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이면 어김없이 식탐의 신이 빙의라도 된듯 음식을 만들어 먹어온지도 몇 년이 됐습니다.
물밖에서 살고 있으면서 괴로운게 치킨인들의 성지인 한국서 처럼 다양한 치킨을 영접할 수 없다는 점에 있습니다..
치킨계에 있어선 촌놈이나 다름없는 제가 올해 휴가로 오랜만에 한국에 갔을 때 네네치킨이나 다른 브랜드에서 맛본 스노윙치즈 치킨을 흉내내보고 싶어져 꾀를 내보았습니다.
파마산 치즈가루와 진라면 순한맛 스프가 그 야매 요리법의 주인공입니다.
우선 닭을 튀기기전에 토막토막 내고 우유/오렌지쥬스/콜라 중 택 1하여 1시간 이상 재워둡니다. 시간이 없으면 30분만 하셔도 좋고, 급하다면 생략하셔도 좋습니다.
그후 닭을 씻어버리지 말고 바로 밑간에 들어갑니다. 다진마늘, 후추, 소금 (저는 어니언 설트, 양파향이 나는 소금을 써봤습니다. 큰차이는 없습니다.)
취향에 따라 여기에 커리 및 파프리카 가루나 로즈마리 같은 허브를 추가하셔도 좋습니다. 저는 이번엔 생략했습니다.
다만 육질을 좀더 연하게 하고 싶어 피죠아 (키위 비슷한 과일) 로 담근 청을 살짝 같이 버무려주었습니다. 매실 청등을 사용하시거나 레몬즙, 파인애플 등을 쓰셔도 괜찮고 생략해도 무방합니다. 30분정도 이대로 둡시다.
제일 귀찮은 튀김옷을 입힐 차례입니다.
위에서 양념된 닭고기 뭉치에 튀김가루, 밀가루를 1:1 정도로 부어줍니다. 밀가루 가 좀 잘 안묻는다 싶으면 물이나 계란흰자를 조금씩 섞어주세요. 그 후 다시한번 가루들을 부어줍니다. 저는 취향과 귀차니즘을 핑계로 튀김옷을 살짝 얇게 입혔습니다.
창문을 열고, 환풍기를 켜고, 기름에닭을 튀겨줍니다. 2번 튀겨주면 어떤 분의 가호를 받아 더 맛있는 튀김이 됩니다.
닭을 한번 튀겨주고 두번째 튀기기 전 잠깐 쉬는 시간.
메뉴가 부족하단 느낌에 라볶이를 급조했습니다.
냉동실에 있던 떡을을 라면 사리와 함께뜨건물에 데치듯 익혀주고 찬물에 씻어 채에 받쳐두었습니다.
그리고 냉장고에 대충 남아있는 스팸과 양파를 라면 건더기 스프와 함께 식용유에 대강 볶아줍니다. 고추장과 간장과 딸기잼과 물을 섞어 양념잠을 만들었습니다.
원래는 제각기 시간차를 두며 볶아야하지만 급조하는 마당에 그냥 한번에 볶아줍니다.
뭔가 맛이 살짝 부족하면 라면스프를 아주 조금 섞어주면 괜찮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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뭔가 못생긴 잡탕볶음 같아졌지만 개의치 않고 계속 볶아주고 나중엔 짜지 않을정도로 물을 소량만 붓고, 삶아 놓은 면과 떡을 볶아 줍니다.
다시 치킨에게 시선을 돌릴 시간입니다.
한번 튀겼던 치킨조각들을 한번더 기름에 튀겨줍니다. 더 바삭바삭해지고 속도 확실하게 익힐 수 있습니다.
황금 빛깔의 아름다운 겉치장이 너무 익어버려 적갈색 누더기가 되지 않도록 신경을 써야 합니다.
그리고 상온에 5~10분정도 치킨을 식혀주고 나면 야메 스노윙 치즈를 입힐 시간입니다.
파마산치즈가루와 진라면 순한맛 스프 그리고 마늘가루 (없으면 생략가능) 와 맛소금을 각각 4:1:2:0.5 정도의 비율로 섞어서 위생팩이나 지퍼백에 담고 치킨조각들과 함께 섀킷새킷 흔들흔들하여 섞어줍니다.
주의점은 공장에서 맛을 맞춰 나온 조미료가 아닌 진짜치즈가루를 쓰기 때문에 조금더 짭잘할 수 있으니 치킨을 다 치즈로 덮어버린다는 생각보다 조금 더 듬성듬성 골고루 묻도록만 해주시면 좋습니다.
여기에 슈가파우더를 살짝 넣고 같이 섞어주면 좀더 눈덮힌 모습이 되고 단맛도 가미를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렇게 치즈 시즈닝이 가미된 버전과 순수한 버전을 따로 담고, 라볶이도 완성하여 한끼 식사를 마쳤습니다. 다른 라면의 스프의 매운맛이 없는 진라면 순한맛을 써봤는데 괜찮은 선택인 것 같습니다. 시중에 있는 치즈라면 제품 류의 스프를 써보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맛은 아무래도 여러 전문가들이 고안해낸 시중의 그맛과 완전히 같을 순 없지만 괜찮은 매력을 자랑합니다!
취향에 따라선 치즈향이 더 리얼한 (소량이지만 마법과도 같은 라면스프의 도움으로) 이쪽이 더 맞으실 수도 있다는 희망을 가져봅니다. ㅎㅎ
닭을 직접 튀겨 먹을 요량이 안되시더라도 마트에서 사오거나 주문해서 시켜온 후라이드치킨에 비슷 방법을 써서 한번 드셔보시길 권장해드립니다.
간조절만 잘하시면 정말 맛있습니다!
오늘도 실컷 먹고 실컷 배를 불려 행복합니다.
다들 맛있는 식사하셨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