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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는 정말 변태 소굴인가요.
게시물ID : bestofbest_18824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갑자기..
추천 : 239
조회수 : 13695회
댓글수 : 6개
베오베 등록시간 : 2007/10/10 22:47:34
원본글 작성시간 : 2007/10/10 12:58:14
전 25살 직장인 여성입니다. 
가끔 여자들끼리 모여 이야기를 하다보면 다들 어찌나 성추행 당한 경험이 많은지 놀라곤합니다.
인터넷의 익명을 빌어 여기에 지금까지 아무에게도 하지 못했던 이야기를 해보려합니다.


제일 처음은 유치원도 가기 전의 일입니다.
전 아파트 복도에서 놀고 있었고 아래층의 오빠(아마도 고등학생...)가 올라와서는
정확하게 기억은 안납니다만 아마 치마를 올리고 속옷을 벗기려고 했던거 같습니다.
다행히 복도로 난 부엌 창문을 통해 어무니가 보시고 막 소리지르고 쫓아냈습니다.
솔직히 그땐 너무 어려서 그게 뭔지도, 엄마가 왜 화를 내는지도 몰랐습니다.

제 기억의 두번째는 초등학교 저학년, 아마 2학년때 쯤이였습니다.
서예학원을 다녔는데 그곳의 고학년의 오빠가 구석으로 불러
고무줄로 된 제 원피스의 가슴부분을 잡아 당겨 제 가슴을 계속 쳐다보고 만지려고 하길래
저도 모르게 뺨을 때리고 도망을 갔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큰일 아닌거 같지만
그때 당시엔 너무 충격이였습니다. 피가 거꾸로 솟는 느낌이였죠.
아마 어른이였으면 그렇게 거부하는 것도 불가능했겠죠

5학년 땐 같은 반의 절 좋아하는 남학생이 제가 과학 실습 물품들을 가져다 놓으러 가는데 
도와주겠다고 쫓아와서는 과학실에서 엉덩이를 만졌습니다.
너무 놀래서 들고 있던 과학 실습 물품들을 모두 내팽겨쳤고
그놈은 실실 쪼개며 알았어 알았어 안할께 라곤 했지만 교실에 들어가기 전엔 
도끼눈을 뜨며 선생님한테 말하면 죽는다고 협박하는것도 잊지 않더군요
수업중에 다녀온거라 선생님이 왜 이렇게 늦게 왔냐고 물어볼꺼라 생각했는데
오자마자 하신 말씀이라곤 꼬리가 왜 이렇게 기니 였습니다.
문을 왜 안 닫느냐는 말이였는데 전 왜이렇게 늦었냐는 말인줄 알고 '누구누가요' 라고 
이야기 하려는 데 그 선생은 '문 닫으라고' 하면서 제 말을 짜르더군요
제가 반장이라고 우리 엄마한테 촌지나 요구하고 안 주자 절 1년 내내 괴롭히던 선생년.

6학년 땐 전화를 통한 성추행이였습니다.
집으로 전화가 와서는 '누구니?' 하길래 어린마음에 '저 영희요~' 하고 대답했습니다. 
'아 영희니 나 철수아저씬데 기억나니?' '아니요' 하자 엄마 아빠 계시냐고 묻더군요
안 계신다는 걸 알자 동생이나 언니 오빠는? 하는 겁니다. 
전 1남 2녀의 장녀로 그때 좀 이상하단 생각이 들었지만 그런걸로 어른의 전화를 끊을 수는 없었습니다.
'남동생이랑 여동생이랑 있어요' 하니까 전화기를 들고 여동생은 냅두고 
남동생이랑 방에 들어가보라는 겁니다.
좀 무서운 생각이 들어 동생 둘을 다 데리고 방에 들어갔습니다.
그러자 이상한 행동을 시키며 그 소리를 전화기를 통해 들려달라는겁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냥 미친놈이였지만 그땐 어렸기에 놀래서 전화를 끊어 놓고도
그 사람이 집에 찾아올까봐 정말 몇주를 가슴 졸이며 지냈습니다.

중3 땐 사람 없는 마을 버스에 손님은 저랑 젊은 남자 뿐이였는데
제 앞자리에 앉았던 그 남자가 옆 쪽 자리로 옮기더니 
제 얼굴을 뚫어져라 보면서 혼자 이상한 짓을 하는겁니다
사실 그때도 설마 공공장소에서 이런 생각에 당연히 담배 각을 개봉하기 전에 손으로 치는 행동;;
인줄 알았는데 내릴때 보니까 아니더군요... 따라 내릴까봐 겁먹어서는 집까지 전속력으로 뛰어갔습니다.

