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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툰의 유료화 문제는 한국 만화 자체의 생존과도 같습니다.
게시물ID : animation_189809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akanechang
추천 : 12
조회수 : 399회
댓글수 : 31개
등록시간 : 2014/02/07 19:43:17
애게에 시사 관련 되는 내용은 안 올리려고 했는데 기왕 리플로 적은김에 다시 글로 리젠해 봅니다.

광고랑 문화 콘텐츠를 아주 심하게 착각하시는 분들이 계신데 서브컬쳐계열을 작품으로 보느냐 안 보느냐에 대한 시각에 관해서는 김장훈씨가 예전에 한 아주 적절한 말이 한 마디 있죠.


"내가 싫은 당신들도 언젠가 내가 부른 노래에 한 번이라도 마음이 움직인 적이 없느냐?" 라고 했는데 웹툰 보면서 재미 있었다 혹은 짜증 났다 울분이 생겼다 이런 경험 없으면 영향력이 없는 것일텐지만 설마 하니 광고를 재미로 보시는 분은 없으리라 봅니다.

웹툰 작가님들과 포털의 수익 배분이 옳으냐 그렇지 않느냐 혹은 광고를 보는데 왜 웹툰이 유료화가 되어야 하느냐에 대한 가장 적절한 답은 유료화가 되어야 작품의 질이 올라가고 예비 작가풀이 견고해지기 때문이죠.

이런 경우 일본의 메이저 잡지사들의 편집부와 편집부가 관리하는 작가 예비군의 사례가 가장 적절한데 이건 그냥 바쿠만 한 번 보시면 되겠네요.

게임을 제작하든 애니메이션을 제작하든 혹은 만화를 그리든간에 크리에이터들이 받는 스트레스라든가 직간접적인 여타 매체들간의 경쟁율 자체가 어마무지하죠. 보통 개개인의 창작욕구에 대한 표출또한 이런 계열의 직업 선택에 아주 중요한 동기가 되지만 동기를 지속적으로 유지시키고 또 재능 있는 신인을 지속적으로 수혈 받기 위해서는 경제적인 유인 효과 또한 무시할 수만은 없죠.

조앤 롤링 여사만 하더라도 창작욕이 활화산같이 터져서 공원서 애기 끌어안고 헤리 포터를 집필한 게 아니라는 겁니다.

게다가 서브컬쳐의 특성상 아주 어린 계층부터 타킷으로 잡는 경우가 많은데 보편 타당하게 전세대에 접근할 수 있다는 건 작품의 영향력이 거세지면 일련의 사회적인 신드롬까지도 갈수도 있다는 얘기죠. 일본의 후진적인 의료 행태를 짚어낸 헬로우 블랙잭의 경우가 그렇죠. 보통 헬로우 블랙잭 같은 작품의 경우는 편집부에서 한 사람당 보통 서너명의 작가를 관리하는데 반해 르포계열이나 전문 장르쪽은 자료 수집이 필수적이라 전담 편집부 한 명 혹은 수명 외 외부서 감수를 맡게 되는 전문 인력이 붙게 되는데 출판사의 서포트가 아니라면 작가 개인만으로는 이런 류의 장르쪽으로는 엄두를 낼 수도 없게 되죠.

제작비 문제도 문제지만 작가가 비전문적인 분야에까지 제대로 된 조사를 할 만한 시간적인 여유가 없다는 것 또한 아주 주요하죠.

적어도 현재 웹툰 체제하에서 헬로우 블랙잭 같은 사회고발류의 작품이나 전문가가 필요한 장르까지 손을 못 대는 현상황으로서는 이이상의 발전을 기대하기 어려운 게 사실이죠. 게다가 일본의 서브컬쳐계열이 전방위적으로 영향력을 행사하면서 표현의 자유를 방어 할 수 있는 것도 방대한 일본 내수시장에서 뽑아 올리는 막대한 이익금이 있기에 가능한 것이죠.(실제 한국의 아청법과 비슷한 표현 제한과 해당 작품들의 편의점 진열을 금하는 법안을 입법 예고했다가 대대적으로 반대하는 바람에 무산 된 게 바로 얼마전의 일이죠.< 도쿄도 조례는 통과가 되었네요. 혼선 드려서 죄송합니다.)

단순히 웹툰의 유료화는 작가의 생활상의 문제만으로 끝나는게 아니라 작가가 사회적으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지위에까지 올라가야 한국 만화계도 사회의 냉대에서 스스로를 방어할 수 있는 위치까지 갈 수 있다는 것이죠.

이미 출판만화가 한 번 말아 먹은 것 또한 외부변화에 적응 못 한 출판사들의 잘못이 가장 크지만 제도권에서 가해오는 검열에 대한 압박을 스스로 방어해낼만한 사회적인 역량이 없었기 때문이기도 하죠. 

