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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툰 유료화 글을 쭉 보다가
게시물ID : animation_190128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밍기리
추천 : 1
조회수 : 233회
댓글수 : 1개
등록시간 : 2014/02/08 02:00:30
생각한 점을 이리저리 적어보겠습니다. 뭔가 지적 받을 부분이 많을 것 같지만...
 
1. 작가가 돈을 밝히는 것 아니냐
 
돈을 밝힌다의 기준을 모르겠습니다. 몇몇 웹툰을 제외하고 하루 대부분을 쏟아부으며 그림을 그리시는 분들께서 자신의 노동에 대한 댓가를 요구하는 것이 '돈을 밝힌다' 인 건지...
 
한국 웹툰 작가분들의 대다수는 '돈을 밝힌다' 수준 이전에 '눈물나게 자기의 노동에 대한 댓가를 요구한다' 가 맞는 쪽 아닌가요?
 
 
아시는 분은 아시겠지만 일주일에 한 번 웹툰을 올리기 위해서 웹툰 작가님들은 정말 열심히, 자신의 시간을 아낌없이 투자해가며 그림을 그리십니다. 그 결과 여러 직업병도 얻으시고요.
 
 
실제로 일하는 시간 + 웹툰을 그리기 위해서 투자한 배움의 시간과 돈 등을 생각해보면 현재 지급되는 고료만으로는 턱없이 대우가 낮다, 라고 보는 것이 맞다고 생각합니다. (몇몇 특수한 웹툰을 제외하고 일반적인 웹툰을 대상으로 보았을 때 말입니다.)
 
 
포털에서 그만큼 작가분들에 대한 대우를 안 해주시는 거라고 생각하실 수도 있죠. 그렇다면 이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서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일까요?
 
웹툰이 충분히 수익을 낼 수 있는 시장이다, 라는 점을 포털에게 인지시키는 겁니다. 그러면 수익을 충분히 창출해내는 웹툰, 그걸 창작하시는 웹툰 작가분들에 대한 대우가 올라가죠.
 
물론 웹툰의 수익성을 증명하는 과정에서 그 수입의 대다수가 포털로 쏠리는 현상이 일어난다고 생각하실 수도 있습니다.. 일단 그 부분은 우리가 관심을 계속 갖고 포털에 지속적으로 항의를 하며, 웹툰 유료화를 통해서 조금씩 자본을 축적한 웹툰 작가분들께서 새로운 웹툰의 패러다임을 만들어나가시면서 해결하는 수밖에 없다고 생각합니다.
 
요즘 기업들은 일단 기업 이미지를 많이 신경쓰기 때문에 (실제 행적이야 어찌되었든) 소비자가 되는 우리가 지속적으로 항의하는 문제를 그냥 넘어갈 수는 없을 겁니다. 거기에 웹툰 작가분들이 자본을 쌓으시면서 포털을 제외한 새로운 웹툰 유통망의 구축을 시도하실 수도 있죠.
 
윗 말이 지나친 가정이라고 생각하시겠지만, 일단 위에서 말씀드렸듯이 유료화 그 자체는 작가분들이 당연한 대우를 받는 것입니다. 또 현재 여러 곳에서 '웹툰 작가들의 실상이 좀 열악하다' 라는 것이 지적되고 있는 상황에, 실제로 그 문제에 직면한 작가님들의 절박함은 어떻겠습니까? 웹툰 유료화가 진행되고 산업이 점점 커지면 투자처도 늘어날 것이고, 현재의 열악한 상황을 벗어나기 위한 다양한 시도는 충분히 일어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2. 포털에서 광고를 넣은 수익을 작가에게 배분하니 작가는 유료화를 하지 않아도 작품으로 벌어들이는 돈이 충분하다.
 
 
이건 제가 요즘 몇몇곳에서 본 증언만으로도.... 제가 들었던 말들은 '이름이 좀 알려진 작가면 돈 버는데 무리가 없다. 하지만 나머지는 아님.' 이겁니다.
 
즉 네임드를 제외하신 분들은 창작에만 몰두하기에는 다소 힘든 환경이시라는 거죠.
 
이것을 시장경제 운운하시면서 그럼 안 좋은 작품을 양산하는 작가들도 그 이상한 웹툰 올리는 걸로 먹고 살 수 있어야 하느냐, 하고 말씀하실 수도 있는데
 
웹툰 유료화라는게 전국민에게 강제로 세금 떼어가듯이 웹툰 구독권을 강매하는 것도 아니고, 자기 취향이 아닌 작품들은 사지 않으시면 됩니다.
 
자기가 좋아하는 작품을 그리시는 작가분께 돈을 드리면 된다는 거죠. 그 분께서 좀 더 안정적인 작품 활동을 하실 수 있게요.
 
전 오유하면서 '그럼 버스 광고 보고 광고 봤으니까 공짜로 탄다고 하지' 라고 말씀하신 분 보고 통쾌했습니다.
 
 
3. 자기가 좋아해서 웹툰 작가를 하는 건데 왜 돈을 그렇게 요구하냐. 스스로 좋아하는 일을 직접 선택한 것이면서. 그 직업의 환경이 그렇다는 걸 알면서도 선택한 것 아니냐.
 
 
전 이 말이 제일 개소리라고 생각하는 것이.... 아무리 자기가 선택한 길이어도 틀린 건 틀렸고 고쳐야 할 건 고쳐야 하는 겁니다.
 
이 논리대로면 모두 면접볼 때 '이 일을 정말로 하고 싶어서 지원하신 겁니까?' 에 '예'라고 대답하신 분들은 최저시급 못 받아도 할 말이 없는 것이고요.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직업으로 선택했다고 해도 노동은 노동입니다. 자신이 열심히 일을 한 댓가를 요구하는 것과 그 일을 자신이 좋아하는가는 전혀 별개입니다.
 
순전히 작가정신으로만 웹툰을 그려야만 한다! 돈은 적어도 불평하지 말아라! 그 업계가 그런 건 이미 알고 가지 않았느냐! 절이 싫으면 중이 떠난다고 했다. 꼬우면 떠나라!
 
 
꼬우면 바꿔야죠 뭘 떠납니까? 자기가 좋아하는 직종이 좀 더 발전하기 위해서라도 떠나지 말고 제대로 된 대우 받도록 바꾸는 것이 맞는 것이고... 그러기 위해서 문제를 제기하고 양질의 컨텐츠, 발전한 웹툰 산업을 통해서 일본만화만큼 발전한 한국의 웹툰을 보기 위해서 우리도 같이 노력하는 것이 맞는 것이고.
 
열악한 환경에도 그 직업을 선택하는 사람들이 아무리 '그걸 감내하고서라도 그 직업을 선택하겠어!' 라면서 뛰어들었다고 해서, 열악한 환경이 천국의 환경이 되고 용인되는 환경이 되는 건 아니죠.
 
 
 
뭐 그런 생각을 했습니다. 쓸 말 다 썼고 뭔가 털어놨단 생각에 좀 후련하니 이만 가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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