고3 때 성추범을 가장 많이 만난거 같습니다.
학원이 강남이고 집까지 3정거장이였는데 고3인지라 안하던 공부를 하려니
학원을 10시 정도까지 다녔는데... 그 시간 지하철은 정말 성추행범, 변태 소굴입니다.
이틀에 한번이 넘는 꼴로 만났던거 같네요 뒤에서 부비적 하면서 자신의 성기를 들이대는 놈
만지는 놈, 한번은 제 앞에서 제 허벅지에 비벼가며 얼굴은 상기되서 -_- 암튼 별 미친놈들이 다 있습니다

1년 전엔 남자친구와 여동생, 그리고 아는 오빠까지 넷이서 찜질방에 갔는데
자다가 뭔가 이상해서 눈을 떠보자 옆에 누워있는 놈이 가슴을 만지고 있는겁니다.
표현하긴 뭣하지만 그냥 만지는것도 아니고 완전 말 그대로 쪼물딱 거리고 있는겁니다.
그놈 분명 눈을 뜨고 있는걸 제가 봤는데 제가 깬걸 알자 손을 떼고 눈을 감더군요
다행히 혼자 있을때가 아니라 여동생을 깨워서 말했습니다. 
제 여동생이 좀 무서워서 그 남자에게 다가가서 머리를 발로 차며 소리를 지르더군요
남자친구까지 합세해서 꽤 많이 밟혔습니다.
그놈 끝까지 잠결에 지 여자친군지 알고 만졌다고 하는데
어처구니없게도 혼자 찜질방 온놈 -_- 게다가 분명 난 눈뜬거도 봤다는데 계속 발뺌하고..
경찰서까지 가려고 했는데 찜질방 주인이 와서는 쫓아내겠다고 참아달라고 해서 넘어갔습니다.

가장 최근은 얼마전엔 출근할때 충무로에서 사고가 나 지하철에 사람이 미어터지게 많았는데
뒤에 서있는 놈이 또 자꾸 지 성기를 비벼 대면서 이상한 소리를 내더군요.
솔직히 지금은 25살에 알만큼 알기에 이제는 그런일 당하면 잘 대처할 수 있을 것이라고,
손목 꼭 붙잡고 경찰서 갈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막상 당하니 그 자리를 피하는 방법밖에... 도리가 없더군요....

그런데 중요한건 그런 사람들이 모두 생긴건 멀쩡한 인간들이라는 사실입니다.
버스에서 만난 변태는 딱 보기에도 훈남 대학생이였고(하는 짓은 미친놈이였지만)
그밖의 지하철 변태들은 다 회사에 출근하거나 집으로 퇴근하는 일반 직장인들입니다.
오유분들도 성추행범들 욕하시지만 전 제가 당했던 횟수가 횟수인지라
분명 이곳에서 한번이라도 그런 실수를 저지를 분들이 있을꺼라고 생각합니다.
전에 TV에서 그런 지하철 성추행범을 잡아 이야기를 들어보는데
집에 와이프가 임신중이라 너무 쌓여서 그랬답니다.
직장 잘 다니고 가정도 있고 멀쩡해 보이는 한 젊은 남자였습니다.

자신의 순간적인 성욕을 해결하기 위해 하는 짓이
여자를 얼마나 기분 더럽게, 수치심 들게, 무섭게 하는지 알고 하는 행동일까요?
전 가장 성추행범들 많이 만났던 고3땐 진짜 그 미어터지는 사람들 속에서 아줌마들 사이에
자리 잡기 위해 어찌나 애썼는지 모릅니다.

전 제가 성추행을 다른 여성분들에 비해 많이 당했다고 생각하진 않습니다.
분명 주변의 모든 여성분들이 저만큼, 아니 어쩌면 저보다 더 심하게, 더 많이 당했을지도 모릅니다.
얼마전 사람 많았던 충무로에선 더듬었다 아니다로 싸우는 아줌마와 아저씨도 있었고
어떤 젊은 남자분이 우는 여자분을 다독이며 화내는 중년 아저씨를 데리고 소리치는 모습도 봤습니다.
겉으로 들어나는 정도가 저 정도이면 분명 저 처럼 그냥 참고 자리를 피한 여성분은 
더더욱 많을꺼라 생각합니다.

솔직히 성추행범들 싫지만 너무 짜증나고 진짜 다 감옥에 쳐넣고 싶지만
(강간범이나 성폭행범들은 다 죽이고 싶지만 -_-)
그보다 우리나라 성교육이 더욱 문제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냥 가벼운 성추행, 남자들은 가벼운 마음에 순간적인 성욕을 해결하려고 행할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여자는 이렇게 20년 가까이 지난 일도 기억할 만큼 가슴속에 평생 묻고 산다는걸
잘 기억해두시길...
자신의 친한 여자 동생들, 누나들, 친 누나 동생, 친척 동생, 친한 여자 친구, 
자신의 애인도 당할 수 있는 일이라는 것을 기억하시길 바랍니다.

솔직히 자주 즐겁게 눈팅하고 가는 오유, 이곳에 만큼은 이런 가해자가 없길 바랍니다.
대신에 이런 일을 당하는 여성분을 보시면 도와주세요...
지하철이나 버스에서 이런 성추행을 당해도 여자들이 함부로 신고하거나 소리지르거나 할 수 없는 건
혼자 있기 때문입니다. 그놈이 발뺌하면 땡이거든요
날 믿어줄 사람이 없거든요..
얼마전 지하철에서 울고 있는 여성분을 달래며 한 남자를 혼내던 남성분..
분명 여성분과 아는 사이 같지도 않는데 그런 바쁜 출근시간에 도와주고 있는 모습이
너무 멋져보였습니다.
혹시 압니까? 그게 인연이 될지도.. ^^

긴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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