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어린시절 동급생들에게 오랜기간 폭행을 당한 경험이 있다.
나는 공부도 그럭저럭 하는 편이었고 반장도 하던 모범생이었다. 자랑이 아니라 그때 정말 그랬다.
중학교 때 리니지라는 게임이 나왔는데 전화비가 몇십만원이 나올 정도로 푹 빠졌고 말 그대로
미쳐있었다. 당시 대학을 다니는 삼촌이 있었는데 이 삼촌도 리니지에 푹 빠져서 같이 게임을 했다.
덕분에 나는 당시 학생들보다 더 높은 레벨과 마법, 장비를 착용 할 수 있었다.
내가 좋은 캐릭터를 키운다는 소문이 퍼지자 녀석들이 나를 어딘가로 불러냈다. 아이디와 패스워드를
알려달라나...자기가 리니지를 할려고 하는데 연습삼아서 해보겠다는 이야기를 하면서 위협을 했다.
하지만 당시 그 캐릭터는 삼촌과 함께 키우는 것이라서 그럴 수가 없었고 나는 거절했다.
그때부터다...그 지옥이 시작 된 것은....
쉬는 시간이 싫었다. 교실에 선생님이 있는 그 시간이 유일하게 내가 보호받는 순간이었다. 쉬는 시간...
방과 후면 나는 녀석들의 장난감이 되었다. 폭언, 폭행, 수치심....나보다 작은 녀석이 담배를 핀다는
이유로 강자가 되었다.
곧 고등학교에 올라가게 되었다. 고등학교 때는 좀 다를 것이라 생각했다. 나는 동창들이 진학하는
곳과 다른 학교를 선택했다. 내가 살던 곳은 뺑뺑이가 아니라 고등학교 선택을 해서 시험을 봐야했다.
다른 아이들이 가는 학교보다 통학길은 많이 멀었지만 그런건 상관이 없었다. 하지만 같은 학교에
녀석들 중에 한놈이 와버렸다. 곧 고등학교도 같은 지옥이 시작되었다.
그 시절에 우연히 친하게 된 친구놈이 하나 있었는데 이놈도 주먹질하는 녀석이었다. 그 녀석이 아니면
나의 학창시절은 거기서 끝이 날 수도 있었다. 솔직히 운이 좋았다.
얼마전 예비군 훈련을 갔다. 주소지 이전을 안해서 예전에 살던 곳으로 떨어졌다. 그리고 그곳에서 녀석들
을 만났다. 놈들은 나를 보면서 예전에 걔가 아니냐면서 낄낄거렸다. 14년 전의 이야기다. 하지만 나는 수치심을
느낄 수 밖에 없었다. 아물었다고 생각했던 그 상처가 다시 터져 피를 흘렸다. 녀석들은 내 몸에 멍과 상처를 심
은 것이 아니라 더 깊은 곳에 독을 심어놓았다. 녀석들의 얼굴을 보면 발작하는 맹독을...
14년 전 그날의 기억은 내가 죽기 전에는 사라질까?
나는 14년 전에 그날 녀석이 신었던 나이키 운동화가 무슨 색이었는지 기억한다. 전체적으로 흰색에 푸른색 나이
키 무늬였다. 그 신발이 날아와 내 명치에 틀어박힌 기억을 나는 과연 잊을 수 있을까?
14년이라는 시간이 흘렀지만 나에겐 아직도 1분 4초 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