굴이 용광로 아랫목처럼 붉게 달아올랐고 술을 따르는 손이 비트를 타듯이 떨리고 있었다. 술이 주변에 튀고 술병이 잔에 부딪혀 매트로놈 200이상을 찍으며 미디음을 주기적으로 내고 있었다.
"아 됐고."
그때 나는 이미 때려치우기로 작정했던 것 같다. 걍 술잔을 털어 입에 넣으려다가 일부러 입가에 다 흘려버렸다. 안의원의 얼굴이 일순간 일그러졌다.
"이게 무슨 짓입니까? 이건 준 사람 성의를 철저히 무시하는 분노의 정치..아니 분노의 모...습이 아닙니까아아?" "이보쇼. 당신같이 높은 사람이 일개 말단 보좌관에게 술한잔 주면서도 스스로를 자제하지 못해 술이 사방에 튀는데 나같이 하찮은 말단 직원이야 말해 무엇하겠오 씨바?"
난 술잔으로 나무 테이블에 뿌리를 내릴 기세로 내리 꽂았고 자리에서 벌떡 일어섰다. 머릿속에 짧은 미련이 스쳤다. '씨바만 없었으면 기가 막힌 멘트였는데..'
"씨바 잘 계쇼"
의원실 문을 열고 나옴과 동시에 정면에 괄호열고 대문자로 오.엘. 이라고 적혀있고 괄호를 닫음과 동시에 꿈을 깼다.
지금 네팔 현지시각 월요일 아침 8시 52분. 갑자기 술먹고 싶다.
행여 일상속에 기억이 희미해질까봐 일어나자마자 꿈을 기록으로 남겨놓는 바이다.
꿈얘기 끝.
* 덧붙임 : 며칠전 노트북이 승천하신 바람에 스맛폰에 블루투스 키보드 페어링해서 쓰는데 영문이 안됨. 그래서 오버랩을 원문으로 못 쓴 것이 한이 됨. 양해 바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