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가 X파일 테이프를 공개해 ‘생각이 나지 않는다’는 홍석현씨와 기막힌 수사를 한 검찰에게 생각이 나게 해 줘야 한다” 27일 국회헌정 기념관에서 있었던 삼성그룹 ‘X파일’토론회에서는 이 사건을 수사한 검찰에 대한 비난과 과 노무현 정부에 대한 의혹도 이어졌다.
신학림 전국언론노조위원장은 “최근에 발간된 〈청와대 비망록〉이라는 책에 보면 노무현 대통령이 취임하자 마자 검찰권 독립을 외치면서 평검사들이 면담을 요구해 TV로 중계까지 할 때 ‘맞장’ 뜬다고 자리 배치까지 검사들이 간섭한 것으로 나온다”며 “검찰이 삼성그룹의 X파일에 대해 수사해 놓은 것을 보고 국민들이 기가 막혀할 때 대통령과 맞장 뜬 평검사들은 뭐하고 있냐?”고 반문했다.
신 위원장은 또 “헌정질서를 유린한 중범죄자들을 이렇게 놔 두는 것은 노무현 대통령과 삼성의 뒷거래가 있기 전에는 일어나기 힘든 일”이라며 “이제 공은 노무현 대통령 자신과 국민들의 손에 넘어 갔다”고 주장했다.
그는 12.12 사건에 대한 김영삼 정부의 결단을 예로 들면서 성공한 쿠테타는 처벌을 할 수 없다는 불기소 논리가 전두환·노태우씨의 비자금과 비리사건이 잇달아 터지면서 국민들의 분노로 연결이 되면서 법적인 심판에 이른 것을 예로 들며 “아전인수 격인 12월14일의 검찰 중간발표에 그나마 아주 작은 지푸라기 같은 희망이 남은 것은 그것이 ‘중간발표’였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신학림 위원장은 “개인적으로 이 사건을 보며 판단에 실수를 두번 했는데 삼성 이건희 회장이 외국으로 도망가는 모습을 보이진 않을 것이라는 기대와 검찰이 빠르게 초동수사에 나설것이라는 예상이었다”며 “검찰이 뻔뻔스럽게 시간을 끈 기간동안 삼성은 관련 직원들의 컴퓨터 하드디스크를 다시 설치할 시간을 번 셈”이라고 설명했다.
민주노동당 노회찬 의원은 검찰의 X파일 수사에 대해 “삼성이 수사주체의 일원인지 피의자인지 구분이 안가는 재벌수사에서도 전례가 없는 수사”라고 평가했다.
노 의원은 자신이 밝힌 떡값수수 의혹을 제기한 9명의 검사들에 대해 검찰이 수사한 내용도 공개했는데 “7명에 대해서는 서면으로 하고 나머지 2명 중 한명은 서울 온 김에 검찰에서 ‘환담’을 나누고 돌아갔고 나머지 한명은 나를 고발한 ‘고발인 자격’으로 조사한 것으로 안다”며 검찰이 뇌물수수 의혹이 있는 검사들에 대해 독특한 수사기법(?)을 적용한 사실을 전하기도 했다.
노회찬 의원은 “경찰이 이 사건에 적극적으로 수사의지를 밝히자 검찰이 이 사건을 수사한 명분은 시민단체에서 고발한 내용에 포함이 되어 있다는 것 이었다”며 정치권, 재벌, 언론과 함께 비리의 축으로 지목되 경찰수사를 받을 위기에 처했던 검찰의 다급했던 입장을 덧붙였다.
최민희 민언련 사무총장은 “검찰 이번에 참~ 수사 잘 했습니다”라는 반어법을 쓰며 “한숨만 나온다”고 시민단체 입장을 토로했다.
최 총장은 “우리사회가 이런 정치권, 재벌, 언론, 검찰의 유착이라는 구조적인 비리를 해결할 능력이 없는 것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생긴다”며 “국민도 부족하고 검찰, 정치권, 언론이 다 능력이 부족한 상황이 아닌가 한다”고 진단했다.
그는 “검찰이 참으로 어려운(?) 결단을 했다”며 “이회성씨는 60억에서 30억으로 삼성돈에서 이건희 개인돈으로 말이 계속 바뀌었는데 이를 다 인정했다. 검찰은 전혀 독립성이 없음을 보이고 무능을 선언했다”고 주장했다.
최 사무총장은 검찰의 중간수사발표에 대해 “검찰이 각본에 따른 사기극을 한 것이고 삼성이 음양으로 압력과 후원을 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최 사무총장은 “홍석현씨가 하나라도 미안하다고 했으면 이렇게 갑갑하진 않을 것”이라며 “검찰에서 홍씨가 ‘생각나지 않는다’고 해서 그대로 이를 검찰도 받아들인 것 같으니 이를 생각나게 해 줘야 한다”며 MBC가 X파일 테이프를 공개할 것을 요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