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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 제가 동물에게 정을 주지 않는 이유
게시물ID : animal_187758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고려
추천 : 10
조회수 : 651회
댓글수 : 19개
등록시간 : 2017/09/17 09:22:10
반려동물이 죽고나서.. 다시 동물을 키우기 싫다는 감정이 들었다는 글을 보면서...
 
제 경험과 제 생각을 돌아봅니다.
 
저는 동물에게 정을 주지 않습니다. 눈길도 잘 안 줍니다.
인터넷에서 사진을 보면 참 귀엽죠. 저도 심쿵합니다.
 
하지만 실제로 동물을 키우지도 않으려 하고, 정도 안 줍니다.
 
제가 어렸을 때,
새끼 때 데려와서 이름 붙이고 정들여 키웠던 동물들은 모두.. 잡아먹혔습니다.
도축도 집에서 이뤄졌구요.
 
수많은 복돌이들(개), 토끼, 오리, 닭(병아리부터 키운 것) 등등
 
모두 아버지와 아버지 지인들이 오셔서 직접 도축하여 잡아드셨습니다.
 
전 힘이 없었습니다.
결정권도 없었습니다.
제가 너무 귀여워하고 사랑했던 동물들은...
결국 그렇게 죽는다는 것을 목격하고 알게 된 후,
 
그걸 말릴 수 없는 제 무력함..
지킬 수 있는 힘이 없는 자는
사랑을 할 수 없다는 결론에 이르렀습니다. 
 
국딩,중딩 때 수차례 반복된... 동물들의 도축&육식 목격 경험
 
저는 8살 때 돼지 도축장면을 본 후로는 고기를 먹지 못 하고 있습니다.
고기 피비린내, 누린내에 너무 예민해서 토합니다.
 
군대 다녀와서 고기국물은 먹지만..
채식주의자 분류에서 저는
페스코베지테리언과 폴로베지테리언의 중간에 해당하더군요..
 
음... 그래요.
저는 내가 살고 있는 곳이 지옥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요.
 
식물이든 동물이든 다른 생명을
죽여서 먹어야만 살 수 있는 슬픈 굴레,
 
보고 있으면 좀 심기불편해지는
인류의 맛을 추구하며 즐기기 위해 필요 이상 먹는 행위들
 
저는... 동물들을 보면 내가 사람이라서 미안해요.  
 
그냥 덤덤히 무던하게 냉정하게 일상적으로 지내지만
가끔 한번씩 이런 제 슬픈 감정을 꺼내어 직면할 때면 참으로 슬프고 마음이 무겁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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