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경숙 대통령직 인수위원장은 13일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의 '숭례문 복원 국민모금운동 제안'과 관련 "이 당선인의 본의가 제대로 전달되지 않아 생긴 오해 같다"라고 해명했다. 이는 '국민모금운동 제안'에 거센 비난 여론이 쏟아지자 인수위가 긴급 진화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출처 - YTN뉴스] 지난 12일 이 당선인은 정부조직개편안 협상 결렬을 논의하기 위한 관계자 회의에서 숭례문 전소와 관련 국민모금을 통한 복원방안을 제시했었다. 이어 인수위는 곧바로 브리핑을 통해 "이 당선인의 뜻에 따라 새정부 출범 이후 숭례문 복원을 위한 국민모금운동을 전개해 나가기로 했다"라고 밝혔다.
[포털사이트 야후의 '숭례문을 국민 성금으로 복원논란'에 대한 설문조사] 하지만, 이 당선인의 제안이 예기치 못한 여론의 역풍을 맞았다. 특히 포털사이트 기사 댓글을 중심으로 한 인터넷 상에서는 참화에 잿더미가 된 국보 1호를 놓고 이에 대한 철저한 조사와 책임 규명을 요구하는 시기에 예비 국정지도자가 '국민성금' 발언을 꺼냈다며 비판했다. 실제로 포털사이트 야후(yahoo)의 네티즌 여론조사 결과 응답자 2만 5,756명 가운데 82%(2만 1,049명)가 이 당선인 제안에 반대 의견을 나타냈다. 논란이 확산되자 인수위는 '오해'를 내세워 적극 해명에 나섰다. 이날 오전 서울 삼청동 인수위 대회의실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이 위원장은 "숭례문 화재로 인해 입은 국민의 상처를 국민 정성으로 같이 보듬자는 뜻에서 나온 이 당선인의 말이 오히려 부담을 준 것 같다"고 밝힌 뒤 "이번 숭례문 복원은 정부 예산으로 감당할 것이며 정부에서 강압적으로 국민성금을 추진하려 했던 것은 아니었다"라고 정정했다. 아울러 이 위원장은 "책임 소재를 철저히 규명하고 다시는 이러한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네티즌들은 새정부 출범도 전에 벌써 '말 바꾸기'를 한다고 질책했다. 게다가 이명박 당선인의 '국민모금운동' 발언도 사려깊지 못했지만 곧바로 '국민성금 운동을 전개하겠다'고 나선 인수위의 태도도 문제가 있다는 것이다.
[출처 - 연합뉴스] 한 네티즌은 "이명박 당선인과 인수위는 반론에 대해 사사건건 오해라 한다"며 "과거 인수위가 과욕을 부린다는 논란에 대해서도 쓸데없는 오해라고 일축했었는데 앞으로 얼마나 더 오해라는 변명을 들어야 하는지 모르겠다"라고 씁쓸해했다. 또 다른 네티즌은 "인수위는 지금 살짝 간을 보고 짜면 물을 더 붓고 싱거우면 소금을 더 치는 아주 얍삽한 전략을 펴고 있다"며 "영어식으로 한국말을 하다 보니 자꾸 오해가 생기는 것 같다"라고 비꼬았다. 이 밖에도 '듣고 오해하는 사람이 많은 거면 말한 사람이 잘못 말한 게 아닐까?', '제발 말 한마디라도 신중하게 생각해서 해라', '오해를 낳은 당사자가 해명하라', '말 바꾸기 달인들, 국민을 우롱하지 마라' 등의 의견이 이어졌으며 정책 결정에 있어 보다 더 신중을 기할 것을 촉구했다.