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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 반려동물을 떠나보낼 당신들께
게시물ID : animal_188452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veluga
추천 : 21
조회수 : 1155회
댓글수 : 51개
등록시간 : 2017/10/01 16:3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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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3월에 너무 갑작스럽게, 
 한 10년동안은 절대 내게 오지 않을 것 같다 믿었던 순간이 갑작스럽게 왔습니다 

 14년을 함께 했던 고양이가 떠나가고 
 세상이 3도쯤 낮아진 것처럼 서늘해서 늘 추워요 

 너무나 갑작스러웠고 당황했기 때문에 계속 후회되는 순간을 남겨서 
 다들 저처럼 계속 후회하지 마시라 말씀드리고 싶어요 


 반려동물을 떠나보내면 선택지는 세곳입니다 

 반려동물 전용 장례식장 
 매장 
 폐기 

 추운 계절 아니면 집에서 하룻밤 재우지도 못하고 바로 장례를 결정해야 합니다 

 

 1. 반려동물 전용 장례식장
 (병원 계약 장례식장 또는 검색 후 예약방문 필수)

  -> 병원에 명함을 비치해두고 전화하면 계약된 택시를 보내주거나 예약하고 직접 찾아갑니다  
 예약일정에 따라 미뤄지면 유골을 택배...로 보내준다고도 하며  
 사람이 바빠 가지 못하면 택시로 접수하고 택배...로 보내준다 합니다...  

 장례식장으로 간다 하면 병원에서 간단히 후처치 해줍니다 
 아이의 머리를 높게 괴어주고 똥꼬에 솜도 막아줘요 
 토한 거, 붕대, 주사바늘 다 제거해주는데 깨끗하게 섬세하게 해주지는 않아 마음의 상처로 남습디다. 


 전 독거노인에 차도 없어 택시 예약하고 갔습니다 
 장례업체에 따라 택시비나 콜밴비 포함/비포함이 나눠지며 
 화장 후 출발 직전에야 집에 가는 택시비용 후불...이라는 걸 안내 받았습니다 
 정신없고 울고불고 하는 와중에 안내 받지 마시고 미리 확인하세요 ㅠㅠ 

 서울 지역아닌 경기 외곽에 업체들이 있어 가는데 두어시간 걸릴 수 있습니다 
 미리 사진을 보내달라 해서 문자로 보내주면 출력해서 액자에 걸어놓았더군요 
 성별을 알려드리지 않아 내 새끼 아들이지만 액자도 핑크, 유골함도 핑크였어요 
 핑크가 잘 어울리는 예쁜 애라 그런가보다 했는데 색구분 원하시면 미리 말씀하세요  

 가면 관에 한지를 깔고 아이를 눕히고 국화를 줘요 
 아이를 입관한 채로 이별할 시간을 주시는데 이때 많이 만지시고 충분한 시간 보내세요 
 울다가 그냥 보내시면 한참을 후회할 수 있습니다 

 장례업체에서 관, 수의 판매하는데 저는 아무것도 안 했어요 
 낯선 거 싫어하는 애라 원래 내 새끼 좋아하던 스크래처 가져갔는데 
 함께 태우는 건 안 된다하셔서 허락받은 간식과 옷 정도만 같이 보내줬습니다 
 화장장이 보통 바로 연결되어있고 국화 꽃을 넣고 입관된 채로 옮겨서 
 아이를 감싼 한지채로 꺼내 화장로에 넣습니다 

 그리고 몇십분 기다리는 동안 계속 세일즈 합니다 
 유골함 구매하라고 한 세네번은 들은 듯.. 
 우느라 정신이 없어 여러번 들은 탓에 별도로 구매했다 하니까 그만두셨어요 

 그리고 아이가 화장이 끝나면  화장로를 열어 아이를 보여줍니다. 
 아이 하나만 온전히 보냈다는 확인을 시켜주고
 뼈가 깨끗한 걸 보니 어떻다 말은 하는데 잘 안들려요 
 그 뼈 그대로 주시는 게 아니라 가루로 내준다 해서 내새끼 마지막까지 아플까봐 
 그대로 달라 했으나  법 때문에 안된다 하며 가루로 내어서 한지에 포장해줍니다 

