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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곡 좋아하세요? 두번째 희곡.
게시물ID : readers_18861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드립지망생
추천 : 0
조회수 : 235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5/03/13 00:19:33
http://todayhumor.com/?readers_18819-희곡 좋아하세요 소개글
http://todayhumor.com/?readers_18840-첫번째 희곡 세일즈맨의 죽음
 
김종태: 다른 나무꾼 처럼 지게 작대기로 겁을 주거나 흉하다고 침을 뱉지 않았기 때문이에요.
따뜻한 눈길로 바라봐 주고, 먹기쉽도록 한입씩 숟가락으로 떠넣어주고, 싱거울까봐 반찬까지 먹여주며 희망을 줬잖아요. 다 닳아서 없어져 버린,아니 처음부터 없다고 생각했던 희망. 근데 나무꾼이 준 건 희망이 아니라 동정이에요. 도시락도 나눌수 없는 싸구려 동정심.
 
여러분 안녕하세요. 제가 소개해 드릴 두번째 희곡은 김숙종 작가의 가정식 백반 맛았게 먹는 법 입니다.
이 희곡은 2009년 극단 작은신화에서 초연된 작품입니다.
여러분은 누군가에게 악의적인 거짓말이아니라 체면치례라도 누군가에게 선의의 거짓말을 해보신적이 있나요?
아마도 대부분 경험이 있으실겁니다. (기억도 안날만큼 찰나의 순간에 마주친 누군가에게 별 의미없는 던진 선의의 거짓말.)
이 희곡은 선의의 거짓말,거기서 출발합니다.
연극은 2인극으로서 굉장히 짜임새 있고 탄탄한 이야기입니다. 만화가 김종태와 도서 외판사원 양상호(편의상 종태,상호라 하겠습니다)
이야기로 시작하죠. 상호와 종태는 별 연결고리가 없어보입니다. 서로 다른 세계에서 살았으니까요. 극 중반까지 이 희곡은 웃음기 넘치고 따뜻훈훈하기까지한 이야기로 흘러갑니다. 그러다 후반에 뒤통수를 탁 치게 되는 반전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중반까지 별 의미없던 제스쳐와 대사들이 한 순간에 폭발하여 극의 분위기 까지 바뀌는 전율을 느낄수 있습니다.
가정식 백반 맛있게 먹는 법 은 처음에 길고 특이한 희곡의 제목에 이끌려 보게된 희곡입니다.
2009년 초연당시 전 공연을 보지 못하고 희곡집으로 읽게 되었죠.
독특한 제목과 달리 많은 생각을 하게하는 작품입니다.
우리는 누구나 약속하고 약속을기다리며 속고,속이며 살아갑니다. 혹 잠깐 만난 사람에게 선의를 베풀기도 하고 우리 역시 잠깐 만난 누군가에게 선의를 받기도 합니다. 그리고 누구나 다 한번씩은 상상합니다.
내가 잠깐 마주친 호의를 베풀어준,받은 상대와 만난다면 난 그를 기억할수 있을까?
이 희곡을 읽고 글을 쓰면서 가장 많이 떠오른 단어는 희망고문과 선의의 거짓말이었습니다.
누군가에게 진심이 없는 희망적인 말을 무심코 던진다면 그걸받는 누군가는 내가 가볍게 던진 만큼 과연 가볍게 받을까?
혹 그것이 절망적인 상황의 누군가에게는 가슴과 마음을 울리는 구원의 말이 될지도 모릅니다. 말의 무게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보게됩니다.
종태는 불우한 과거 속에서 대학생이던 상호와  약속을 합니다. 상호가 종태에게 스케치북을 선물하며 스케치북이 새까매지면 다시오겠단 약속을 하고, 그 약속을 간직한체 종태는 만화가되었고 그 약속을 잊은 상호는 외판사원이 됩니다.
그토록 만나고싶던 어린시절 자신에게 살아갈 희망을 선물해준 형을 만났지만 둘은 전혀 다른 모습과 기억으로 만나게되죠.
