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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포유 사태, 서혜진 PD의 해명이 더 문제
게시물ID : star_187994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릴케
추천 : 4
조회수 : 4453회
댓글수 : 1개
등록시간 : 2013/09/23 18:42:41
SBS 추석특집 파일럿 프로그램인 <송포유>에 대한 논란이 연일 뜨겁다. 가수 이승철이 누리꾼과 설전을 벌이다 트위터 계정을 비공개로 전환하기도 했고, <송포유> 서혜진 PD도 인터뷰를 통해 답답함을 호소했다. 

합창단은 예능에서 어렵지 않게 사용되던 소재였다. 음악과 함께 단원들 개개인의 스토리를 프로그램에 녹이면 어렵지 않게 감동적인 예능을 만들어낼 수 있었다. 하지만 이번 <송포유> 사태는 음악이나 그들의 도전보다 개개인의 스토리의 비중을 훨씬 키운 탓에 불거진 것으로 보인다. 

지난 21일~22일 <송포유> 방송 직후 성지고에 쏟아진 누리꾼들의 관심은 대단했다. 성지고란 단어가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에 장시간 노출됐고, 성지고등학교 홈페이지는 23일 오후 5시 현재까지 접속불가 상태다.

'착한 예능'을 표방한 <송포유>의 제작진들을 생각했을 땐 안타깝지만, 누리꾼 대부분은 <송포유>에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다. 또 일부는 성지고등학교를 비난하고 있기도 하고, 제작진에 대한 실망으로 번져가고 있기도 하다. 

이러한 사태에 대해 최근 서혜진 PD는 한 매체와의 인터뷰를 통해 다소 과격한 해명을 했다. 그는 "학생들 인터뷰 취지는 팩트를 보여주기 위한 것"이라면서 "거기에 대고 '피해자에 대해 사과해'라고 할 수 없는 것 아니냐, 그렇게 프로그램을 만드는 것은 굉장히 교조주의적이고 구시대적 발상"이라고 설명했다. 그리고 "이 아이들은 이미 소년원에 갔다 왔고 보호관찰을 받는 아이들로, 이미 죗값을 치른 아이들에게 대체 어디까지 뭘 어떻게 하라는 것이냐"고 덧붙였다.

서혜진 PD의 이러한 해명은 누리꾼들의 돌아선 마음을 잡기는 커녕 <송포유>에 기대했던 누리꾼들에게 의아함을 준다. 만약 서혜진 PD의 말처럼 아이들이 이미 죗값을 치러 더 이상 범죄자나 비행청소년과 같은 낙인이 찍힐 필요가 없으며, 그저 그러한 잘못을 한 적은 있으나 이미 개인적으로 처벌을 받았기 때문에 편협한 시각으로 바라보지 않기를 원한다면 <송포유>의 기획 자체부터가 잘못된 것이라고 생각한다. 

만약 그랬다면, 서혜진 PD는 성지고등학교에 대해 '방황하는 아이들의 종착역'이라고 소개하지 말았어야 했다.

프로그램을 접하기 전, 시청자들 중 대다수는 성지고에 대해 잘 모르는 상태였다. 정보를 접하지 못한 시청자들은 몇몇 자극적인 자막을 통해 그들을 알게 됐고, 그렇게 소개된 그들은 시청자들 눈에 '학생이 아닌 학생', '누군가에게 피해를 준 학생', '자유분방함을 넘어 무책임한 학생'들로 비쳐지기에 충분했다.

팩트를 전달하는 것도 중요하고, 그러기 위해 사용됐다던 인터뷰도 필요하겠지만 과연 서혜진 PD가 그의 의도를 담아 프로그램을 잘 만들었는지에 대해선 스스로 돌아볼 필요가 있다. 만약 그가 <송포유> 3부작을 통해 말하고자 하는 것이 어떤 편견과 후회, 좌절, 실패를 통해 상처 입은 학생들의 도전적 스토리와 감동적 예능이라고 해도, 서 PD가 선택한  수단과 방법은 옳았다고 보기는 어렵다.

물론 PD는 단순히 '100일 동안 스스로를 돌아보는 과정을 담은 것'이라고 자위할 수 있겠지만 그거 100일간의 아이들의 모습을 시청자들에게 공개할 때 그 아이들에 대해 설명하기 위해 사용된 단어, 자막의 조심성에 대해 얼마나 유념하고 있었는지 꼭 자문해야 할 것이다.

<송포유> 2부 방송에 나온 운동을 관둔 한 학생의 어머니의 진실된 편지 속에서 알 수 있듯이 성지고등학교 학생들은 모두 다 잘못을 저지른 학생은 아닐 것이다. 그렇다면 더욱 서혜진 PD는 성지고가 '방황하는 아이들의 종착역'인 것처럼 보이게 하면 안 되었다.

이런 서 PD의 방식도 문제지만, 시청자들과 누리꾼들도 성지고등학교 학생들에 대한 무차별적인 인신공격은 자제해야 한다. 심리학적인 측면에서 본다면, 낙인이론에서 어떤 사람이 비행자라고 낙인이 되면 비행적 정체감을 가지게 되고 사회로부터 배척당하게 된다. 이때, 청소년은 부정적 자아가 형성되고 자신에게 낙인된 지위대로 행동하게 되면서 지속적인 비행에 노출이 되는 것이다.

잘못을 저지른 학생들에게 잘했다고 하자는 것도 아니며, 그것은 <송포유> 제작진의 의도도 아닐 것이다. 다만 잘못을 저지른 학생들에 대해서 사회가 거시적이며 장기적인 안목에서 바라볼 필요가 있다. 단순히 현재만 바라보면 이분법적인 사고로 가해자-피해자로 양분화 되어 그들을 영원히 배척하게 되지만, 사회가 전체적으로 안전하고 건강하게 유지되려면 청소년 범죄의 대책에 대해 심각하게 고민해야 한다.

서혜진 PD가 해명했던 말에서도 알 수 있는 것처럼 범죄를 저지른 학생들은 죗값을 치렀으므로 법적으로는 처벌할 것이 없으나 도덕적으로는 조심스러운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들을 사회에서 내쫓거나 계속된 낙인으로 사회성을 어렵게 한다면 결국 지속된 범죄에 노출로 인해 사회적 위험성이 증가하게 된다.

때문에 <송포유>에 대한 논란은 3부작이 모두 끝난 뒤에 해도 무방하나, 그 대상이 성지고등학교의 학생들의 상처로 이어지는 불상사는 없도록 해야 할 것이다. 그 상처는 결국 우리 사회의 상처, 각 가정의 상처로 돌아오게 될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또한 <송포유> 제작진과 서혜진 PD는 프로그램에 사용되는 자막과 그 모든 구성들에 대해 더욱 심사숙고 하길 바란다. 


http://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1908809


시청률 앞에 눈에 뵈는게 없는 모양이네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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