딱 3일 전까진 몰랐습니다.. 그냥 피곤해 그러는 줄 알았어요. 오늘 아침 병원에서 극성빈혈이라 진단받고 수술은 엄두도 못낸채 집에 돌아와 자기가 제일 좋아했던 쿠션.. 거기서 가쁜 숨을 몰아쉬다가 마지막 사력을 다해 고개를 이리저리 두리번 거리며 저를 찾더군요. 그렇게 제품에서 몇 분 헐떡이다 숨이멎었습니다. 아버지 돌아가셨을때도 전 눈물 한방울 안흘리며 덤덤히 받아들인 놈입니다. 그런데 마지막 숨쉬는 순간에 힘을 다해 저를 찾으며 꺼억 꺼억 최후의 한숨을 내뱉는 모습을 보니 눈물이 주체가 안되더군요.
조금 일찍 신경썼으면 살릴 수 있었을까? 너무 무관심해 징후를 놓쳤나? 정말 3일 전까지 멀쩡한줄 알았습니다. 그냥 피곤해서 많이 자나보다. 나이가 들어 활동량이 주는가보다..
이렇게 허망히 가버리네요. 가지고 놀던 삑삑이들, 자주먹던 간식들, 사료도 한가득인데..
12시에 무지개다리 제품에서 건너고 5시에 두손바닥에 올릴정도의 재로 변해버렸네요.
하루정도 집에서 재울껄 그랬나.. 명절 지나고 보낼껄 그랬나.. 하.. 잘 갔겠지.. 너무 일찍 보냈다 서운해 안하겠지.
왜 일찍 병원에 안가봤을까.. 왜 나 몸이 안좋아요하는 신호를 못알아줬을까..
내가 너무 미안하구나. 주인이 둔한 놈이라 니가 그렇게 아프다는걸 너무 몰랐네..
무슨 검사라 하면 이렇게 활달한 놈이 무슨 병이 있을라고.. 검사비에 혹은 수술비에 갈등하고 고민하고.. 무관심하게 넘겨버린게 이제야 죽도록 후회스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