 비용은 현금계산 
 영수증 발급이나 카드 계산시 별도 수수료있데요 


 저는 집에 데려와 계속 지내는데 
 유골이지만 같이 있다는 것이 큰 위안이 됩니다 

 대문만 열어도 침대 구석에서 나오지 않던 겁쟁이라 
 자유롭게 세상 구경하라고 경치 좋은 곳에 뿌려주면 어디 한 구석에 숨어서 계속 벌벌떨까봐 
 저는 저 평생 데리고 있다가 저 죽을 때 유언으로 같이 보내달라 하려고요 
 나중에 우리 가족들 다 수목장이나 추모공원 계약할 때 데려가기로 했습니다 



 
 2. 매장 
 -> 내 땅이 있거나 우리집에 묻겠다라던가가 아니면 
 사실상 산에 매장은 불법입니다 
 우리나라처럼 국지성 호우가 잦은 지역에는 추천하고 싶지 않습니다 
 아이들이 온전히 자연으로 돌아가는데 몇 년이 걸리기 때문에 
 이 땅 지반이 튼튼하다, 주변 동물에 의해 파헤쳐질 일이 없다, 10년여 개발이나 이사 계획이 없다 할때 추천드려요 

 최소 50센치 이상 깊게 땅을 파야 한다 들었습니다 
 아니면 마음의 상처가 더해질 수 있으니 꼭 깊게 묻으세요 

 장점은 아이들을 온전하게 자연으로 다시 돌려줄 수 있다는 점이겠네요 
 저는 선산이 있긴 했지만 정말 멀고 또 비가 좀 잦은 산골짜기에 있어서 포기했습니다 




 3. 폐기
 -> 두 가지 방식의 폐기가 있는데 
 반려동물이 무지개다리를 건넌 장소에 따라 달라져요 

 하나는 동물병원에서 떠날 때... 
 동물병원에 폐기를 부탁하면 킬로당 얼마로 계산해 병원에 냉동...보관했다가 장례업체로 보내는 방식 

 다른 하나는..
 동물병원 이외의 장소에서 떠난 경우에는 생활폐기물로 분류...됩니다
 각 지방자치단체의 조례에 따라 달라지지만 생활쓰레기봉투... 등에 넣어 배출하면 생활폐기물 처리업자가 처리 한데요 
 지자체에 따라 달라지니 꼭 문의하세요 

 물론 집에서 떠났다 해도 동물 병원에 의뢰할 수 있습니다





 사람의 장례도 그렇지만 
 반려동물의 경우는 급작스럽고 주변에서 정보를 접할 기회가 없어 경황이 하나도 없어요 
 사람을 떠나 보내면 삼일장이라 울며 손님 맞으며 이별할 준비를 하며
 산 사람이 위로받을 시간을 주지만

 반려동물은...
 급작스럽게 당일, 혹은 다음날 보내고 나면
 빈 자리는 남는데  남은 사람은 제대로 된 이별을 하지 못해서 계속 슬프고
 직장에 휴가를 별도로 내고도 좋은 소리 듣지 못하고
 어디 가서 내 상실을 위로받을 곳이 없어서 날이 갈 수록 허전함이 커집니다


 물론 이 말은 사람의 빈자리와 반려동물의 빈자리를 비교하고자 쓴 표현은 아닙니다

 저에게는 14년의 상실이지만

 "슬프겠다, 얼른 고양이 한마리 사"
 "어쩌냐 ㅠㅠ 나 아는 집에 고양이 새끼 낳았는데 갖다줄까"

 이런 무지한 위로에 당신은 앞으로 노출될 겁니다


 미리 무뎌져야 하며
 별거 아닌 거에 화내는 쪼잔한 사람이 될 것이며
 그깟 고양이 한 마리 때문에 어쩌면 누군가와 연락이 끊어질 수 있습니다


 그런 상실을 겪기 전에 미리,
 더 많이 사랑해주시고
 병원 검진 꼭꼭 매년 다니시고
 동영상을 많이 찍어놓으세요

 그냥 자는 거
 걸어다니는 거
 밥 먹는 거


 기억엔 선명해도
 보고 싶어도 볼 수 없어 울게 되니까요.   






 
출처 이 글이 쓸모없어지도록 모든 반려동물의 무병장수를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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