한쪽은 철저하게 그 약속을 잊은체, 한쪽은 늘 기억하고 살아간체.(아니 그닥 중요하게 생각치 않았던 편이라 해야하나?)
그리고 종태는 수 없이 상호의 주변을 멤돌았습니다.
형과 만나길, 형이 자길 알아주길 고대하고 또 고대하면서. 그러나 상호는 자신의 주변을 맴돈 종태를 기억조차 하지못하고 극속에서 스토커,진드기라고 표현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그 순간 종태의  희망고문은 산산조각나고 말죠.
(흔히들 어린시절 짝사랑의 기억은 다들 있으실겁니다. 초,중,고때 누군가를 진정으로 좋아했는데,끝끝내 말하지못하고 그 아이의 주변을 멤돌다 그렇게 졸업을 하고 시간이 흘러 우연히 동창회에서 내가 짝사랑하던 아이를 봤을때 감정, 그리고 내가짝사랑한 아이가 나에 대해 안좋은 말을 하거나,짝사랑을 알고 있었음에도 그것을 무시하는듯한 말을 할때 그걸 듣는 절망감. 아마 비유를 하자면 종태의 심정이 이와 비슷하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종태의 대사처럼 자신의 유일한 추억이, 가장 희망적이던 추억이 도시락도 나눌수 없는 싸구려 동정심이 되는 순간입니다.
흔히 하는 약속, 선의의 거짓말. 우리는 진심이 아닌 무심코 던진 싸구려동정심으로 상호처럼 정말 간절하고 절망적인 상황의 누군가에게 무심코 던지거나 약속을 하면 우리는 잊을지언정 그 누군가에겐 그것이 평생의 이유가 되고 삶을 살아가는 원동력이 될수도있다는 생각, 그동안 누군가에게 주었던 그 사구려동정심이 희망이되고 던진사람이 알아주지 않을때 그걸 믿은 사람은 고문이되고 또다른 의미의 잔인한 폭력이 되어 돌고 돌아 결국 나에게 향한다는 점. 참 씁쓸하면서도 우울한것 같습니다.
이건 제 생각이지만 사람에겐 누구에게나 별거 아닌것은 없습니다. 별거 아닌 다짐도 약속도 물론 없지요,
저는 희곡을 읽으며 종태가 측은하고 안타까운 인간으로 보였고 그 흔한,기억치 못할 약속을 내뱉은 상호도 불쌍하고 측은한 인간으로 보였습니다.
희곡의 제목이 독특하다고 느껴서 읽고나선 이 희곡의 제목. 가정식백반 맛았게 먹는법을 생각해 봤습니다.
가정식이란 뭘까? 어떤 가정식을 맛있게 먹을 수 있을까? 아니 애초에가정식이란게 맛있게 먹는법이 있을까?
어쩌면 가정식은 상호 그 자체일수도 있겠단 생각이 듭니다.
종태는 상호가준 스케치북과 상호의 약속을 생각하며 정말 유명한 만화가가 되고 싶었습니다. 종태는 상호와 따스한 밥 한끼 먹으며 그토록 바랬던 형이 자신을 알아봐주고 웃으며 형과 추억을 곱씹으며 유대감을 느끼고 싶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이 희곡은 제 나름대로 표현을 하자면 무심결의 연속이다 라고 표현하며 이 희곡을 소개해 드리고 싶습니다.
상호는 극 시작부터 계속 무심코,무심결에 종태가 듣고 싶은말을 던지고 그걸 기억하지 못하죠.하지만 종태에겐 모든게 다 의미있고 가슴속에 담아두어 극 초반부터  형과의 추억을 곱씹으며 형이 무심결에 자신을 기억해주길 바라고 있죠.
'흔적이 아니라 의미로 남고싶어요'
희곡속 종태의 대사처럼 말입니다. (이 대사는 희곡을 읽으시면 많은걸 이야기합니다)
 
따듯한말은 필요합니다. 그러나 진심이 담기지않은 무미건조한 무심결의 따뜻한 말과 약속은 그 내용이 좋아도 사실은 얼음장보다도 차갑지 않을까요?
 평범한 두 남자지만 결코 평범하지않은 두 남자의 이야기 가정식백반 맛있게 먹는법 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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