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디오 '두시탈출 컬투쇼' 에는
(지금은 사라졌지만) '컬투백일장' 이라는 코너가 있었습니다.
청취자들이 올린 습작시와 고정게스트 김보성형님의 시를 읽어주는
그런 재미 반 감동 반 코너였습죠.
사실, 알고 보면 으리형님은 10여년간 시를 써오셨다고 합니다.
물론.... 특유의 엉뚱한 진지함 덕분에 빵터지는 경우가 참 많았습니다만은... ㅋㅋㅋ
그래도 그 중에 왠지 괜찮은 시가 한 편 있어 올려봅니다.
그대여 미소를
광야를 걸어가는 한 나그네여
그대의 눈망울엔 슬픔이 흐르네
무엇 때문에 그대의 어깨는 그리 무거운가
무엇을 바라기에 그대의 숨결은 그리 거칠은가
아직도 화려한 네온속을 달리는 기차를 그리워하나
혼돈의 세월속
어느 고승의 마지막 남루한 모습을 떠올리며
어느 십자가에 박힌 예수님의 모습을 떠올리며
그대여
숨을 멈추어
작은 호흡의 기쁨을 느껴
아픈 사랑의 끝을 깨고
하늘의 천둥소리에 마음이 정화되는 날
이 순간에 아무것도
아무것도
행복
행복으로 가는 길은 다시없고
바로 지금 이 순간에
그대여 미소를
그대여, 미소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