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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펌> 신경림 시인이 본인 시에 대한 수능 문제 풀었던 이야기
게시물ID : humordata_854888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펭긴
추천 : 3
조회수 : 1497회
댓글수 : 2개
등록시간 : 2011/08/18 22:12:51
2년전 신경림 시인(67세)은 다음과 같은 당혹스러운 경험을 했다고 한다.


후배들이 수능에 나온 시인의 시 관련 문제를 들고 왔다.
시험지에는 다음과 같은 시인의 시가 인쇄되어 있었다. 

"가난하다고 해서 외로움을 모르겠는가 
너와 헤어져 돌아오는 
눈쌓인 골목길에 새파랗게 달빛이 쏟아지는데 


가난하다고 해서 두려움이 없겠는가. 
두 점을 치는 소리 
방범대원의 호각소리, 메밀묵 사려 소리에 
눈을 뜨면 멀리 육중한 기계 굴러가는 소리. 


가난하다고 해서 그리움을 버렸겠는가. 
어머님 보고싶소 수없이 뇌어보지만 
집 뒤 감나무에 까치밥으로 하나 남았을 
새빨간 감 바람소리도 그려보지만. 

가난하다고 해서 사랑을 모르겠는가. 
내 볼에 와 닿던 네 입술의 뜨거움 
사랑한다고 사랑한다고 속삭이던 네 숨결 
돌아서는 내 등 뒤에 터지던 네 울음 


가난하다고 해서 왜 모르겠는가. 
가난하기 때문에 이것들을 
이 모든 것들을 버려야 한다는 것을" 

신경림 시인이 1988년에 발표한 <가난한 사랑 노래>라는 시이다.
이 수능 문제에는 이용악 시인의 <그리움, 1947년>과 박재삼의 <추억에서 1962년>도 함께 인쇄되어 있었다.
그 시들은 다음과 같다.. 

이용악, <그리움> 

"눈이 오는가 북쪽엔 
함박눈 쏟아져 내리는가 

험한 벼랑을 굽이굽이 돌아간 
백무선(白茂線) 철길 위에 
느릿느릿 밤새어 달리는 
화물차의 검은 지붕에 

연달린 산과 산 사이 
너를 남기고 온 
작은 마을에도 복된 눈 내리는가 

잉크병 얼어드는 이러한 밤에 
어쩌자고 잠을 깨어 
그리운 곳 차마 그리운 곳 

눈이 오는가 북쪽엔 
함박눈 쏟아져 내리는가" 



박재삼, <추억에서> 

"진주(晋州) 장터 생어물전(生魚物廛)에는 
바닷밑이 깔리는 해다진 어스름을, 
울엄매의 장사 끝에 남은 고기 몇 마리의 
빛 발(發)하는 눈깔들이 속절없이 
은전(銀錢)만큼 손 안 닿는 한(恨)이던가 


울엄매야 울엄매, 
별밭은 또 그리 멀리 
우리 오누이의 머리맞댄 골방안 되어 
손시리게 떨던가 손시리게 떨던가, 

진주(晋州) 남강(南江) 맑다 해도 
오명 가명 
신새벽이나 밤빛에 보는 것을, 
울엄매의 마음은 어떠했을꼬, 
달빛 받은 옹기전의 옹기들같이 
말없이 글썽이고 반짝이던 것인가." 


 

출제된 문제는 다음과 같다. 



"세 시의 공통점으로 알맞은 것은 무엇인가?" 

1) 자연 친화적 삶의 태도가 나타나 있다 

2) 화자 자신의 과거를 반성적으로 되돌아 보고 있다 

3) 부정적 현실에 대한 비판적 태도를 보이고 있다 

4) 화자는 자신의 현재 상황을 회의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5) 사랑하는 대상을 향한 그리움과 안타까움이 드러나 있다 


짜잔!!! 

몇번이 정답이라고 생각하는가? 

당시의 정답은 5번이었다.

그러나, 신경림 시인은 정답을 맞추지 못했다.. 

그는.

자신의 시가 "사랑하는 대상을 향한 그리움과 안타까움을 표현한 시"라는 것을 

답을 보고서야 "깨달아야 했다"


출처-www.cyworld.com/jinirules0727/4148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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