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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머셋 모옴, <달과 6펜스>를 읽고
게시물ID : readers_18776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A6raxas
추천 : 1
조회수 : 601회
댓글수 : 2개
등록시간 : 2015/03/05 21:49:43


보편적으로 달과 6펜스에서 '달'은 개인이 추구할 수 있는 이상적인 가치를, '6펜스'는 세속적인 삶을 의미한다고 한다. 달로 상징되는 고결한 이상과 그에 대비되는 세속적인 삶은 싸구려 6펜스 동전에 투영함으로써 개인의 자아실현과 이상 추구를 찬미하는 저자의 생각을 엿볼 수 있었다. 소설 속 등장인물 중 개성이라고는 없는 그림을 그리는 화가, 사람들 평판을 신경쓰는 스트릭랜드의 전부인 등을 은연중에 비판하는 모습이 이를 뒷받침 한다고 해석 가능하다. 

실존인물인 인상파 화가 폴 고갱의 삶을 모티브로 삼았다는 이 작품의 주인공 스트릭랜드는 증권중개업에 종사하며 아내와 슬하에 두 자녀를 둔 단란해 보이는 집안의 가장이다. 특출날 것 없는 평범한 삶을 살아가던 어느날, 그는 그림을 그리겠다는 일념만으로 여태껏 영위해 오던 모든 것(가장으로서의 의무와 책임감마저도)을 던져 버리고 홀홀단신으로 집을 떠나 버린다. 그 후로 스트릭랜드는 자기 생명조차 등한시 할 정도로 오직 그림에 대한 욕망만으로 점철된 세월을 보내게 된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그의 작품들은 세간에 좋은 평가를 받지 못하다가 그가 초라하게 병으로 숨을 거둔 뒤에서야 높은 평가를 받게 된다. 

독자에 입장에서는 고독하고 서글픈 인생처럼 느껴지기도 하지만, 아마도 스트릭랜드 본인은 자기 삶에 일말의 후회도 없었을 것이다. 그가 그림을 그리던 것은 명성을 얻고자 함도 아니요, 돈을 벌고자 함도 아닌 단지 그림을 그린다는 행위 그 자체에 가치가 있었기 때문이다.

여기서 다시 제목의 의미를 되짚어 보면, 달과 6펜스는 이상(달)을 좇았지만 풍족하지 못한 삶(6펜스)을 살았던 스트릭랜드의 일대기 그 자체를 상징하는 것처럼 느껴졌다. 이상과 현실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을 수 있었다면 그보다 더 좋을 순 없었겠지만 세상 만사가 그리 순탄하지는 않은 법. 이는 현실세계에서도 다를 바 없다. 물론 스트릭랜드처럼 애초에 자아 실현 외에는 어떠한 관심사도 존재하지 않는 사람이라면 고민도 주저함도 없을 테지만, 나처럼 평범한 사람들은 꿈을 좇아야 할지 현실을 직시해야 할지 한번쯤 선택의 기로에 서게 된다. 개인적으로는 둘 중 어느 쪽을 선택하는 게 올바른 선택이다라고 주장하고 싶지는 않다. 다만 어느 것을 택하든 내 자신이 보다 행복할 수 있는 길을 고르길 바랄뿐이다. 그러기 위해 내가 무엇으로 행복을 느끼는지 나의 내면을 들여다 보고, 다양한 경험들을 해 볼 필요가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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