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년 전에 카나리아 한 쌍을 사다가 베란다에서 키웠어요. 추운 겨울에는 거실에 들여 놓고요. 숫놈은 카나이고 암놈은 리아인데요. 카나가 아주아주 노래를 잘했어요. 햇빛이 들기 시작하면 뽀로로로롱 뽀로로로롱 하면서 예쁘게도 울었어요. 어쩌면 저렇게 잘 울까 싶을 만큼 노래를 잘 했어요.
키운지 일년여만에 리아가 알을 하나 낳았어요. 근데 리아는 카나보다 성격이 좀 예민하고 까칠했는데 처음 낳은 알이라서 어찌 해야좋을지를 모르더라구요. 알을 품을 줄을 몰랐어요. 그래서 일주일 후에 알을 버려야했어요.
올 봄에 또 리아가 알을 낳았는데요 이번에는 모이도 안먹고 납작 엎드려서 알을 품었어요. 그동안 철없는 카나는 지 아내가 고생하는 줄도 모르고 노래~~ 노래~~
열흘 넘게 알을 품었는데 무슨 이유인지는 몰라도 알이 깨질 않고 리아만 쇠약해지는 것 같아서 억지로 알을 새장에서 빼냈답니다. 알을 깨보니 생기다만 새끼가 곯아있었어요.
두번째 알이 그렇게 되고 일주일 만에 리아가 죽었어요. 그렇게 열심히 알을 품다가 새끼도 못보고.
리아가 죽고나서 새 아내를 얻어주려고 했는데 이상하게 그 때부터 카나가 울지를 않았어요. 햇빛이 드는 동안 참 부지런히도 노래했었는데 이제는 노래를 안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