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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식성 생물의 쳐묵쳐묵 이야기
게시물ID : cook_188284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연구소장
추천 : 11
조회수 : 864회
댓글수 : 9개
등록시간 : 2016/09/20 22:3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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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난히 더웠던 올 여름, 잡식성 생물은 유난히도 더위에 약하고 땀이 많은 체질이라
정말 녹아버리는 줄 알았지만 

아침, 저녁으로 시원한 바람이 불고 가을 하늘이 인사를 해주는 계절이 와서 씐나있음으로 음슴체.


오늘의 쳐묵 이야기 첫번째는 만두.

본인은 만두를 좋아함. 아주 좋아함. 그래서 물론 맛있는 만두를 찾아다니지만 편의점 냉동만두를
전자레인지에 돌려 먹어도 불만이 없을만큼 만두에 대한 차별이 없음.

하지만 언제나 하이에나 색히마냥 맛있는 만두를 찾아다님.

그러다가 인생 만두전골을 만나게 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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쟈쟌. 이것임.

육수는 군더더기 없는 깔끔한 사골육수. 다른 양념은 일체 없고 약간의 얼큰한 맛을 주는 양념만 살짝 들어가 있음.
호박과 버섯, 그리고 국물의 시원함을 위해 아래에 깔린 알배추가 전부임.
단촐하지만 그만큼 놀랄만치 깔끔한 맛임.

안에 들어있는 만두는 이 집에서 직접 만드는 김치만두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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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함. 속이 꽉 차 있음.

살짝 두께가 있는 만두피는 쫄깃하며 밀가루 냄새 따위는 없음. 

매운맛에 약한 나는 보통 밖에서 파는 김치만두는 김치맛은 없고 디립따 맵게만 만들어서 잘 안사먹는 편인데
이 집의 김치만두는 진짜 김치맛이 나는 김치만두임.

김치의 아삭한 식감과 고기맛의 조화가 환상적임. 묵은지의 숙성된 맛이 고스란히 전해져 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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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두가 모자란 사람들을 위해 인분에 2개씩 추가 만두가 나오고 칼국수가 조금 나옴.
다른 테이블 손님들은 칼국수만 넣어서 먹고 저 만두를 보통은 포장해가는 듯 했으나 난 그딴거 없고 다 투하해서 먹어치움.

메뉴는 '만두' '만두전골' '해물칼국수' 딱 세가지.

정말 맛있는 만두와 전골이었음.





두번째도 만두 이야기임.

여기는 만둣국집. 동네에 있는 밥집으로, 노부부가 운영하는 곳. 메뉴는 만둣국, 만두, 칼국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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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에서 먹던 진한 사골육수의 만둣국 그 자체임.
국물이 진해서 먹다보면 진한 사골국을 먹듯 입에 쩍쩍 붙음.

매일 만드시는 겉절이의 맛이 만두와 함께 먹으면 아주 환상적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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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이 만둣국 속 만두의 비쥬얼.
적당한 두께감의 쫄깃한 만두피와 속이 꽉 차고 육즙이 가득한 만두가 겉절이와의 시너지효과를 한껏 발휘함.

물론 이 집의 만두는 따로 포장판매를 하는데, 특이하게도 간장과 '단무지'가 아닌 간장과 '겉절이'를 줌.
가게에서 먹던 겉절이의 맛을 집에서도 느낄 수 있음.

그리고 주름잡힌 모양의 만두가 간장을 찍었을 때 간장이 만두에 좀 더 알맞게 찍힐 수 있게 해 줌.

동네에 이런 만둣국이 있다는게 그저 감사할 따름임.




세번째 이야기는 멕시칸 요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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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가게에 한국인 직원은 없음.
심지어 한국말도 통하지 않음. 미군 캠프 앞에 있는 위치적 특성 상 한국인 손님도 주말을 제외하고는 거의 없고
US아르미 들이 들락거림.

그래도 직원들이 굉장히 친절함. 특히 사장님으로 보이는, 미쿡 텍사스 주 시골마을 마트 아저씨처럼 생기신 분이 굉장히 친절하심.

말 그대로 멕시칸 요리 집이며, 한국인들 대상으로 장사할 생각으로 만든 가게가 아닌 이유로 우리나라 사람들의 입맛따위는 고려하지 않은
그냥 멕시코 밥집같은 정통 멕시칸 요리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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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리를 주문하면 우선 식전 에피타이저 격으로 나초칩이 나옴. 물론 나초는 직접 튀긴 것.
나초와 함께 4가지의 소스가 제공되는데 골라먹는 재미가 있음. 특히 위쪽의 두가지 소스는 고수가 들어가 있는데
사실 나는 고수를 잘 먹지 못함. 아무리 먹어보려 노력해도 그 세제같은 향이 견딜 수 없음.
하지만 그러한 나도 고수의 은은한 향 속에서 고소한 맛을 느낄 정도의 착각인지 뭐시긴지 헷갈릴 정도로 고수의 양을 절묘하게 사용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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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주문한 음식은 두가지.
포크 토르티아 와 멕시칸 스테이크.

우선 토르티아는 돼지고기의 양념이 절묘함. 단짠이 환상적으로 교차되며 향신료의 향이 향긋하게 요동침.
특히나 저 팥이 정말 쌉쌀하고 고소해서 입 안에서 여러가지 맛이 복잡 미묘하게 느껴지며 씹으면 씹을수록 돼지고기의 육즙과함께
저절로 비음섞인 "으흠~~"이 나옴.