물론 유료화를 한다고해서 웹툰,만화업계의 전반적인 수익이 극적으로 개선 되는 건 아닙니다. 솔직히 주호민 선생님 같은 분이 대기업 부장급 연봉 가지고는 턱도 없습니다. 드래곤볼 연재 그만두려니 문화부 장관이 와서 연재를 계속 해 해달라고 한 도리야마 아키라 선생님 수준의 사회적인 지위가 없으면 한국 만화계의 생존 자체가 아청법, 청소년 보호법 같은 제도권의 검열에 의해 언제 파탄날지를 알 수가 없다는 거죠.

그나마 웹툰이 있기에 한국 만화계가 숨통이나마 붙혀 놓은 건지 웹툰까지 제도권의 검열이 안 온다는 보장 자체가 없는데다 이미 아청법 같은 쓰레기 법안이 또 발효된 상태죠.

그리고 대개의 작가들은 책을 팔아 생계를 유지하는게 아니라 '저작권료'로 먹고 삽니다. 이 저작권료라는 건 단지 지금 집필하는 작품만을 얘기하는 게 아니라 과거 집필했던 창작물들의 2차 판권 등까지 포함하는 것이죠. 미디어믹스가 극도로 발달한 일본에서 만화책 판매 부수만으로 탑클래스급 작가들이 그 막대한 수익(일 안하시는 토가시씨는 지금까지 집필한 유유백서와 헌터헌터가 평생 드퀘만 하는데 아무~~~런 지장을 안 줄겁니다.)을 올리는게 아니라 영상화에 따른 판권수익(어지간한 작품이면 보통 만화책 홍보용으로도 애니 제작하는 케이스도 있습니다.)또한 무지막지하죠.

요점은 시장이 형성 되어야 하고 시장이 형성 되어서 일정이상의 수익이 기대 될 때 작가군을 관리&서포트 할 수 있는(물론 작가님들은 강제로 바른생활 새나라의 새어른이가 되겠지만요)전문 편집부가 형성이 되어야만 보다 더 나은 작품을 내놓은 여건이 형성된다는 거죠.

이미 기존 만화책 시장에서 오만때만 방법론들이 나왔다가 실행도 못 되어 보고 스러져 간 판국에 웹툰은 한국 만화계에 거의 유일하다시피한 산소호흡기가 되었죠.(잠재적 가능성만 따지면 대여점을 근간으로 하는 출판만화 시장 보다 네이버나 다음의 예비 작가군이 더 두터우니 웹툰의 가능성이 더 높죠.) 

하지만 강풀님의 순정만화시리즈가 등장 하면서 현재의 스크롤식 웹툰이 정착된지 11년이 넘었지만 전문적인 편집부는 아직까지도 요원하죠. 게다가 웹툰은 인터넷 초창기에 형성된 번외서비스 같은 형식으로(당시 인터넷산업은 수익모델이라는게 명확하지 않았던 시절이라 웹툰은 당연히 무료가 먼저 였고 수익모델은 후에 생각하자는 형식이었죠) 시작해서 거의 유일하게 마땅한 수익 모델 없이 대한민국 인터넷 초창기의 서비스 런칭 모델 그대로를 유지하고 있죠.

그리고 마지막으로 누군가 누군가의 수익에 대해서 왈가왈부할 권리는 없다고 봅니다. 너는 이만한 일을 했으니 이만한 임금이 적당 하다는 당연히 맞는 말이지만 이 또한 최저임금과 각종 수당을 정당하게 지불해야만 타당한 얘기이죠. 

적어도 현재 웹툰을 연재하는 작가님들 중에서 거의 대다수는 열정 하나만으로 버티고 있다는 게 가장 중요한 논점이자 현상황이 개선 되어야 한다는 데에 중지를 모으지 않는 작가님들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유료화에 대한 전체적인 흐름 자체는 웹툰의 발전이라는 대의에 있어 가장 유효한 수단입니다. 적어도 본격적인 웹툰이 시작 된 10여년 동안 미디어믹스와 각종 수익모델에 대한 시도가 이루어지지 않았다고 볼 수는 없는데도 여전히 작가들의 생계 수단이 불투명한 것은 콘텐츠 산업의 최핵심이라 할 수 있는 작가군을 무너뜨리는 치명타지요.

http://www.kocca.kr/knowledge/publication/focus/__icsFiles/afieldfile/2012/08/28/0WmEMOBnfVLg.pdf

자료가 너무 길어서 관심 있으신 분만 보세요. 웹툰 연재하는 작가님들의 수익에 대해서는 9~13 페이지에 나와 있습니다.

3줄 요약을 하자면
1. 웹툰의 유료화는 당연하다.
2. 유료화가 되어야만 시사고발류라든가 전문 장르로의 입성이 가능하다.
3. 웹툰이 유료화가 되지 않고 현재와 같이 셀러리맨 수준의 페이만 가지고는 만화계 자체가 사회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가 없는 바 장기적인 생존을 위해서라도 작가들의 사회적인 영향력이 강화 되어야 하고 가장 손쉬운 방법은 작가들이 사회적인 발언이 가능한 수준의 부가 구축되어야 한다.(요고는 논란의 여지가 많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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