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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나가서 놀고싶다
게시물ID : humordata_1888474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곰오리
추천 : 25
조회수 : 2412회
댓글수 : 28개
등록시간 : 2020/12/18 22:40:53
저는 4월에 코로나 임시생활센터에 의료지원 나갔었던 임상병리사에요
5주하다가 코로나 잠잠해질때쯤 센터 문닫고 다시 부산 집으로돌아와서
새로운일을 시작하려고 애견 미용학원을 다녔어요
필기도한번에 붙고 학원도 열심히 다니면서 배우고있었어요
이제 코로나도 슬슬 잡히는것 같고
백신도 나온다고 하고
남들 제주도다 스키장이다 놀러가는데
학원때문에도 못가긴했지만 고생하는분들을 지켜보고 저도 그현장에 있었기에 꾹참았어요
정 답답하면 차타고 기장 부둣가나 잠시 들러서 차에서 바닷바람 쐬고 그랬어요
그런데 다시 코로나가 심해지고 거리두기 단계는 점점 강화되고
중수본에서 또연락이 왔어요
코로나 의료지원 또 와주실수있냐고
저는 이미 임상병리사는 마음 접었고 아예 다른 길을 생각하고 있어서 거절했어요
그리고 그 이후로 세번의 전화가 더왔습니다
그리고 네번째에 의료지원을 한번더 하기로했습니다
코로나때문에 학원이 문을 닫았거든요
그리고 서울의 한 국립병원으로 파견나왔습니다
이제 한 이주정도 되었는데
저번주에는 눈이오더라고요
부산은 눈이 잘 안내려서 눈오니까 막설레고 좋았어요
나도 나가서 눈맞고싶고 눈사람도 만들고싶고 그랬는데 참았어요
그냥 고시원 화장실에 있는 작은창문으로 눈내리는 주차장만 보고있었어요
저도 나가고싶고 놀고싶어요
방호복입고 라텍스장갑 세개씩 겹쳐끼고 채혈하는거 너무 덥고 힘들어요
장갑이 쪼여서 감각도 무딘데 고글에는 습기차서 앞도 잘 안보여요
저도 코로나 확진자 병동 들어갈때 무서워요
방호복 입어도 옮을수도 있으니까
출퇴근도 그냥 자차로해요 그게 내맘이편하니까
사복은 하루 30분정도만 입는거같아요
출근15분 퇴근 15분
퇴근하면 바로 고시원가서 씻고 옷갈아입으니까
밖에서 밥도 안먹어요
컵라면 사서 방에서 먹어요
혹시 남들한테 옮길까봐
나도 놀고싶고 맛집 가고싶고 여행가고싶고 눈사람 만들어서 sns에 올리고싶어요
지금은 모두가 그렇죠
그치만 참아주세요, 멈춰주세요, 집에 있어주세요
의료진들 로봇 아니에요
장기화되면 이분들도 지쳐요
이분들이 지치면 앞으로 여러분들의 미래가 사라질수도 있어요
지금 여러분의 여행이 마지막 여행이 될수도 있어요


그냥 오늘 재난문자가 오는데 스키장...
그거보고 나는지금 뭘하고있나
남들은 할꺼다하고 놀꺼 다노는데
나만 집에박혀있나...속상해서 적어봤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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