아래 멕시칸 스테이크는 이 집 특유의 소스로 구워낸 스테이크인데 고기의 부드러움도 부드러움 이지만 강렬하게 자극하는 멕시칸 소스가
혀를 춤추게 해 줌. 다소 강렬할 수 있는 스테이크는 접시 오른쪽에 담겨진 걸 먹으면 안에 들어있는 치즈+고수 와 겉을 감싸고 있는 계란의
고소하고 담백함이 훌륭하게 중화시켜 줌.

이 집의 강점은 고수를 좋아하지 않는 사람들도 고수를 즐길 수 있게 고수가 들어가는 각 요리마다 고수의 양을 절묘하게 조절해낸다는 점 같음.

US아르미 들을 상대해서 그런지 양도 많음.



네번째 이야기는 파도파도 맛집이 끊임없이 나와 기분좋은 돈까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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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으로 나오는 스프. 
스프는 매일 직접 만드시고 따라서 스프의 종류도 매일 바뀜. 이 때는 옥수수스프 였음.

오X기 스프가 돈까스와 제일 잘 어울린다는 사람이 있고 나도 거기에 어느정도 동의하지만 아무래도 직접 끓여낸 스프는 맛이 다름.
옥수수의 고소함과 달콤함, 크림의 담백함이 아주 좋음.

사장님이 호텔 주방장 출신이시라는데 난 사장님이 호텔 출신이든 동네 밥집 출신이든 맛만 있으면 되므로 그건 패스하고
커틀러리를 보면 나이프가 흔히 볼 수 있는 돈까스집 나이프가 아니라 스테이크 나이프임.

잘 썰림. 베리굿.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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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까스가 정말 바삭하게, 적당히 기름지게 튀겨짐. 빵가루는 빵을 직접 가루로 만들어 사용하신다 함.
두꺼운데 고기가 부드럽고 잡내없이 고소함. 이 부드러움은 스테이크 나이프라서 잘 썰리는게 아니라 고기가 부드러운것임.
직접 썰어보면 알게됨.

소스는 4일에 걸쳐서 직접 끓여내는 소스로, 소스에 곁들여진 버섯등의 야채맛이 은은하게 우러나오며 가볍고 기분조은 새콤함과
부드러운 달콤함이 아주 좋음.

사실 돈까스 자체가 맛있어서 소스 없는 부분을 그냥 먹어도 맛있고 기호에 따라 후추만 뿌려먹어도 맛있었음.

곁들이로 나온 구워진 당근, 브로콜리, 피망은 더 달라고 하고싶을 정도로 돈까스와 잘 어울림.





다섯번째 이야기는 BBQ

닭백숙 집이나 오리고기집, 영양탕 집도 없을 거 같은 좁은 산길을 굽이굽이 올라가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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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산속 오두막이 등장함.

무슨 노스캐롤라이나의 산속에 있을 것 같은 나무오두막임.

그러함. 사실 이 집 BBQ는 흔한 BBQ맛 이지만 이 집은 분위기가 반 이상임.
메뉴도 BBQ하고 스테이크 덜렁 둘 뿐이지만 다들 BBQ를 먹음. 위치 상 차 없으면 못가거나 등산을 빡세게 해야 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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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BQ가 나옴.

2인분은 이렇게 각자 접시에, 3인분 부터는 나무그릇에 나와서 각자 퍼먹으면 됨.

고기와 소시지, 베이크드 빈과 옥수수, 코울슬로, 마카로니와 삶은감자가 나옴.
감자는 으깨서 후추와 소금간을 직접하고 버터와 함께 야채들과 버무려서 먹으면 맛있음.
사실 이 집이 딱히 맛있다기 보다는 그렇게 하면 보통 맛있는 조합임.

한가지 좋은 건 적당한 양과 잘 구워진 소시지, 그리고 고기의 맛이 저 소스와 훌륭하게 잘 어울린다는 것인데
개인적으로는 이태원의 BBQ 소스 보다는 훨씬 먹기 편하고 부드러운 맛 이었음.

이태원의 BBQ소스는 너무 강해서 먹다보면 혀가 금방 지치는데 이 소스는 부드러워서 끝까지 맛있게 먹음.

하지만 역시 이 집은 위치와 분위기가 일 다함.





이제 여름도 끝났으니 땀흘리면서 먹는 국물 요리를 찾아 먹으러 다녀봐야겠네요.

모두 굿봠 하세요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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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너스는 멕시칸요리를 먹었던 레스토랑 근방의 카페에서 영접한, 100년 가까이 된 웨지우드 찻잔셋트.

잔알못이라 진짠지 뻥인지는 모르지만 저렇게 양쪽에 손잡이가 달린 찻잔은 웨지우드에선 이제 만들지않는다고 함.
하지만 이 찻잔셋트는 주인장이 직접 모으신 컬렉션 중의 하나로 100년 가까이 된 물건이라고 함.

사실 이 카페의 모든 잔들은 주인장 내외가 직접 모은 컬렉션으로 100년 넘게 된 잔 부터 유럽의 고급브랜드와 앤틱들이
어마어마한 수가 전시되어 있었음.

놀라운 건 가게에 전시되어 있는 건 전체 컬렉션의 1/3에 지나지 않는다고 함.

이 집에서 잔 깼다가는 난리 날 듯... ㄷ ㄷ 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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