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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이었으니 딱 10년전이네요
20대 후반 나이에 초등학교 방과후교실 컴퓨터강사를 했었어요.
회사 소속이었고, 외주업체로 들어가 학교컴퓨터교실마다 선임 후임 이렇게 2명씩 근무를 했었습니다.
회사에서 운영하는 과목은 수학, 영어, 컴퓨터 !!
방과후교사는 음... 눈높이선생님같은걸 학교에서 단체로 가르치는 그런 느낌인것 같아요.
회사소속 강사는 120명. 수도권 각 초등학교마다 근무하고 있었고, 그중 남자는 3명이었습니다.
지역별로 팀을 짜서, 정기회식도 하고 (회식때 피자먹고, 남는거 싸가는 여선생님들보고 충격)
팀장 선생님은 자기일도 하면서 다른학교 선생님들을 관리해주기도 했었죠.
우리팀에 남자선생님이 있다는것 만으로도 다들 엄청 관심을 가지더군요 ㅎㅎㅎ
제가 입사한지 두달쯤 지났을때 체육대회를 한다는 소식이 들리더군요
여자들만 있는곳에서 체육대회라니 !!!!
그.. 영화에서도 보기 힘들고 AV에서나 볼수 있는 장면 아임니까
긴장반, 기대반 하는 마음으로 체육대회를 나갔습니다.
본사에서 일하는 직원들은 당연히 남자들도 많은데 행사 준비만 하더라구요 ㅋㅋㅋㅋㅋㅋㅋ
다른학교 남자선생님 2명을 열심히 찾았지만, 얼마전에 2명 다 그만뒀다더군요 ㅠㅠ
묘~~한 감정으로 체육대회를 했습니다.
껴안고 풍선 터트리기, 다리묶고 어깨동무하고 달리기, 그런것들만 있더라구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저는 엄청 민망한데 다른 여선생님들은 아무렇지않게 그러더라구요
단체사진 찍고, 경품 추첨하고, 밥먹고 끝났네요
그때는 엄청 민망하고 기에 눌리고 그랬는데
지금 돌이켜보면, 평생 경험하지 못할 추억으로 남았네요.
지금까지 여러 회사를 다녔지만, 이때 6개월밖에 근무 안했는데 가장 행복하게 일했습니다.
힘들때에도 아이들의 순수한 모습을 보면 저절로 아빠미소가 나오더군요.
월급만 박봉이 아니었으면 아마 계속 다녔을거 같아요.
너무너무 재밌고 즐겁게 일했던 기억이 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