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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동물학자 할 헤르조그 "반려동물이라는 단어는 언어적 포장".JPG
게시물ID : animal_189441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tixksa1
추천 : 10
조회수 : 560회
댓글수 : 14개
등록시간 : 2017/10/21 23:5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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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장 바꿔서 생각해보자. 외계인이 지구에 쳐들어와서, 인간들을 귀엽다며 반려동물로 삼아서, 자신들의 집에 가두고, 중성화수술을 시키고, 정해진 사료만 주고, 보기 싫다고 귀도 자르고, 성대수술 시키고, 분실 시를 대비해서 목에 이름을 새긴 목걸이를 매달아 놓고, 순하고 예쁜 인간들끼리 강제 교배시켜도 '외계인들이 우리에게 잘 곳과, 먹을 것, 입을 것을 주니 괜찮다'고 말할 수 있을까?

반려동물은 1983년 오스트리아 빈에서 개최된 ‘인간과 애완동물의 관계’ 심포지엄에서 처음 제안된 개념이다. 그때까지 애완동물이라고 불리워 지던 동물들을 인간과 더불어 살아가는 동반자와 가족의 지위로 끌어 올리겠다는 생각에서 나온 단어다.

그럼에도 변하지 않는 진실들이 있다. 애완동물이라고 부르건, 반려동물이라고 부르건, 인간에 의해 구속되어 인간의 영역 속에서 길러지는 동물들은 결국 인간의 소유물이 되었다는 사실이다. 그리고 자신의 의지대로 살 권리를 거세당하고, 인간에 의해 행동 반경과 먹어야 할 음식의 종류와 양, 활동의 내용과 범위가 조정 당하고 제한되어 있다는 사실도 그러하다. 뿐만 아니라 최근엔 본능인 성욕을 없애는 중성화수술을 당하기도 하고, 짖지 못하게 하는 성대수술을 당하기도 한다. 심지어 생존 기간까지 조정당하기도 한다.
 
심리학 교수이자 인류동물학 권위자인 할 헤르조그는 “인간이 동물을 반려동물이라 명명하는 것은, 동거하는 동물이 소유 대상이 아닌 듯 보이게 포장하는 언어적 환상에 불과하다”고 지적한 바 있다.
 
즉, 애완동물이니, 반려동물이니 하는 것 자체가 사실 따지고 보면 동물보호와는 반대되는 인간 본위(本位)의 이기적인 개념일 수 있다. 아무리 '반려동물' 따위의 그럴싸한 단어로 포장해도, 본질적으로 인간이 동물을 인간의 이기적 욕구(기쁨, 행복 등) 충족을 위해 이용하는 것임은 부정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일부 동물애호가들은 '인간에게 먹히고자 태어난 동물은 없다'고 말한다. 그리고 그 중 일부의 애견인들은 개고기 금지 시위를 매년 복날마다 연례행사로 펼친다. 하지만 그들에게 비슷한 말을 해줄 수 있다. 그들이 제 아무리 반려동물 따위의 그럴싸한 단어로 포장해도 '인간의 애완용·반려용이 되고자 태어난 동물 역시 없다'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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