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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GM)대한민국의 탄생- (6) 우리가 이해한 민주주의는 무엇이었을까?
게시물ID : history_18860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키위링
추천 : 2
조회수 : 342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4/11/28 10:11:25

BGM정보 : 브금저장소 - http://bgmstore.net/view/GqaSw
 
 
 
 
민주주의를 지지한다. 민주주의는 국체나 정체를 가리키는 말에 그치지 않는다. 민주주의는 인간 삶의 가장 큰 원리이자 정신이니, 힘이 원리를 앞세우는 대신 모든 사람은 저마다 권리와 의무를 가진 존재로 여긴다. 국내정치에 적용하면 자유를 숭상하려는, 국제정치에 적용하면 평등한 연맹을 지향하려는 주의이며, 사회 생활에서 평등을 지향하며, 경제 운영에서 노동 본위의 협조주의이다.
- <동아일보>창간사 , 1920. 4. 1
 
민주주의란 단어가 한여름 뜨거운 날씨처럼 온 천하를 횡행한다.
- <동아일보>, 1920. 4. 21
 
18세기 데모크라시는 상공자본 계급이 전통적 특권을 가진 제1계급, 제2계급에 맞서 계급적 해방을 요구한 운동으로서 제3계급의 경제적권리를 발현시킨 것일 뿐 모든 계급의 보편적 자유와 권리를 인정하는 체제에는 미치지 못한 것이었다.
- <개벽>창간호, 1920
 
현대 민주주의는 일부 소수의 정치적 자유만을 보장하게 되는 근대 민주주의의 한계를 넘어서 구성원의 실질적 평등을 보장함으로써, 사회 구성원의 진정한 자유를 보장하는 원리이다.
- <동아일보>, 1920. 4. 2
 
당시 잡지나 신문에서 민주주의에 관한 기사를 접하기는 참 쉽습니다. 그만큼 민주주의란 말이 유행하였기 때문입니다. 18세기 데모크라시는 현대 민주주의에 기여한 바가 적지않지만, 진정한 민주주의는 구성원의 실질적 평등을 보장할 때 실현됩니다. 민주주의란 말은 19세기 후반 우리 사회에 소개되었습니다. 그런데 , 이 말이 막 소개되던 즈음에는 서양에서 민주 정치가 큰 폭으로 궤도를 수정하던 중이었습니다. 시민 혁명 이후 자유주의 정치가 자리 잡았지만, 빈부 격차를 당연시하고 돈 있는 자들만의 자유를 옹호한다는 비판이 거세게 일어났기 때문입니다. 노동 운동이 활발하게 일어나 평등을 주장하고 나섰고, 자유주의를 비판하는 사회주의 운동도 활발해졌습니다. 그래서 민주 정치의 모범 국가라 불리는 나라들에서 정치적 자유와 사회적 평등의 조화를 꾀하는 움직임이 대세를 형성합니다. 그래서 현대의 민주주의는 자유주의적 요소와 사회주의적 요소가 함께 들어 있습니다. 정치적 자유를 여전히 지상의 가치로 여기지만, 평등을 제도화함으로써 자유가 모두의 것이 될 수 있도록 하는 정치를 지향하였습니다. 지금 소개한 글에 쓰인 민주주의는 이 같은 사회를 가리키는 말입니다. 그래서, 1920년 당시 식민지 조선에서 민주주의란 용어는 ,
 
' 특권 계급이 사라져 모든 사람이 법 앞에서평등하고 정치적 자유를 누리며, 힘 있는 자들의 자유만 앞세워 계층과 계층 사이, 민족과 민족 사이의 불평등을 만들지 않으며, 국제 사회에서 모든 민족과 국가가, 국가 안에서 모든 구성원이 평등하게 자유로워질 수 있는 세상'
 
이라는 정도로 이해하였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러니 민주주의란 말 속에는 전통적인 자유주의, 사회주의 민족주의란 말이 뒤엉켜 있으며, 민주주의자는 전통적인 자유주의자일 수도, 민족주의자일 수도, 사회주의자일 수도 있었을 것입니다. 1920년 식민지 조선은 최소한의 정치적 자유도 없었습니다. 경제적 권리나 사회적 평등이란 관념도 아직 낯설었습니다. 그러니 민주주의란 말에 공감하였던 이들이 훗날 여러 갈래로 나뉘어 서로 협력하면서 한편으로는 대결하였어도 어쩌면 그것은 자연스러운 일이었을 것입니다.
 
1920년대 사람들이 이해한 민주주의의 두 날개는 정치적 자유와 사회적 평등이었습니다. 사람들은 두 날개가 만들어 내는 다양한 몸짓 만큼이나 다양한 형태의 민주주의를 상상하였습니다. 자유주의적인 경향 안에서도 다양한 탐색이 이루어졌고, 사회주의적인 경향 안에서도 여러 갈래의 탐색이 이루어졌습니다. 그러한 탐색들 속에서 조선의 실정에 어울리는 민주주의, 조선적 민주주의에 대한 상상도 구체화되었습니다.
 
 그러나 일제는 그 상상조차 가혹하게 탄압하였습니다. 그 결과 민주주의의 한쪽 날개가 심하게 손상되고 말았습니다. 그만큼 민주주의에 대한 우리의 상상력도 제한되었을 것입니다. 식민지가 낳은 또 다른 비극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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